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1박2일’ 김종민 “송해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입력 2017-01-13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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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1박2일’ 김종민 “송해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한 곳만 파다보면 결국 깊은 우물을 만들 수 있나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나이 김종민이 ‘종민 매직’을 발현하며 이를 증명해냈다. ‘2016 KBS 연예대상’ 대상의 의미가 더 값졌던 이유는 엄정화의 백업댄서로 시작해 가수가 된 김종민이 오롯이 예능인으로 트로피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김종민은 단순히 9년 동안 KBS2 ‘1박2일’을 지켜온 개근상이 아닌 웃음 공로를 인정받으며 정말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종민은 “이 상은 나보다도 주변에서 더 기뻐해줬다. 코요태로 상을 받는 것도 좋은 일인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혼자 받았다는 것에 대한 더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제가 잘 해서 축하해주시는 건 아니에요. 저는 메인 MC도 아닌 고정멤버일뿐이잖아요. 아마도... 제가 짠해서 축하해주시는 거 같아요. (웃음) 제가 겪었던 슬럼프까지 시청자들이 9년 동안 봐 오신 거잖아. 저를 혼내기도 하시고 같이 웃어주시기도 하시고. 슬럼프를 겪고 다시 극복하는 이런 과정이 시청자 각자의 인생과도 비슷하니까 제 대상 수상에 많이 공감해주시지 않으셨을까요?”

그가 말하는 예능인생 최고의 슬럼프는 제대 후 ‘1박2일’에 재합류했을 때다. 물론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면서 슬럼프를 자연스럽게 극복하긴 했지만 김종민은 “대상을 받았을 때 그 시절(슬럼프)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고 추억했다.

“기대치를 극복하려는 심적 고통이 컸었어요. 그 기대치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부담을 느꼈고 저를 믿어준 제작진, 시청자에게 미안해졌죠. 그때는 ‘이 길(예능)이 나한테 옳은 건가’라는 고민을 했었는데 대상을 받고 나니까 이 길이 맞았던 거 같아요. 안도감이 생겼습니다.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도 모두 저에겐 필요했고 옳았던 순간들이었더라고요.”


김종민은 현재 상태를 “나의 최고 전성기”라고 설명하며 대상 수상자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이른바 ‘대상의 저주’에 대해서도 아주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올라도 가봤지만 내려가 보기도 했었잖아요. 그래서인지 대상 수상이 더 높게 느껴져요. 올라온 걸로 보면 지금이 최고죠! 더 올라가는 건 무섭네요. (웃음) 천천히 내려가겠습니다. 대상의 저주를 받은 분들을 몇 명 알고 있는데요. 다 잘 이겨내시더라고요. 제가 저주를 받더라도 선배들을 따라서 잘 내려놓으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겁나지 않습니다. 대상을 만져본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그렇다면 대상 이후의 김종민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그는 “똑같을 거다. 꾸준하고 싶다”고 소박하지만 꽤 어려운 각오를 전했다.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기대만큼 제가 뭔가를 갖고 있지도 않아요. 지금하고 똑같을 거 같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해서 상을 받았고...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오래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거고요. ‘1박2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버라이어티계의 송해 선생님이 된다면...최고의 인생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때가 되면 입수는 불가능할 거 같네요.(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YT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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