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스파이에어 이케 “서현역에서 경찰에 잡혀갈까 걱정했죠”

입력 2017-05-02 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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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에어 이케, 사진=비포레스트코리아

밴드 스파이에어(SPYAIR, 이케-보컬, 켄타-드럼, 모미켄-베이스, 유지-기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인기 있는 일본 밴드’이다.

2011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정식으로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스파이에어는 이후 2012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3년 시티브레이크, 2016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에 참여하며 페스티벌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고, 거의 해마다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 역시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스파이에어의 보컬 이케의 첫 국내 팬미팅도 개최됐으며, 유료로 진행된 이벤트였음에도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아 성황을 이루었다.

일본 음악에는 관심이 인색한 국내 가요계에서 스파이에어만큼 탄탄한 팬층을 구축한 일본 밴드는 흔치 않다.

이에 28일과 29일 내한한 이케를 만나 스파이에어와 스파이에어가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 일단 이케 씨의 목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 (주: 이케는 2014년 성대 플립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이케 “정말 종다. 최근에는 (컨디션이) 정말 좋아서, (매운)김치를 먹어도 목이 아프지 않다. 하하”

- 한국음식을 많이 먹는 편인가.


이케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한국 왔다가 일본에 가면 계속 김치가 생각나서 일주일정도는 먹는다. 일본에서도 한국요리를 자주 먹는다. 음식은 한식 맛있다”

- 스파이에어의 다른 멤버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이케 “최근에는 멤버들 모두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나도 좋은 몸을 하고 싶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몸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멤버들은 근육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나는 근육이 많으면 아무래도 소리가 안 나오는 편이라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걷는 걸 좋아해서 많이 걷는다. 근육 트레이닝은 싫다. 하하”

- 스파이에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서현역에서 촬영한 ‘재패니케이션’ 뮤직비디오다. 어떻게 기획하고 촬영하게 된 건가. (주: 스파이에어는 자신들의 세 번째 메이저 싱글인 ‘재패니케이션’(ジャパニケーション, 영상주소 https://youtu.be/1qReMBpyi9w)의 뮤직비디오를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촬영해 국내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또 이는 정식 공연은 아니지만, 스파이에어가 한국에서 펼친 첫 라이브이다.)


이케 “우리가 일본에서 라이브를 쭉 했었는데, 야외 라이브 -국내의 버스킹과 비슷한 개념- 로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시작했다.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입지가 굳어지고 문득 든 생각이 한국에서도 우리가 통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챌린지 해보고 싶었고, 분당 서현역에서 공연이 이뤄졌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이케 “그때가 1월인가 2월인가 그랬다. 엄청 추웠다. 주위에 눈도 안 녹았었다. 이제야 말하지만 온몸에 핫팩을 다 붙이고 촬영을 했다. 하하. 그런 추위는 몰라서 ‘한국은 엄청 추운 나라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 또 우리가 라이브를 하는데, 주변 건물에서 우리를 지켜보던 귀여운 여성분이 손을 흔들며 응원해준 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런 응원이 힘이 됐다”

- ‘재패니케이션’의 뮤직비디오는 어디까지가 실제 상황인가.


이케 “(서현역에서)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건 (우리도)알았는데, 무대를 시작하고 촬영을 할 때는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우리도 몰랐다. 나중에 들으니 우리가 모르는 몇몇 연기자가 있었다고 하더라. 경찰이 와서 막는 장면도 우리는 진짜인줄 알았다”

- 그렇다면 경찰이 왔을 때 두렵진 않았나.


이케 “혹시 한국에서 잡혀가는 게 아닌가 걱정하긴 했다. 하하. 그래도 한번 라이브를 시작했으면 중간에 도망가지는 않는다. (혹시 잡혀가면)나중에 빌려고 했었다. 하하”

- 이번 내한 일정 중에 이홍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이 있다. 친분이 있었나.


이케 “일본에서 내 친구 중에 이홍기와도 친구인 애가 있다. 가끔 이홍기가 일본에 오면 같이 보자고 했었는데, 그동안은 스케줄이 안 맞아서 만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홍기를 알고 있었고, 한국에서 만나게 됐다. 만나서 친해지고 연락처도 주고받기로 했다”

- 이홍기와는 7월 개최되는 ‘한일 락페스티벌’에서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일 락페스티벌’은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이케 “예전부터 이런 라이브 이벤트를 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한일 밴드가 같이 라이브를 하고, 다시 일본에서 한일 밴드가 라이브를 하는, 쭉 꿈꾸던 페스티벌이다. 운 좋게 한국과 일본의 유명한 아티스트가 모이는 페스티벌에 초대받아서 기쁘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개최하지만 나중에는 일본에서 개최 했으면 좋겠다”

- 나중에 일본에서 두 번째 페스티벌이 개최된다면 같이 하고 싶은 한국과 일본 밴드가 있나?


이케 “일본에서는 우버월드(UVERworld)가 와줬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FT아일랜드도 좋지만, 이번에 한번 같이 했으니 다음은 씨엔블루가 같이 하면 좋을 거 같다. 씨엔블루는 일본에서 유명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한국팬이 선물을 줬는데, 그 안에 씨엔블루 CD가 있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 2011년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 적이 있다. 혹시 7월 내한 때 일정이 맞는다면 또 출연할 의향이 있나.


이케 “한국의 음악방송 출연도 생각 있다. 오랜만에 나가서 퍼포먼스 하고 싶다. 매우 하고 싶다”

- 스파이에어가 한국에 자주 오는 이유가 있나.


이케 “제일 처음 공연한 해외가 한국이라 익숙함이 있다. 또 팬들이 우리를 원한다는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해외가 아니라 홋카이도, 오사카로 공연을 가는 느낌으로 한국에 온다. 실제로도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팬을 만나러 온다”

-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케 “단독 콘서트때의 열정적인 반응도 기억에 남고, 처음 한국에 와서 서현역에서의 라이브도 큰 도전이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산락페스티벌이다. 우리가 2011년에는 서브스테이지에, 2012년에는 메인스테이지에 섰다. 2012년에는 우리 팬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굉장히 큰 무대에서 올랐다. 처음에 모인 팬은 200명 정도였던 거 같다. 그래서 더 기합을 넣어서 연주를 하니까 점점 사람들이 모여서 나중에는 대규모 관중이 됐다. 우리의 의도를 알고 이해해주고 모인 그 모습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다. 또 씨티브레이크에서 메탈리카가 서는 무대에 우리가 앞서 연주를 한 것도 굉장히 큰 기억이다. 한국은 좋은 추억이 가득하다. 우리들이 락스타라고 느끼게 해준다. 정말 많은 힘을 받고 감사하다”

- 일본의 뮤지션이 한국에 진출하고 인기를 얻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뮤지션들은 일본에 진출해 인기를 얻는 경우가 더 많다. 스파이에어는 한국에서도 탄탄한 팬을 확보했는데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나.


이케 “일본에서 K-POP이 인기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쪽을 보고 있어서 그러지 않나 싶다. 일단 스파이에어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잘되고 있어서 그렇다. 일본 아티스트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거꾸로 일본에서 인기 있는 한국 아티스트를 통해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아티스트는 일본팬을 제대로 봐준다. 메시지나 배려, 일본팬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를 생각하고 활동을 진행한다.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스파이에어는 한국팬과 소통을 하려고 했다. 꾸준하게 앨범을 발매하려고 했고, 라이브를 하면서 이를 알리는 노력을 했다. 그러한 노력을 해서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그런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한일 양국의 보다 활발한 문화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한일 이벤트도 참가한다. 한일 아티스트들이 같이 하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활발한 교류가 있으면 좋겠다. 우리를 포함한 밴드가 와서 한국에서 공연하면 좋을 거 같고, 한국팬들도 같이하면 좋겠다”

- 한국의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케 “한국에서는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공연을 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힘을 주는 나라다. 우리가 음악을 계속 해오면서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건 여러 가지의 작은 노력이 쌓여서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활동을 (한국팬)모두와 같이 하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케 “올해는 한국에서 라이브가 있고, 그 다음에는 일본에서 해마다 하는 여름 투어 ‘저스트 라이크 디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더 큰 목표라면, 나중에 일본의 도쿄돔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싶다. 그걸 이루기 위해 진행 중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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