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세종, 시청자들로부터 특혜받은 유망주

입력 2017-02-20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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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출연이요? 제작되면 당연히 참여해야죠. 감독님 불러주세요.”

양세종, 시청자들로부터 특혜받은 유망주

말갛고 풋풋한 ‘뉴페이스’다. 두서없는 말투와 달리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묻어난다. 묘한 끌림의 시작이다. 배우 양세종이다.

지난달 16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거대병원의 도윤완(최진호) 원장의 아들이자 의사인 도인범 역을 맡은 양세종은 그야말로 ‘생짜’ 신예. 대형 기획사 소속도, SNS 스타도, 연습생 출신도 아닌 ‘3無 출신’이다. 그럼에도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한석규와의 호흡에 이어 사전 제작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에서 이영애와 마주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필모그래피를 쓰고 있다.

“작품하는 내내 생각했어요. 전 엄청난 행운아라고. 제가 언제 또 이런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작품에서 연기를 해보겠어요. 영광이라는 말 밖에 안 나와요. 사실 한석규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는 아주 무서운 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인자하세요. 촬영장을 압도하시지만, 쉬는 시간에는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배우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주신 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에는 없던 롤모델이 생겼습니다. 한석규 선배님처럼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약 3·4개월간 싹튼 사제(?)간의 정이다. ‘길게 보고 멀리 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한석규의 말을 양세종은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또 극 중 ‘앙숙 브로맨스’로 호흡을 맞춘 유연석과는 ‘사랑해’를 주고받는 사이. 두 사람의 우정은 ‘현실 브로맨스’를 꿈꾸고 있다.

“캐릭터와 달리 (유)연석 형이 잘 챙겨주세요. 배려가 많은 형님입니다. 그런 형님이 좋아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촬영장에서 볼 때마다 ‘선배님 사랑합니다’, ‘형님 사랑해요’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너 왜 그러냐’고 회피하더니, 나중에는 “그래, 세종아 나도 사랑한다’고 화답해주셨어요. 캐릭터와 달리 우리 엄청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웃음)”

쟁쟁한 선배들이 사이에서도 당당히 제 역할을 소화해 낸 양세종이다. 시청자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생짜’ 신인임에도 비중 있는 역을 잇달아 꿰찬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세종은 “몇몇 분이 오해한다고 들었다. 전혀 아니다. 날 보고 ‘SBS의 고위 간부 아들’이라는 말도 있다더라. 우리 부모님은 다른 일을 하신다”며 웃었다.


이어 “‘사임당’과 ‘낭만닥터 김사부’ 모두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된 작품이다. 사전 제작인 ‘사임당’에 먼저 합격해 촬영을 마치고 ‘낭만닥터 김사부’ 오디션을 봤다. 그때 감독님과의 미팅에서 카메라 감독님에 내게 ‘너다! 너가 딱 (도)인범이네’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해서 인범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파안대소하며 특혜 의혹(?)을 부인한 양세종. 사실 그는 벌써부터 관계자가 아닌 시청자들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생소한 그는 갑작스런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양세종은 ‘낭만닥터 김사부’ 속 도도한 캐릭터 도인범과 달리 실제 성격은 4차원에 가깝다. 특히 하나에 빠지면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다.

“시끄러운 곳보다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해요. ‘집돌이’ 기질도 있는 것 같아요. 한번 집 밖을 나가지 않으면 사흘을 정도는 꼼짝하지 않아요. 그때는 못 봤던 책을 다 보거나, 대본 연습을 해요. 스탠드만 켜놓고 대본을 외우고 또 외워요. 보고 싶었던 영화도 그때 봐요.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거의 매일 보는 데,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 들어 자꾸 보게 됩니다. ”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매력이다. 이미 많은 관계자가 점찍은 ‘라이징 스타’ 양세종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의 무엇일까.

양세종은 “사실 목표라는 게 없다. 배우를 시작할 때부터 없었다. 그저 이 일이 좋았고, 오래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한석규 선배님이 멀리 봐야 오래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묵묵히 제 역할에 충실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아직 갈길이 멀지 않나. 멀리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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