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치인트’ 감독이 오연서-산다라박을 캐스팅한 이유

입력 2017-04-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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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영화판 ‘치즈인더트랩’ 배우들과 원작 속 캐릭터들(아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소스, 즉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상품 유형을 전개시킨다는 뜻의 용어다. 과거 소설이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인 콘텐츠였다면 현 시대에는 그 중심에 ‘웹툰’이 있다. 인기를 끈 웹툰은 PC와 모바일에서 독자를 만나는 것을 넘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2차 저작물로 재탄생한다. 드라마 ‘미생’ ‘호구의 사랑’과 영화 ‘내부자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썸남’ ‘우리 헤어졌어요’ 등 요즘은 웹드라마나 웹무비로 제작되기도 한다.

순끼 작가의 ‘치즈인더트랩’도 그 중 하나다. 평범한 여대생 홍설과 어딘가 수상한 선배 유정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 ‘치즈인더트랩’은 2010년 연재를 시작해 최근 엔딩을 맞았다. 무려 7년의 시간을 독자와 함께한 작품. 지난해 화제 속에 tvN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일부 미스 캐스팅과 중후반부 산으로 가는 스토리로 원작 팬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뭇매를 맞았다.

이 가운데 ‘치즈인더트랩’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드라마에 실망한 팬들은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표했다. 주조연의 캐스팅 하나에도 반응은 폭발적이다. ‘치즈인더트랩’은 11일 테스트 촬영 후 이달 본격 촬영에 들어간다. 크랭크인을 앞두고 영화판 ‘치즈인더트랩’의 연출자 김제영 감독을 만났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캐스팅에 대한 말이 많다. 발표될 때마다 반응이 뜨겁다.

A. 원래 댓글을 잘 안 보는데 ‘치즈인더트랩’은 댓글을 보고 있다. 팬들이 배역과 캐릭터와 이미지까지, 관계까지 설정해서 의견을 내더라.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Q. 박해진과 오연서 박기웅을 비롯해 유인영 오종혁 문지윤 산다라박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30대다. ‘대학생들의 캠퍼스가 배경인데 연령대가 높다’는 의견이 많다.

A. 배우들의 나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필요한 연기, 이미지가 먼저였다. 필요한 역할에 이 배우들이 나타났고 손잡게 됐다. 대학생 이미지를 만들고 환경을 조성해야 하겠지만 30대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서 이질감이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들이 잘 소화하면 그런 이야기는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드라마에서 영화까지 출연이 이어진 것은 박해진과 문지윤뿐인데.

A. 일부러 드라마 배우들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그저 원래 영화를 만들 때 캐스팅하던 방식대로 캐스팅한 것뿐이다. 상철 선배는 웹툰을 보다 자연스럽게 문지윤이 생각나더라. 출연 제안에 고맙게도 본인도 좋아했다. 상철 역할은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것 같다(웃음).


Q. 홍설 역의 오연서의 경우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드라마화할 때도 가상 캐스팅 상위권에 올랐을 만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데.

A. 팬들의 영향이 컸다. 이를 참고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오연서가 제일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웹툰을 볼 때도 놀라울 정도로 오연서와 홍설의 싱크로율이 맞더라. 오연서 본인도 주저 없이 영화 ‘치즈인더트랩’에 열의를 보였다.

‘치즈인더트랩’ 보라 역할에 캐스팅된 산다라박.



Q. 반면 홍설의 친구 보라에 캐스팅된 산다라박은 연기력 때문에 우려의 대상이 됐다.

A. 알고 있다. 내가 본 지점은 연기를 잘하나 못하나가 아니었다. 나도 산다라박의 작품을 봤는데 연기력보다는 그의 에너지가 좋았다. 건강하고 밝은 느낌을 잘 가져오고 싶었다. 산다라박과 대본 리딩을 하면서 ‘레슨 받은 식의 연기는 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본인이 말한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 등의 이야기를 했다. 산다라박이 보라가 가진 에너지를 잘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Q. 산다라박의 어떤 작품을 참고한 건가.

A. 웹드라마를 찾아서 봤다. 그런데 연기 레슨을 받은 것 같은 장면이 조금 있더라. 우리 영화에서는 그런 식이 아니라 새롭게, 본인다운 것을 꺼내게 하고 싶었다. 그게 좋지 않나. 자연스럽게 나올 테니까.


Q. 박해진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유정을 맡았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A. 박해진이 ‘치즈인더트랩’을 나보다 더 많이 고민했고 유정 캐릭터를 두고 깊이 있는 고민을 했지 않나.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꼼꼼하게 체크하는 스타일이더라. 오히려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직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테스트 촬영을 하면 동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다.


Q. 가장 기대되고 마음에 드는 캐스팅은.

A. 유정 박해진과 홍설 오연서. 이들의 투샷 그림이 나도 궁금하다.

‘치즈인더트랩’의 연출을 맡은 김제영 감독.



Q. 최근에 배우들 상견례를 마쳤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A. 또래다 보니 금방 잘 어울리더라. 잘 섞여서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박해진의 경우 기존 이미지보다 훨씬 밝더라. 제일 형이기도 해서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하더라. 오연서도 털털한 성격이어서 잘 어울렸다.


Q. 촬영하기 전이라 조심스럽지만 혹시 영화가 잘 되면 속편을 기대해도 좋을까.

A. 그건 관객들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속편은 우리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영화 ‘치즈인더트랩’가 마음에 들면 영화로 보고 싶어 하는 팬들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배우들이 더 나이 먹기 전에 찍어야 할 것 같다(웃음).


Q. 영화판 ‘치즈인더트랩’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A. 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겠다. 원작 웹툰이 있지만 어쨌든 우리 작품은 영화다. 2시간 동안 영화관에서 볼 만한 가치 있는 화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태프들도 부담이 많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가치 있는 영화를 기대해도 좋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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