[인터뷰①] 하지원 “사랑보다 일…머릿속 온통 작품 생각”

입력 2017-01-07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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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지원은 변화무쌍하다. 어떤 장르에 대입해도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현대극(해운대)과 사극(기황후)을 오가며 멜로(시크릿가든) 코미디(색즉시공) 휴머니즘(코리아) 심지어 본인은 무서워서 보기도 힘들다는 공포(폰, 가위)까지 섭렵했다. 원톱으로 이끈 드라마 ‘황진이’와 ‘기황후’를 통해 지상파 연기대상 트로피를 두 번 거머쥐었고 영화 ‘해운대’로 1000만 배우가 됐다. 하지원의 이름 앞에 액션(다모, 형사, 7광구 등)을 빼면 서운하다.

그런 하지원이 지난달 선보인 영화 ‘목숨 건 연애’는 ‘장르종합세트’ 같은 작품이다. 소꿉친구 설록환(천정명)과 함께 비공식 수사에 나선 허당 추리 소설가 한제인(하지원)의 수사극을 담은 ‘목숨 건 연애’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스릴러부터 액션, 로맨스까지 총망라한다. 그동안 수많은 장르에 도전해온 하지원은 이 독특한 장르의 결합에 끌렸다고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에 스릴러도 있고 슬랩스틱 같은 요소도 있더라고요. 웃기면서도 무서운 부분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색즉시공’도 슬프면서도 웃겼잖아요. 예를 들면 장은식(임창정)이 은효를 위해서 양파를 눈에 비비면서 우는 장면이요. ‘목숨 건 연애’도 새로운 느낌이 좋았어요. 한제인 캐릭터도 처음 해보는 거라서 재밌을 것 같았고요.”

추리 소설가 한제인은 해맑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과하게 풍부한 상상력과 투철한 신고정신 그리고 이성보다 앞서는 열정과 ‘무대포’ 마인드 탓에 사고를 치고 다니기 일쑤다. 별명은 ‘이태원 민폐녀’. 하지만 그 덕에 한제인이 동네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본격적으로 ‘비공식’ 수사하는 과정 곳곳에 웃음 폭탄이 숨어있다.

“오랜만에 한 코미디에요. 제가 코미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감독님이 디렉팅을 많이 해주셨어요. 평소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냐고요? 아니요. 하하. 탐정의 느낌은 만화적으로 접근했어요. 영화 속 의상은 빌리기도 하고 제가 직접 인터넷으로 구매하기도 했죠. 원래 망토를 좋아하기도 해요.(웃음)”


의문의 사나이 제이슨(진백림), 용의자 허종구(오정세)와 그리는 스릴러와 액션도 흥미롭지만 설록환과 한제인의 ‘꽁냥’거리는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다. 우정으로 포장된 설록환의 첫사랑이 베일을 벗고 한제인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2015)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런 남사친은 없다고 털어놓은 하지원은 인터뷰 도중 첫사랑의 기억을 잠시 소환했다.

“첫사랑은 고등학교 때 학교 선배였어요. 당시의 저는 겁이 너무 많아서 누가 말 걸면 대꾸도 못했어요. 그게 새침데기처럼 보였나 봐요. 선배의 친구 중에 저를 좋아하는 분이 있었나 봐요. 선배가 ‘내가 어떤 여자애 인지 보겠다’ ‘내가 가서 말 걸어보겠다’면서 찾아왔죠. 그런데 저를 보고는 사랑에 빠졌다고 하더라고요. 친절하게 잘해줘서 저도 좋아한 것 같아요.”

‘목숨 건 연애’ 속 한제인과 설록환을 보면서 연애 감정이 살아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사랑보다 일’이라고 대답했다.

“요새는 (연애 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할 일이 있으면 연애든 결혼이든 인지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보다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연애도 하고 싶은데 아직 머릿속에 여러 장르와 작품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웃음)”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으뜸이라는 ‘사랑’보다 작품에 대한 갈증과 욕심이 더 크고 깊다니. 배우계의 거스 히딩크가 따로 없다. 안 해 본 장르가 없는 하지원에게 가장 욕심나는 장르를 물었다.

“누군가의 삶을 아주 깊게 그려보고 싶어요. 배우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서 희로애락을 보여주잖아요. 저도 사람의 감정을 울리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항상 갈증을 느껴요. 언제나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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