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킹’ 정우성의 소신 “화살 돌아온다? 뭐가 무섭겠나”

입력 2017-01-18 11: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우성이 현 시국에 대해 개탄했다.

정우성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더 킹’ 인터뷰에서 “시국은 시국이고 영화는 영화다. 시국이 파란만장해졌지만 우리 영화에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개봉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한 스타 검사들로 인해서 우리 영화 속 인물들이 빗대어질 수는 있겠구나 싶었다. 청문회에 스타들이 자꾸 나오니까 ‘더 킹’을 홍보해주네 싶더라”고 재치있게 농담하면서 “공인으로 느끼는 감정은 컸다. 바람직한 타이밍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더 킹’을 기획할 때 그 누구도 이런 대한민국을 예상치 못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결합이지만 너무나 사실로 와닿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정우성은 “시국이 이렇게 돌아가지 않을 때 기획된 영화고 당시 나도 시나리오를 읽었다. 한재림 감독의 패기가 인상적이었다. 출연을 고민하진 않았다. 영화를 할 때 주저함이나 망설임보다는 용기 있게 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표현은 자유로워야 하니까”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혹시나 화살이 돌아올까 두렵지는 않았나”는 물음에 “화살이 돌아온다? 글쎄. 뭐가 무섭겠나”라고 웃어보였다.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사회적인 문제에 관련해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가 된 정우성. 그는 이와 관련해 “상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상식을 이야기하는데 그걸 두고 ‘정치적 발언’이라고 이해하는 사회가 잘못된 사회”라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상식이 통해야 건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지 않나. 상식을 이야기하는데 이상하게 취급당하면 모두 스트레스 받는다. 한 사람으로서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정치적인 발언’으로 비춰지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정우성은 달랐다. 인터뷰에서도 그의 사이다 발언은 이어졌다.

정우성은 “안정된 사회에서는 배우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이야기하는 것을 기피해야한다. 직업의 본분이 있지 않나. 그런 발언으로 인해서 캐릭터를 관객에게 전달할 때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이야기한 것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다. 상식을 이야기한 것이다. 기성세대가 되어가는 입장에서 후배들을, 어린 친구들을 보면 미안한 감정이 먼저 든다. 한 사람으로서 기성세대로서 ‘저들에게 무엇을 줬지? 저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지?’ 생각해보면 미안해진다. 다들 자기 주머니 챙기기 바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하는 말마다 진심이 가득한 ‘맞는’ 말이다. 정계진출의 욕심은 없느냐는 질문에 정우성은 “피곤하다. 다수를 위한 사람이어야 하지 않나. 내 취향과 생활을 접고 일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나 자신을 못 접을 것 같다”고 너스레로 받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성세대가 세상을 바꾼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세상을 바꾼 것은 다음 세대였다. 지금이 그런 타이밍”이라며 “한 인간으로서 보면 우리는 지는 해다. 우리는 떠오르는 해가 그들의 화창한 대낮을 만들 수 있도록, 그 햇살이 더 찬란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재림 감독이 연출하고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그리고 김아중이 출연한 ‘더 킹’은 18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NEW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