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원스텝’ 산다라박 “거의 탈진할 정도로 연기 몰입”

입력 2017-04-02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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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라박을 가로수길에서 만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신곡 발표 행사도 아니었다. 걸그룹 2NE1의 멤버가 아닌 [배우 산다라박]과의 만남. 음악 영화 ‘원스텝’의 주연 배우로서 그와 연기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다라박은 진지했고 또 의외로 솔직했다. 2NE1의 해체부터 연기를 향한 오랜 꿈과 열정 그리고 카메라 밖 실제 모습까지 허심탄회하게 풀어놨다.

누군가는 다른 아이돌의 행보처럼 “그룹이 해체하니까 연기자로 전향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산다라박의 ‘연기 인생’의 시작점은 2NE1 데뷔 전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활동 다시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연한 그는 국내에서 2NE1으로 활동하다 2009년 ‘돌아온 일지매’로 드라마에 발을 담갔다. ‘프로듀사’와 ‘한번 더 해피엔딩’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웹드라마 ‘닥터 이안’ ‘우리 헤어졌어요’ ‘미싱코리아’에서는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어린 시절 꿈이 ‘탤런트’였다는 산다라박는 오래 전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그런 그에게 이번 영화 ‘원스텝’은 조금 더 특별한 작품이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한국 영화이자 국내 스크린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웹드라마에 이어 ‘원스텝’에서도 주연을 맡았어요. 혹시 주연에 특별한 욕심이 있는 건가요.

A. 아니에요. 회사 이사님께는 항상 ‘주연보다는 배우면서 경험을 쌓고 싶은 작은 역할도 좋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번 영화는 시현 캐릭터와 잘 맞아서 출연하게 됐어요. 특별히 주연이라서 한 건 아니에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Q.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요.

A. 저와 비슷해요. 조용하고 어두워보이기도 한 성격이고 아픔도 있는 캐릭터고요. 저도 TV에 비춰지는 밝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어두운 모습도 있죠. 시현이 캐릭터에 애착이 많아요.


Q.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힘들지는 않았나요.

A. 색청(음에 의해서 본래의 청각 외에 특정한 색채 감각이 일어나는 현상)을 앓는 부분이 연구할 때 힘들었어요. 저는 음악을 듣는 게 정말 행복하고 좋은데 시현이는 반대로 괴롭고 힘든 거잖아요. 누가 알려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감독님과 오래 상의했죠. 시현이의 감정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협주를 듣는 장면은 이틀 동안 촬영했는데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찍었어요. 혹시나 감정이 깨질까봐 쉬는 시간에도 시현이 느낌에 몰입했거든요.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Q. 연기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요.

A.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초등학교 때 꿈은 탤런트였죠. 그러다 1세대 아이돌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품었어요. 그러다 필리핀에 갔고 그곳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다 한국에 왔죠. 2NE1 활동 당시에는 ‘그룹에 집중하자’고 해서 개인 활동이 거의 없었어요. 후회는 없어요.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열정을 쏟아부었으니까요. 지금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꿈이에요. MC도 하고 연기도 하고 하나둘씩 하고 있어요.


Q. 동생 천둥(박상현)도 아이돌에서 시작해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남매끼리 연기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누나요.

A. 만나면 말이 없어요(웃음).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전형적인 남동생이에요. 남자답죠. 저는 버릇처럼 ‘예쁘다’고 하는데 동생은 잘 안 그래요. 무뚝뚝하지만 제가 작품에 들어간다고 하면 응원은 무한으로 해줘요. VIP 시사회에도 와줬는데 영화 보고 ‘잘하네’라고 하더라고요. 동생은 제게 힘이 되는 든든한 존재예요.


Q. 다사다난했던 2NE1으로 오래 활동해서 강한 성격일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르네요. 혼자 울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든가 화를 내지 못하는 모습들이 의외예요. 여린 면을 봤어요.

A. 13년 정도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잖아요. 상처도 많이 받았죠. 깡으로 버티면서 굳은살이 박힌 것 같아요. 제 스스로가 나약한 것 같진 않아요. 외유내강이랄까요. 힘들었으면 이미 예전에 그만뒀을 텐데 계속 하는 것을 보면 저도 정말 이 일이 좋은가 봐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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