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세영 “드디어 떴다? 인생캐릭터 경신하고 싶어요”

입력 2017-03-04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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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인터뷰] 이세영 “드디어 떴다? 인생캐릭터 경신하고 싶어요”

열세 살. 영화 ‘아홉 살 인생’ ‘여선생VS여제자’ 속 배우 이세영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차세대 멜로퀸을 예고한 ‘아홉 살 인생’과 파마머리를 하고 당돌한 제자로 활약한 ‘여선생vs여제자’는 아역배우 이세영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 대표작이다. 하지만 의외로 성인이 된 이세영은 기대치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드.디.어. 떴다.

“(드디어 떴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부족한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요. ‘월계수’를 통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많은 분들이 말해주세요.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죠. 그런데 이제부터 ‘월계수’를 넘어서는, 또 다른 출발선에서 또 다른 제 모습을 만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해요. 노력해서 더 좋은 연기, 케미로 인생캐릭터를 경신하고 싶습니다.”

배우 이세영,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 소년 사건으로 이세영의 어머니는 딸의 안전을 위해 연예인을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예쁘고 안 예쁘고를 떠나서 어머니는 걱정이 되시니까... 주변에서 제가 마르고 눈도 크니까 방송국에서 좋아할 거라고 했대요. 어머니는 목격자 진술 확보에도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하셨고 그때부터 연기를 시작하게 됐죠.”

‘어린 나이에 뭘 알아서 연기를 하나’ 싶겠지만 꼬마 이세영은 굉장히 성숙했다. 예닐곱 살 때부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연기를 자발적으로 해나갔다. 그는 “현장에서 어머니에게 혼난 적이 없었다”며 “강제로 시키시지도 않았고 제 선택을 무조건 최우선으로 해주셨다. 덕분에 빠르게 진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춘기를 요란하게 겪지도 않았어요. 중고등학생 때 벌써 부모님과 제 의견이 일치했거든요. 활동을 쉬고 학업에 전념하자는 뜻이요. 연기활동은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시작하기로 했죠. 공부하면서도 좋은 캐릭터를 우연히 보게 되면 너무 하고 싶어서 꿈까지 꾸기도 했어요. 그래도 학창시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니까 저는 후회 없습니다. 친구들과 수련회도 갔고 매점 가서 빵 사먹고 1분 만에 교실로 다시 뛰어가고 (웃음)”

아역배우라는 조금은 특별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이세영의 학창시절은 평범했다. 그런 이세영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 순간은 대학 입시다. 이세영은 면접관들에게 “어렸을 때는 예뻤는데...”라는 등 직설적인 말까지 들어야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뭐. 고무줄도 당기다 놓으면 원래 위치로 돌아오잖아요. 저도 뭐 신인이었으니까요.”

배우 이세영,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성인이 돼 다시 연기활동을 했고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는 “슬럼프라기보다는 이 나이 때밖에 보여드리지 못하는 모습이 있는데 그 시기가 지나가버릴 까봐 조급한 건 있었다”고 했다.

“빨리 뭔가를 이뤄야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어차피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천천히 가더라도 조금씩 발전하면 되는 거라고 마음먹었죠. 부모님도 제가 스타 되기보다는 행복한 게 먼저라고 하세요. 꾸준하게 활동하고 싶고... 그렇다고 나태해지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또 욕심은 많거든요. (웃음)”

이세영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사랑이 전부인 부잣집 딸 민효원 역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민효원처럼 애교 있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인연이 없었던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실제 이세영은 민효원과는 조금 다른, 아들 같은 딸이다.

“친언니가 애교가 많아요. 저는 살갑게 하진 못하고...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부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후회하지 않게 계실 때 잘 해드리자는 마음이었어요. 오히려 강아지, 고양이한테 애교를 더 많이 부리죠. 딸 키워봐야 소용이 없나봐요. (웃음)”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세영이 그리는 미래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당연히 직업적으로는 명예욕, 성공욕이 있죠. 그런데 제 목표는... 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학교를 짓는다거나 소년소녀가장을 지원하는 재단을 후원하거나 이렇게 비전과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점점 기회조차 빼앗겨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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