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인터뷰①] “시작하면 반나절”…남창희, 고수도 인정한 ‘게임 덕후’

입력 2017-04-13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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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틱을 잡으니 확 바뀌는 눈빛! 고수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덕질’의 핵심은 높은 충성도입니다. 오랜 시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은 필수죠. 여기, 자타공인 ‘게임 덕후’가 있습니다. 한번 조이스틱을 잡으면 반나절은 플레이스테이션 그중에서도 오로지 ‘위닝 일레븐(이하 위닝)’과 함께 보낸다고 하네요. 평화주의자지만 위닝만큼은 승부욕을 불태운다는 방송인 남창희! 그를 노량진의 한 플스방에서 만났습니다.

남창희는 위닝 유저들 사이에 소문난 실력자입니다. ‘게임 덕후’ 답게 동아닷컴 기자를 3-0으로 가볍게 이기더니 컴퓨터와의 대결에서(그것도 최고난도의 슈퍼스타급)도 4-0으로 ‘끝판왕’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심.지.어. 노량진의 숨은 고수 플스방 사장님과 한판 승부를 벌인 끝에 3-0으로 무실점 완승을 이뤄냈죠. 게임을 하면서 남창희의 현장감 넘치는 해설까지 들으니 그야말로 ‘꿀잼’입니다.

그렇다고 남창희가 매일 게임에 빠져 사느냐? 아니죠~ 사람 좋아하는 평범한 30대고 여자친구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스윗가이’입니다. 스스로 “18년째 라이징스타”라면서 ‘셀프 디스’도 마다하지 않는 입담의 소유자죠. 유쾌한 남창희 덕분에 인터뷰 현장은 웃음바다였습니다. 우리 남창희와 함께 위닝에 ‘입덕’해볼까요?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의 남사친 남창희와 나눈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정희연 기자 (이하 정 기자) : 대단해~ 실력이 정말 보통이 아니구나.

남창희 : 여기 내 손에 굳은살 보이지? 위닝하면서 생긴 영광의 흔적들이야(으쓱).

박시연 기자 (이하 박 기자) : 진짜네. 대박이다. 위닝은 오늘 처음 해봤는데 정말 재밌다. 네가 쉽고 재밌게 가르쳐줘서 그런가. 또 하고 싶어져.

정 기자 : 이 정도 실력이면 쉴 때 집에서 밥 먹고 위닝만 한 거 아니야?

남창희 : 에이 아니야~ 혼자서는 잘 안 해.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곤 해. 누구나 다 하는 것들이지. 게임은 친구들과 해. 사모임이 있어.

정 기자 : 사모임에서 너의 순위는?

남창희 : 조현민이라는 개그맨이 있어. 포털에 검색하면 나와(웃음). 토너먼트 형식으로 게임하는데 마지막에 나와 1위 자리를 두고 순위를 다투곤 하지.

박 기자 : 모임에서 한번 게임하면 몇시간 정도 해?

남창희 : 4~6시간? 윤정수 형 집에서 자주 모여. TV가 여러대 있거든. 각자 집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다 들고 가서 토너먼트 매치를 해. 거의 게임장이야. 게임도 하고 밥도 먹고 쉬면서 하다 보면 6시간이 훌쩍 가더라.

짜릿한 한판승! 이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


정 기자 : 위닝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

남창희 : 골을 넣을 때의 손맛! 그 손맛을 맛보면 헤어 나오지 못하지.

박 기자 : 정말 공감! 대결하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

정 기자 : 위닝 게임은 언제 시작했어?

남창희 : 2002년이었던가. 당시에는 주변에 위닝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 작업실에 가도 누구 집에 가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었지. 우연히 몇 번 했다가 빠지게 됐어. 꾸준히 하다 보니 실력도 늘었지. 원래 승부욕이 별로 없는 편인데 위닝은 지고 나면 너무 분하더라. 다른 건 져도 신경쓰지 않는데 위닝은 달라. 다음 모임 때까지 계속 생각나.

박 기자 : 요즘도 자주 해?

남창희 : 그 모임에서는 한달에 한 번 해. 동네 친구와는 시간 날 때마다 하는데 정말 잘하는 친구야. 6:4 정도로 내가 지거든. 지면 다음날 불러서 다시 대결하고. 승부욕이 장난 아니야.

골맛&손맛! 기쁨의 세리머니~


정 기자 : 축구 해설도 정말 잘하더라. 해설위원인 줄 알았어. 축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던데.

남창희 : 축구도 정말 좋아해. 위닝을 하다가 축구도 좋아하게 됐어.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새벽에 경기한 유럽 축구팀 하이라이트 영상을 꼭 챙겨 봐. 제일 좋아하는 팀은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좋아하지.

위닝을 잘 하려면 감독의 전술과 선수 특성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해. 다음 해에 나오는 새 버전에 반영되거든. 감독의 마인드로 해야 이길 수 있어.

정 기자 : 네 경기 스타일은 어떤 편이야? 최강희 전북 현대 모터스 감독처럼 ‘닥공’?

남창희 : 스피드를 중요시해. 스피드가 있어야 공을 잘 받아내거든.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하지. 전술을 따지면 지금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인 지네딘 지단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디테일하게는 달라. 지단 감독은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잘 안 쓰지만 나는 써.

박 기자 : 이 정도 열정이면 게임을 위해서라도 축구 경기를 놓치지 않겠는걸.

남창희 : 그렇지. 매해 경기 성적이 게임에 반영되니까. 예전에는 위닝 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박지성 선수가 있었는데…. 그런데 위닝을 만든 코나미가 일본 회사라 그런지 박지성 선수의 선수력을 낮게 해놓은 것 같아서 속상했어. 아, 코나미 언급하니까 생각난 건데. 일본 도쿄에 갔다가 우연히 코나미 건물을 보고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어. ‘위닝의 성지에 왔구나’ 하는 마음에 말야.

4대0 완승! 그 어떤 고수도 남창희 앞에선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정 기자 : 진정한 ‘덕후’의 기쁨인가. 위닝 외에는 아예 안 해?

남창희 : 응. 위닝만 해. 플레이스테이션의 다른 게임은 아예 안 해. 오직 위닝만.

정 기자 : 유명한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 방송이 있던데. 위닝도 게임 방송이 있으면 해설을 맡아도 좋을 것 같아.

남창희 : 완전 좋지~ 해보고 싶다. 나 진짜 자신 있어!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박시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장소|3D플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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