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신현희 “‘오빠야’ 역주행 1위, 요즘 잠도 못 잔다”

입력 2017-01-20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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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희, 사진=문화인

2017년 1월부터 또 하나의 역주행 신화가 탄생했다.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 신현희와김루트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이 2015년 2월 발매곡 ‘오빠야’는 지난 16일 각종 음원 사이트 TOP100에 처음 이름을 올렸고, 점점 순위를 높여가더니 급기야 20일 오전 6시 엠넷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사고를 쳤다.

신현희와김루트가 거둔 첫 1위인만큼 스스로도 기쁘고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여기에 더해 신현희와김루트이기 때문에 이번 역주행은 더욱 의미가 깊다.

지금까지의 역주행은 대부분이 아이돌과 발라드 가수였고, 이들이 주목을 받은 계기는 방송 출연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신현희와김루트는 인디밴드이고, 역주행의 계기도 1인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인터넷 개인방송 BJ가 계기가 됐다는 점이 기존의 역주행과 차이점을 보인다.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역주행의 모델을 탄생시킨 셈이다.

신현희와 김루트 ‘오빠야‘ 재킷, 사진=문화인


(※볼빨간 사춘기도 인디밴드로 보긴 하지만 방송 출연 빈도가 신현희와김루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EXID의 역주행 계기를 1인 크리에이터 방송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직캠이 꼽히고 있다)

쉽게 얘기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디밴드라고 하더라도 좋은 음악을 가지고 있다면, 꼭 방송을 통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경로를 통해 인기를 얻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음원 시장의 판도를 바꿀만한 하나의 사건의 장본인이 된 신현희와김루트이지만, 정작 신현희는 “지금은 어안이 벙벙하다”라고 심경을 말했다.

지금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신현희는 “주위에서는 다들 기뻐하는데, 나는 신경을 많이 써서 잠도 잘 못자고 그런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보니 어안이 벙벙하다. 마냥 좋아하고 정신이 붕 떠 있으면 안 될 거 같아서 정신을 차리고 있다”라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녀는 “이번 일이 있고 나서 우리에 관한 모든 글과 댓글을 보고 있다. 사실 댓글을 볼 때 악플을 걱정했었다. 처음 보는 애들이, 생소한 애들이 갑자기 나온다고 욕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숨은 팬들이 많이 나타나고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평소 좋아했었다’, ‘노래 좋아했다’ 하는 댓글이 많더라. 지금은 감사드리는 마음이 제일 크다. 일단 1월에 이런 일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하고 잘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오빠야’가 역주행을 한 계기는 앞에 기술한 것처럼 1인 크리에이터의 힘이 컸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 꽃님은 ‘오빠야’에 맞춰 다양한 애교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오빠야’도 덩달아 입소문을 타게 됐다.

BJ꽃님의 영상을 직접 본적이 있는지 묻자 신현희는 “우리도 BJ 꽃님님 영상을 봤는데, 처음에는 ‘이분이 우리 노래를 부르는구나’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 뒤로 다른 영상이 올라온 것도 많이 봤는데 그때까지도 ‘대단히 큰일이 됐구나’라고 느끼진 못했다. 나중에야 ‘오빠야’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많이 돼 잘 됐다고 느꼈다. ('오빠야'의 인기 계기를 만들어 준)꽃님님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오빠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는 BJ꽃님이 마련했을지 몰라도,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노래 자체가 가진 매력이다.

‘오빠야’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자 신현희는 먼저 “아무 생각도 안하고 살고 있었고, 누가 역주행을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사실 불안하다. 주변에서는 잘 된 거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무섭고 불안하다고 그랬다”라고 갑자기 닥친 부담감과 긴장감을 털어놓았다.

이어 신현희는 “사실은 (‘오빠야’의 매력은)나도 진짜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노래듣고 나서 ‘이유는 모르겠는데 자꾸 듣게 된다’고 하더라. 또 누구는 중간에 양희은 선배님 목소리가 들린다고도 하고... 그냥 설명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매력 같은 게 있지 않나 싶다. 들었을 때 귀애 착 감기는 그런 매력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오빠야’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곡임은 확실하지만, 처음부터 대중적이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쓴 곡은 아니다.

그리고 신현희와김루트의 음악적 방향은 앞으로도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신현희와 김루트 ‘신루트의 이상한 나라‘ 재킷, 사진=문화인


신현희는 “음악적으로나 활동에는 (역주행이)영향이 없을 거 같다. 이렇게 이렇게 해서 억지로 잘될 걸 만들지는 않는다. ‘오빠야’도 김루트 오빠와 카페에서 기타 치다가 나오고 그런 곡이다. 더 잘 될 거라고 상업적으로 고민하고 그런 건 없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대신에 신현희와김루트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더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신현희는 “이번 일 직전에 팬카페가 생겼다. 역주행을 하면서 팬카페 회원도 늘면서 다 같이 으쌰으쌰를 하고 있다. 앞으로 활동하는 것에 있어서도 팬들과 협심하고 그런다. 계속 꽃길 걸으라고 하는데 나는 ‘같이 꽃길 걸어요’ 그렇게 말했다. 올해 활동할 때는 팬들이 좋아하는 뭔가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덧붙였다.

이어 “혹시 음악 순위 방송에서도 불러준다면 나갈 거다. 우리가 방송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부모님이 인디씬을 잘 모르는데, 지금 이일도 잘 모르고, 우리가 음악 하는 걸 걱정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TV에 나와서 음악하는 게 부모님들에게는 제일 도움이 된다”라고 말해 음악 방송에서 신현희와김루트를 만나는 모습을 기대케 했다.

끝으로 신현희는 “2017년의 시작을 잘 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와 루트 오빠, 회사 사라들 모두 놀라고 기쁘고 그랬는데, 이런 기분이 잘 되고 있다는 거라 생각한다. 올 한해 열심히 하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기분 좋은 각오와 새해인사를 덧붙였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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