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산다라박 “가족 같은 YG…‘양싸’ 믿음으로 재계약”

입력 2017-04-02 15: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산다라박을 가로수길에서 만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신곡 발표 행사도 아니었다. 걸그룹 2NE1의 멤버가 아닌 [배우 산다라박]과의 만남. 음악 영화 ‘원스텝’의 주연 배우로서 그와 연기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다라박은 진지했고 또 의외로 솔직했다. 2NE1의 해체부터 연기를 향한 오랜 꿈과 열정 그리고 카메라 밖 실제 모습까지 허심탄회하게 풀어놨다.

누군가는 다른 아이돌의 행보처럼 “그룹이 해체하니까 연기자로 전향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산다라박의 ‘연기 인생’의 시작점은 2NE1 데뷔 전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활동 다시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연한 그는 국내에서 2NE1으로 활동하다 2009년 ‘돌아온 일지매’로 드라마에 발을 담갔다. ‘프로듀사’와 ‘한번 더 해피엔딩’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웹드라마 ‘닥터 이안’ ‘우리 헤어졌어요’ ‘미싱코리아’에서는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어린 시절 꿈이 ‘탤런트’였다는 산다라박는 오래 전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그런 그에게 이번 영화 ‘원스텝’은 조금 더 특별한 작품이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한국 영화이자 국내 스크린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Q. 2NE1 해체 이후 근황이 궁금해요.

A. 작년에는 해외 활동을 많이 했어요. 누군가는 ‘백수 아니냐’고 했는데 집에 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어요. 필리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을 맡아서 6개월 동안은 한국과 필리핀을 수도없이 오갔죠.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나니 12월이더라고요. 1월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었어요. 이후로는 다시 드럼 연습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Q. 2004년 필리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첫 데뷔했죠. 참가자에서 이제는 심사위원이라니 감회가 남달랐겠네요.

A. 맞아요. 보이그룹을 만드는 오디션인데 같은 방송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저에게는 의미가 남다르죠. ‘참가하는 친구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가끔 독설이 나오더라고요.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 친구들은 현재 데뷔해서 잘 활동하고 있어요. 제작자의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요. 제가 다 뿌듯하고 기쁘더라고요. 양현석 사장민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하하.


Q. 10년을 함께한 YG와 지난해 다시 계약했어요.

A. 다른 회사에 갈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YG가 좋아요. 가족 같거든요. ‘내가 YG고 내가 2NE1이다’ ‘여기가 내 집이다’라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음악을 할 건데 YG는 음악적 완성도도 높아요. 양현석 사장님을 믿고 따르고 좋아하고요. 굳이 다른 회사를 알아볼 생각도 없었죠.


Q. 무한신뢰네요. 양현석 사장님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A. 서로 살가운 스타일은 아니에요. 사장님은 약간 ‘츤데레’ 같아요. 앞서는 혼내고 놀리고 장난치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는 ‘산다라박 잘했더라’라고 하시죠. 그게 YG 스타일인 것 같아요. 워낙 바쁜 분이라 아마 아직 ‘원스텝’은 못 보셨을 거예요. 마음으로 서포트해준다고 생각해요.


Q. 가수 산다라박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A. ‘원스텝’과 차기작 ‘치즈인더트랩’으로 바쁘기도 하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거예요. ‘치즈인더트랩’이 끝나면 ‘귀요미 버전 엄정화’ 같은 무대를 하고 싶어요. 화려한 퍼포먼스를 갖춰서요. 화려하고 즐거우면서도 멋진 모습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섹시는 안 맞을 것 같고요(웃음).

앞으로 작사도 해보고 싶어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일기도 써왔어요. 일기를 보니 다 가사가 될 수 있는 내용이더라고요. 어떤 내용이냐고요? 다 사랑 이야기죠(웃음). 누군가에게 제대로 보여준 적은 없는데…. 연습생 때 보컬 선생님께 보여드린 적은 있어요. 아직은 글이 직설적인 편이에요.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언젠가 창작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Q. 귀요미 버전의 엄정화라…궁금하네요. 앞서 엄정화가 롤모델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A. 엄정화 선배를 보면 무대에서는 가수의 느낌이고 또 영화에서는 캐릭터처럼 보이잖아요. 멋있고 존경스러워요. 어린 친구들이 많이 활동하는데 그 안에서 엄정화 선배가 딱 잡아주잖아요. 엄정화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어요.


Q. 색에 비유한다면 ‘가수 산다라박’은 어떤 색인가요.

A. 오렌지색이요! YG는 블랙 레드 아니면 골드예요.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생각했어요. YG의 센 노래 사이에서 상큼한 목소리의 오렌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Q. ‘연기자 산다라박’은요.

A. 연기할 때는 아직 흰색인 것 같아요. 백지 상태죠. ‘원스텝’ 시현이가 그림 그리듯이 저도 여러 가지로 색깔을 칠하고 싶어요.


Q. 스스로를 중고신인이라고 표현했어요. 어떤 마음가짐인가요.

A. 정말 새로운 시작이에요. ‘나는 이렇게 될 거야’ ‘저렇게 가야지’ 등은 이른 것 같아요.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요. 부족한 것은 받아들이고 하나둘 알아가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늘려가고 싶어요.


Q. 꼭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요.

A.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해서 로코물을 꼭 해보고 싶어요.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장르는 액션이에요. 원래 액션을 좋아해요. ‘조폭 마누라’ 같은 작품 멋있잖아요. 저와 정반대되는 이미지인데 영화에서는 그런 것들도 해볼 수 있으니까요. 어둡고 센 느낌의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YG엔터테인먼트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