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니, 큰 그림 그리는 ‘세련된 R&B 소울 싱어송라이터’

입력 2017-02-21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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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 사진=TB엔터테인먼트

아직 세상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실력을 갖춘 뮤지션을 접하면 흔히 ‘나만 알고 싶은 가수’라고 부르며 즐겨듣곤 한다.

물론 어떤 계기로 인해 이 가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거나 음악적으로 크게 유명해지면 이런 수식어는 사라지겠지만, 그 경우에도 남들보다 한발 앞서 좋은 뮤지션을 알아봤다는 뿌듯함은 얻을 수 있다.

시니(Sinny)도 이런 ‘나만 알고 싶은 가수’로 추천하고 싶은 R&B 싱어송라이터이다.

지난해 9월 ‘터벅터벅’으로 데뷔한 시니는 같은 해 11월 ‘mood4luv’, 올해 1월 ‘잘됐으면 좋겠어’를 발표하며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시니의 음악적 특성은 부드럽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보컬과 풍부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너무 딥하지도,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은 적정점을 찾아가며 누가 들어도 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R&B, 소울 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뮤지션과 비교를 하자면, 시니의 음악은 제프 버넷의 그것을 접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시니 역시 이를 인정했다. 시니는 “타겟을 제프 버넷 스타일로 하고 있다. 나와 가장 어울리지 않나 싶어서 그렇다. 거기에 재즈를 배워서, 재즈 느낌을 많이 넣으려고 했다. 멜로우한 사운드를 만드는게 하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음악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시니, 사진=TB엔터테인먼트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시니의 음악 스타일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의 음악을 들어보는 것일 테지만, 그전에 본인의 설명을 듣는 것도 그의 음악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일단 시니의 음악은 모티프가 확실한 경우가 많다. 시니는 “원래 곡을 쓰는 방법이 경험담도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처럼 픽션을 더해서 쓴다. 앞선 싱글도 경험담이 바탕이지만, 엔딩은 내가 하고 싶은 결말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워낙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내가 20살에 영화 연출 전공을 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음악도 영화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게 목표다. 일례로 ‘mood4luv’는 영화 ‘화양연화’를 모티프로 만들었다”라고 자신의 작사, 작곡 방식을 밝혔다.

참고로 시니의 가장 최신작인 ‘잘됐으면 좋겠어’는 경험담보다 이상형이 담겨있는 노래다.

시니는 “‘잘됐으면 좋겠어’가 결국 이성에게 접근하는 노래지 않나. 노래에 이상형이 포함이 돼있다. 내 이상형은 강민경 씨 같은 스타일이 좋다. 그런 (스타일의) 분들이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사심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시니의 이력이다. 시니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곡은 이제 3곡뿐이지만,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작곡을 해왔고, 2008년에 이산이라는 이름으로 정규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다.

즉, 그가 쌓아온 음악적 경험치와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뜻으로, 이는 그의 음악을 더욱 기대해 봐도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니, 사진=TB엔터테인먼트


시니는 “내가 2008년 이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작사, 작곡을 했고, 여러 악기를 하면 작곡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바이올린과 기타, 피아노를 배웠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나는 음악을 하는 게 하나의 도전이었다. 실패가 많다. 이산 때도 실패했고, 그 전에 중학교 때 에피소드가 있다. 수련회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김경호의 노래를 선곡했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예 삑사리로 노래를 불렀다. 그게 웃음거리가 됐다.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있기도 하고, 또 오기가 생겨서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제대로 해보자 해서 음악을 시작했다”라고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렇게 시니가 처음 도전한 장르는 락이었다. 시니는 “처음엔 밴드부에 들어갔다. 락을 좋아했다. 윤도현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되게 좋아했다. 그렇게 밴드부 생활 하며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다. 다행인 게, 보통 부모님들은 음악하지 마라고 하는데 우리 부모님은 지원을 많이 해줬다. 그러다 학원을 갔고, 거기서 이제이 선생님을 만나서 드럼과 기타를 배웠고 이산으로 앨범을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처음은 락 밴드로 음악을 시작한 시니지만 이후 그의 음악적 바탕은 재즈가 된다.

시니는 “재즈보컬을 전공했다. 재즈보컬리스트로 공연하고 그랬다. 이태원 올댓재즈에서 공연했었다”라며 “지금은 부드러운 느낌의 곡이 많은데 나는 펑크(Funk)도 좋아한다. 올해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서, 거기선 리드미컬한 느낌의 곡도 시도하려고 한다. 당분간은 부드러운 이미지가 많겠지만 점점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또 이후 만나게 된 두 번째 스승도 시니의 음악적 방향에 영향을 줬다. 시니는 “지금은 써드코스트의 권성민이 프로듀서를 봐주고 있다. 작곡과 편곡을 같이 한다. 워낙 존경하는 분이었다. 이분과도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 내가 학교에서 배우다가 정말 팬이어서 메일주소를 알아내서 만날 곡 써서 보내고 그랬다. 처음에는 내치다가 나중에는 받아주더라”라며 웃었다.

이처럼 시니는 실패를 그저 실패로 두지 않고 이를 쌓아 자신의 음악을 완성해 가고 있는 근성 넘치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시니, 사진=TB엔터테인먼트


또 그런 만큼 시니는 이미 다음, 그 다음을 생각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니는 “정규앨범을 구상하면서, 그런 내용을 만들까 한다. 실패를 많이 해서 그런 걸 바탕으로 올라왔다라는 곡을 써보려고 한다. 또 실패를 두 번이나 경험해서 이번에는 꼭 높은 위치까지 가서 음원 강자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어떻게 보면 내가 요즘 많이 하는 스타일의 음악이기 때문에 좀 다른 면도 있어야하지 않나 그런 것도 고민도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커버음악도 많이 했다. 작년 3월에 유튜브 시니TV를 만들어서 이하이 ‘한숨’이라는 노래를 커버했다. 해외에서 많이 봤는데 여자 감성이 있다고 하더라. 프랭크 오션이 ‘At Your Best’를 커버한 것 같은 느낌을 추구했다.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갈란트나 비지스처럼 가성을 쓰는 팔세토 창법도 연구하고 있다. 그런 쪽으로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향후 나올 정규앨범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도 밝혔다.

그렇게 그려나가는 시니의 로드맵은 해외로 뻗어나가 있다. 시니는 “한국에서 차트도 중요하지만 외국어 공부를 많이 해서 외국에서 높은 곳에 오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니는 외국 아티스트 같다’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고 ‘세련된 R&B 소울 싱어송라이터 시니’를 위한 그림을 계속 그려나갈 것을 다짐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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