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이청아 “배종옥 선배 덕에 도전한 연극은 연기 배움터”

입력 2017-03-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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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아는 최근 ‘꽃의 비밀’로 첫 연극 작품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꽃의 비밀’은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남편들이 축구를 보러 경기장에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네 명의 부인이 남편들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장을 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블랙 코디미물이다.

이청아는 ‘꽃의 비밀’에서 연기 유망주였지만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는 ‘모니카’역을 맡으며 맹활약했다. ‘호박꽃 순정’(2010), ‘원더풀마마’(2010) 등을 함께 한 배종옥이 제안을 하면서 첫 연극에 발을 디뎠다.

“선배님이 앙코르 공연을 하면 꼭 같이 하시자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여행 프로그램 때문에 출국하기 전날 대본을 받은 거예요. 대본을 완벽하게 다 읽진 못했지만 장진 감독님 작품이고 장르가 코미디니 뭔가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기로 결정했죠. 원래 제가 뭐든지 신중하게 결정하는 성격인데 뭔가 흡수하고픈 열망도 있었고 스스로 발전시키고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남장을 한 여성들은 목소리와 행동 등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남자들의 특유의 행동을 포착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사타구니를 긁거나 다리를 벌리며 앉는 모습 등이다. 이청아는 “여성스러운 ‘모니카’보다는 남성적인 ‘세르조’가 더 자신 있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학교 다닐 때, 항상 머리가 짧았어요. 그래서 예쁘게 생긴 남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이 역할을 하면서, 남자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은 무엇이 있을지 관찰했어요.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볼펜을 테이블에 치는 습관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도 해보고 제 남동생은 특이하게 옷 주머니를 다 뒤집어놓더라고요. 남자들은 가방 대신에 그냥 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다니니까 거기에 쓰레기나 먼지가 잘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구레나룻을 쓸데없이 만지거나 사타구니를 벅벅 긁거나 그런 것들을 하게 됐죠.”

연극을 하면서 이청아는 20대에 무대에 올라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인터뷰 내내 말했다. 또 이청아는 “대학동기인 전석호가 왜 그렇게 무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알겠더라”며 “예전에는 대중적인 작품을 하지 않았던 전석호가 이해가 안 됐다. 석호는 연극 하려고 돈을 번다고 하기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그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각자 준비해서 연기를 하는데 연극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더라고요.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다 같이 빵집을 차리는 기분이었어요. 배우들이 반죽을 다 같이 하면서 어떤 빵을 만들지 고민해 결정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 이후에는 배우 각자가 빵 빚는 속도나 모양을 결정해 같은 빵이지만 조금 특색 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죠. 데뷔 이래 이렇게 신선하게 연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보고 관찰하며 이해하는 게 가장 큰 배움이었던 것 같아요.”

남장을 하기도 했지만 ‘모니카’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여성적인 면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이청아는 “워낙 덜렁이라 차분한 것을 잘 못하는데 꽃꽂이를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 원래 플레어 스커트 등이 저한테 잘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배우들이 잘 어울린다고 하시니 예쁜 옷을 입고 좀 꾸미고 다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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