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왈와리 “재미있게 음악하는 팀이고 싶어요”

입력 2017-01-23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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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와리, 사진제공=누리매니지먼트

한때 가요계는 룰라와 샵, 코요태, 거북이 등 혼성그룹이 전성기를 누린 시절이 있었지만, 보이그룹과 걸그룹이 주류가 되면서 현재 가요계는 혼성그룹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나마 코요태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DSP미디어에서 혼성그룹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그 영향력은 미약한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과감하게 혼성그룹으로 데뷔를 선언한 또 하나의 팀이 등장했다. 붐박스와 쥰키, 메리로 구성된 왈와리가 그들로, 덩치 큰 남자 한 명(붐박스)과 두 명의 여성 보컬(쥰키, 메리)의 조합은 일단 외견상으로 그룹 거북이를 떠올리게 한다.

왈와리도 자신들이 거북이를 떠올린다는 걸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아니, 한술 더 떠 붐박스는 실제로 ‘거북이2’를 준비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붐박스는 “내가 21살때 정말로 거북이2를 준비했었다. 그때 당시 준비를 다 하고 데뷔를 기다리는데, 멤버 중 한명이 임신을 하는 바람에 멈췄다. 그분은 애 낳고 잘 살고 있더라”라고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붐박스, 사진제공=누리매니지먼트


이어 붐박스는 “터틀맨과 목소리도 비슷하다”라며 “거북이와의 비교는 개의치 않는다. (거북이를 따라했다고)비교를 당하면 그렇게 보는 거고, 비교가 안 되면 또 우리가 제대로 안하는 것 같고 그런다. 그냥 혼성그룹으로 언급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거북이와의 비교는 그리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비주얼이나 조합상으로는 거북이를 떠올리지만, 왈와리와 거북이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남자 멤버인 붐박스의 포지션이다. 붐박스는 래퍼도 보컬도 아닌 ‘비트박서’이다.

붐박스는 “나는 원래 비트박서이다. 원래 비트박서로 활동을 했고, 15년차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쭉 활동을 했고, 솔로활동을 했었다. 작년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대형 기획사에서도 섭외가 왔는데, 원래 알고 지내던 더원 형이 같이 놀자는 식으로 제안을 해서 들어갔다”라고 처음부터 그룹으로 활동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붐박스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는 비트박서로, 실제 왈와리도 데뷔하기 전부터 솔로 아티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붐박스는 “내가 (비트박서)협회를 만들고 (대회에 나가는) 그런 시스템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하고, 아이돌도 (나에게)배운 친구들이 많다. 비트박서로도 앨범이 나온 적이 있다. 예전에 비트파이터라고 해서 개그맨 정종철 씨와 앨범을 내기도 했다”라고 비트박서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티스트임을 알렸다.

그러다보니 왈와리의 노래에는 비트박스로 부르는 가사가 존재한다.

붐박스는 “지금은 왈와리에 집중하려고 나왔다. 나는 유명해지고 싶다 그런 생각이 아니고 비트박서로서 죽을 때까지 뭔가 이뤄놓고 싶다는 그런 사람이다. 곡에도 그냥 (비트박스를)넣기는 평범하고, 내가 래퍼보다 랩을 잘할 수 없을 같고, 그래서 노래에 비트박스를 했다. 유튜브 보면 비트박서 영상에 가사를 넣지 않나. 그런 식으로 가사를 (비트박스로)했다”라고 왈와리 음악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징을 설명했다.

쥰키, 사진제공=누리매니지먼트


또 비트박서로서 활발히 활동하던 붐박스가 왈와리를 결성하게 된 데에는 시쳇말로 ‘운명적인’ 계기가 있었다.

붐박스는 “나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재미있게 놀려고 들어갔는데 어쩌다보니까 혼성 얘기가 나왔다. 나도 답이 없으면 아예 안하려했는데, 진짜 (혼성그룹이)없더라. 마침 (더원과 같은 소속사 걸그룹인)다이아걸스도 조정이 들어갔는데, 혜진(메리)이 애가 톡톡 튀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거북이 아닌 거북이 같은 느낌으로 하자 해서 추가 멤버를 뽑은 게 쥰키였다. 그런데 (쥰키는)원래 행사하다가 알던 사이였다. 인연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지금의 멤버들과는 큰 인연이 있음을 밝혔다.

또 붐박스와 묘한 인연으로 얽힌 쥰키는 중국출신의 방송인 겸 가수이다. 중국에서 태어난 그녀는 이후 일본에서 오랫동안 거주했고, 또 한국에서도 생활하며 한중일 3개 국어는 물론 영어까지 능통한 인재이기도 하다.

쥰키는 “어릴 때부터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한중일 세 나라를 다 좋아했다. 어디를 먼저 갈까 하다가 일본을 먼저 가서 살았다. 일본에 살면서 한국 음악을 많이 들었다. 일본에 있을 때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밴드로 데뷔해서 활동을 좀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걸그룹으로 데뷔도 했었다. 그런데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방송인 쪽으로 꿈이 컸다. 한중일을 아우르는 방송인이라는 대표이미지를 갖고 싶었다. 중국에서는 프로그램 MC로 활동을 했었다. 그사이 한국에서 걸그룹 제안이 많이 왔는데, 재밌는 걸 하고 싶어서 거절했었다. 그러다가 붐박스 얘기를 들었고, 혼성그룹을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붐박스는)서로 회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MC를 볼 때 만나고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라고 붐박스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 한명의 여성멤버 메리는 걸그룹 다이아걸스의 멤버로 한 차례 얼굴을 알린 적이 있다.

걸그룹에서 혼성그룹으로 데뷔한 소감을 묻자 메리는 “왈와리로 계속 활동하면 (걸그룹은)그 이후에도 할 수 있다”며 “접해본 적 없던 걸 시도하다보니까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같이 준비하면서 (붐박스와 쥰키가)도와주기도 하고, 헛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고, 음악적으로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고... 그래서 재밌다. 걸그룹은 틀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재미있는 걸 찾을 수 있는 거 같다”라고 왈와리 활동에 만족감을 보였다.

메리, 사진제공=누리매니지먼트


붐박스와 쥰키, 메리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단어는 ‘재미’다. 꼭 왈와리뿐만 아니더라도 가수라면 누구나 재미있는 활동을 바라겠지만, 왈와리는 특히나 재미를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는 그룹이다.

실제 붐박스는 “나는 즐기면서 음악하고 싶다. 누구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서 쇼잉하는 건 싫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다음 곧바로 “이렇게 말하고 춤은 다 춘다”라며 껄껄 웃기는 했지만 말이다.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왈와리인 만큼 데뷔곡 ‘하쿠나마타타’도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붐박스는 “‘하쿠나마타타’는 독특하고 재밌는 노래다. 예전에 코요태 ‘패션’을 쓴 이용민 작곡가의 곡인데, 펑키하면서도 다이나믹한 느낌이다. EDM도 들어갔는데, 요즘보단 예전느낌이다. 음원에 치우치기보다는 안무도 봐야하는 그런 파이팅 넘치는 곡이다”라며 “우리는 안무랑 같이 봐야한다. 안무랑 같이 보면 개그 같고 재밌다. 약간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게 좋아할만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붐박스는 “2017년 ‘연예대상’을 위해서, 백상예술대상을 위해서 한번 이 바닥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싶다”라며 ‘가요대상’이 아닌 ‘연예대상’이 목표라는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만큼 왈와리는 재미있는 음악들을 들려주고 또 이를 통해 힘을 주고픈 그룹이다.

왈와리, 사진제공=누리매니지먼트


붐박스는 “왈와리라는 그룹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일단 목표다. ‘왈와리는 재미있는 애들’이라는 이미지만 알려도 그것만으로 성공한 거 같은 느낌이다. 올해 잘 될 거 같은 기분 정말 많이 든다. 2017년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 우릴 알아주고 친하게 느끼면 좋겠다. 정상 아닌 정상을 향해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메리도 “어떻게 보면 새로 시작하는 건데, 시작이 반이니까 (나머지 반을) 잘해서 많은 분들이 우리 각자는 기억 못해도 왈와리라는 그룹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그룹을 알리는데 힘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쥰키는 “왈와리가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또 개인적으로는 매년 (중국)시상식 MC를 봤는데 이번에는 가수로 가고 싶다. 2017년 연말에는 (시상식 MC가 아닌)주인공이 되고 싶다”라고 소원을 빌었다.

이러니 저러니 소원과 각오를 밝혔지만 왈와리의 결론은 결국 ‘재미’였다.

왈와리 멤버들은 “그냥 재밌는 팀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말을 덧붙이며 팀의 색깔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드러내 보였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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