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신혼일기’ PD “시즌2 허락된다면 또다시 안구커플”

입력 2017-04-11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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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가상이 아닌 실제 신혼부부의 일상이 따뜻한 설렘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종영된 tvN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의 이야기다. 가상 연애, 결혼이 만연한 요즘 방송가에서 보기 드문 실제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방송에서 볼 수 없던 ‘안구 커플’(안재현·구혜선 부부)의 첫 리얼리티라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도 높았다. 덕분에 3%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며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1회 연장, 감독판까지 방영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우형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 사실 이렇게 관심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막연히 ‘안구 커플’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나 역시 신혼이기도 하고 이들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미혼인 사람들에게는 안구커플을 통해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기혼자들에게는 나와 다른 부부의 일상을 통해 또 다른 심쿵포인트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구 커플의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다. 결혼하는 과정부터 각박한 세상살이에 힘들어하는 보통의 커플들과 달리 두 사람은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출발한다. 이는 일부 시청자에게 괴리감으로 다가왔다.


이우형 PD는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모든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다룰 수 없듯 안구 커플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촬영 장소와 배경도 눈꽃이 휘날리는 강원도 인제로 결정한 것이다. 지나치게 현실을 반영하기 보다 안구 커플을 통해 로맨스 판타지를 선사하려고 했다. 각박한 현실에 매마른 설렘이라는 감정을 두 사람을 통해 느끼고 또 소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기획 의도 때문일까. 안재현, 구혜선 커플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대중과 거리감이 느껴지던 구혜선에게는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중과의 소통에 거리가 있던 구혜선의 새로운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이었다.

이우형 PD는 “프로그램을 연출하기 전 나조차 구혜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뭐랄까, 다가가기 어려운 여배우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다르더라. 매력적이라고 해야 할까. 안재현이 섬세하다면, 구혜선은 털털하고 소탈하다. 여배우로서 불편함도 있을 텐데 오히려 제작진을 먼저 생각해준다. 배려심 깊은 구혜선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한다”고 고마워했다.

‘신혼일기’는 가상이 아닌 실제 부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돌발 상황도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안구 커플의 부부싸움은 제작진을 긴장하게 했다.

이우형 PD는 “사실 진짜 놀랐다. 우리는 진짜 헤어지면 어쩌나 싶었다. 모니터방에서 두 사람이 싸우는 데 심각하더라. 가상이 아닌 리얼이라서 걱정한 건 그때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런데 두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게 싸운다고 한다. 오히려 툭 터놓고 다 말하고 나면 쌓인 분노와 감정이 사라진다고. 실제로 부부싸움 뒤에는 그렇게 애틋할 수 없더라. 신기하고 당황스러웠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애초 4부작으로 기획된 ‘신혼일기’는 1회 연장, 감독판까지 장장 6주에 걸쳐 시청자를 찾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우형 PD는 “많은 분이 시즌2를 물어보신다.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 나 역시 시즌2가 나올지 의문이다. 나온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며 “시즌2가 나온다면 그때도 안구 커플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커플이라면 비·김태희 커플도 좋다. 요즘 많이 결혼하지 않나. 스타 신혼부부라면 모두 후보군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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