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계수’ 현우 “포켓몬고 즐겨…진화하는 배우될래요”

입력 2017-03-06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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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현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인터뷰] ‘월계수’ 현우 “포켓몬고 즐겨…진화하는 배우될래요”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강태양과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성실한 청년이자 말투에서부터 따뜻함이 묻어나는 강태양과 그를 연기한 배우 현우가 매우 비슷했다.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현우와 강태양 모두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었다. 어쩌면 현우이기에 강태양을 몰입감있게 표현했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흥행의 일등공신이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월계수’를 통해 좋은 선배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연기적으로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주말드라마도 처음이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정말 감사했죠. 저는 1% 시청률이 나오는 드라마도 해봤어요. 누구한테 관심을 받으려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 배우려고 작품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해요. ‘월계수’를 통해선 차기작에서 보여드릴 준비를 조금 더 한 것 같아 좋습니다.”

배우 현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007년 제대하자마자 찍은 ‘쌍화점’이라는 영화로 2008년 데뷔한 그는 9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다. MBC 드라마 ‘파스타’(2010)로 얼굴을 알렸고 2015년에는 인기 있는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이름까지 각인시켰다.

그는 “나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조금 있다. 주조연 비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되도록 많이 해보려고 했고 (‘월계수’가 끝난) 지금은 더 파이팅 해야 할 시기”라며 “여러 작품을 하면서 자신감을 쌓고 스스로를 실험해보려고 다작을 한다. 많은 것들 하면서 조금씩 더 잘 하고 싶다"고 거듭 각오했다. 그의 답변에서 ‘나이 피해의식’이라는 말이 흥미로웠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잖아요?) 동안... 이제는 인정합니다. (웃음) 자꾸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요. ‘너는 이제 젊은이가 아니니까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요. 제가 또 빠른 85년생이거든요. 새해가 되면 바로 나이를 먹으니까... 더 나이에 민감해요. 할 수만 있다면 빨리 뭔가를 이루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죠. 요즘은 30대 초반, 제 나이 때 역할을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연기하잖아요. 그렇다보니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현우의 ‘나이 피해의식’은 ‘월계수’에서 호흡한 배우 이세영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드라마 속 아츄커플로 사랑받은 두 사람의 실제 열애설을 기대한 팬들이 있을 정도로 현우와 이세영은 달달한 케미를 형성했다. 하지만 현우와 이세영을 열애설 날 확률을 부정하며 선을 그어 아쉬움을 남겼다.

“선을 그었다기보다는 저는 30대고 이세영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세영이가 빨리 다른 작품에서 아츄커플보다 더 예쁜 커플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제가 자리를 비켜주는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웃음)”

배우 현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수형 영화감독의 늦둥이 아들인 현우는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동시에 굉장히 독립적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본 건 일생의 딱 한 번,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가 전부였다. 그는 “강태양을 연기하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고 추억했다.

“병 줍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르바이트 많이 했어요. 이것저것 아르바이트하면서 취업 준비하고... 배우한테는 오디션이 취업 준비잖아요. 현우와 강태양은 많이 닮았어요. 다른 점은 강태양은 취직도 하고 결혼도 했네요. 9개월 만에 제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다 했어요. (웃음) 저 광고 못 찍어봤는데... 강태양은 광고도 찍었잖아요.”

강태양처럼 현우도 자상한 남자였다. “일등 신랑감”이라고 자기소개를 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현실과 타협할 줄 아는 그는 “지금은 사랑보다는 일”이라며 “대중한테 나쁜 이미지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믿고 보는 배우, 친근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요즘 포켓몬 잡는 재미에 푹 빠져있어요. 제가 에브이를 많이 닮았거든요. (웃음) 에브이가 5단계나 진화할 수 있는 포켓몬인데... 연기자로선 에브이의 최종단계인 블래키가 되고 싶습니다. 하하”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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