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버스터즈, ‘새로움’과 ‘희망’으로 무장해 돌아오다

입력 2017-05-16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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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즈, 사진=에버모어뮤직

밴드 버스터리드가 팀명을 버스터즈로 바꾸고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다.

버스터즈(노대건-보컬, 정상윤-드럼, 안준용-기타, 이계진-기타, 조환희-베이스)는 지난달 16일 정규 1집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는 버스터즈의 첫 정규앨범으로, 이들은 “이제야 제대로 뮤지션으로 나서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들이 팀명을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노대건은 “예전에는 ‘수산업 밴드’ 이미지가 있었다. 정규 1집을 준비하면서 수산업이라는 이미지보다 뮤지션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다. 밴드 이름을 바꾸는데 고민도 많이 했다. 버스터리드는 우리가 리드하겠다는 의미였는데, 이제는 우리가 폭발시키는 팀이 되겠다는 뜻으로 버스터즈라고 바꾸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혹시 예전 이름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안준용은 “아쉬움은 없다. 우린 다시 태어났다”라고 강조했다.

노대건, 사진=에버모어뮤직


다만, 이계진은 “그래도 (버스터리드가)어감은 좋았다”라고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고, 안준용은 “이계진이 (버스터리드)이름을 지어서 그런다”라고 이계진만의 아쉬움의 이유를 덧붙였다.

예전 이름을 버렸다고 해서 버스터즈가 과거를 부정하거나 지우고 싶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이는 버스터즈의 ‘우럭 로고’에 잘 표현돼 있다.

노대건은 “수산업을 잊겠다는 게 아니다. 그 환경을 많이 응원해줘서 기존에 알았던 사람과 그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로고를 우럭으로 했다. 또 이번 로고가 활어 느낌이 있다. 물이 튀는 느낌이 있는데, 예전에는 수산업을 하면서 두 가지 일을 했다면, 이제 어항에서 바다로 나왔다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우럭을 자신들의 로고로 쓴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제 생선을 조리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거냐고 묻자 “가끔 가끔 회도 뜨고 조리도 하긴 한다”라고 수산업의 경험을 생활 기술로 승화시켰음을 알렸다.

버스터즈가 ‘다시 태어났다’라고 선언하는 이유는 단지 이름을 바꿨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스로 ‘새롭다’라고 느낄 정도의 사운드와 음악을 시도해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에 채워 넣은 게 진짜 이유이다.

노대건은 “처음에는 수산업을 하면서 취미로 했다고 했는데, 그때도 준비를 많이 했다. 이번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는 다른 아티스트들과 공연도 하고 싶고, 허술한 점을 보여주기 싫었다. 잘하는걸 보여주려고 고민도 많이 했다. 누가 들어도 노력을 많이 했다는 말을 듣고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준용은 “밴드 이름을 바꿀 정도로 새롭게 하고 싶었다”라고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가 ‘새로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정성을 녹여낸 앨범임을 알렸다.

안준용, 사진=에버모어뮤직


일단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버스터리드 시절에 비해 전자음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계진은 “내가 원래부터 신스나 미디적인 부분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프로그램을 잘 몰라서 1년 전부터 공부를 했다. 이번에 그게 많이 개입을 한 거 같다. 락도 트렌드가 있다 보니, 요즘에는 미디가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 그런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다”라고 사운드의 변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윤도 “아무래도 요즘 나온 음악이 평범하지 않은 거 같다. 전작에서는 하고 싶은 거였다면, 이번에는 고민을 많이 했다. 자극적이고, 새롭고,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곡 하나하나도 그렇고 전체적인 흐름이 왔다 갔다 한다. 트랙 배치도 그렇고 기승전결에 많이 신경을 썼다”라고 사운드의 구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노대건과 안준용은 “락 메탈이라고 하면 시끄럽다고 생각하는데 가요적인 면을 많이 넣으려고 했다. 사운드도 최대한 듣는 이가 드라이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느껴지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데뷔 때와 비교해서 세련됐다고 들리게 하려고 노력했다”라며 “템포도 바뀌고, 락이라고 하면 시끄러운 구간에서만 질러야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우린 조용한데 지른다. 남들이 안하는 걸 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계진, 사진=에버모어뮤직


버스터즈의 이런 시도는 해외에서 먼저 시선을 모았다. 버스터즈의 이번 앨범의 마스터링을 맡은 유명 엔지니어 데이브 도넬리가 극찬을 한 것이다.

노대건은 “일단 그분이 보컬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얘기했다더라. 전곡 마스터링을 해줬는데, 보컬이 여러 명이냐고 물어봤다. 한 보컬이 여러 가지 표현을 한다고, 독특하다고 했다. 사운드적인 면에서는 기타톤도 좋고 연주적으로 좋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계진은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라고 말하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사운드나 구성은 새로움을 추구했다면, 노래의 내용과 메시지는 제목처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버스터즈 음악의 가사는 대부분 노대건이 쓰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자연스럽게 노대건의 경험이나 감정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

노대건은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는 ‘희망은 우리 삶 안에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1집을 준비하면서 보고들은 감정을 많이 담았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희망을 느꼈다. 작업 기간이 길었는데, 그사이 사회생활 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만나서 보면 좋은 얘기보다 나쁜 얘기가 많다. 하지만 다음 주에 보면 다시 기분이 좋아져 있고 그러더라. 그 순간만 힘들었던 게 아닌가, 살면서 스스로 희망을 찾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앨범에 담긴 뜻을 설명했다.

정상윤, 사진=에버모어뮤직


자연스럽게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의 타이틀곡은 그 안에 담긴 ‘희망’을 잘 전달하는 곡으로 선정됐고, 이렇게 선정된 곡이 ‘Wherever You Are’(웨얼에버 유 아)와 ‘Dreamer’(드리머)다.

노대건은 “‘Dreamer’(드리머)는 이미 더러워진 세상에서 너와 함께 있다면 괜찮다는 내용이다. 또 ‘Dreamer2’(드리머2)도 있는데 이건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내가 거만해서 일을 망쳤다거나 나의 게으름이 화를 불렀거나 그런 게 다 나의 거름이 돼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또 하나의 타이틀곡 ‘Wherever You Are’(웨얼에버 유 아)에 대해 “그냥 들으면 남녀사랑 얘기지만, 나는 다른 의미로 풀이했다. 공연하면서 응원해주는 분들을 생각해서 썼다. 남녀의 의미도 있고 나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그런 느낌을 담았다. 팬송과 비슷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외적으로는 새로움으로, 내적으로는 희망으로 무장한 버스터즈는 락 씬에 새로운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 역시 이 바람을 일으키는 밴드가 될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조환희, 사진=에버모어뮤직


안준용은 “아직까진 (락이)비주류다. 유행은 도는 거니까, 이 시대가 돌아오고 부흥이 됐으면 좋겠다. 락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고, 정상윤은 “내한 오는 팀들이 마니악한 팀이 많이 오더라. FT아일랜드가 이번에 낸 앨범도 락킹함을 많이 넣었다. 이번년도는 정말 다른 조짐을 보이고고 있다. 젊은 사람이 느끼는 게 진짜다”라고 락의 시대가 곧 돌아올 것이라 내다보았다.

이어 노대건은 “2015년에는 갓 음악을 시작해서 미숙한 게 많았는데, 이번 앨범은 준비하면서 생각도 많았고, 뮤지션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많이 알게 됐다. 데뷔때는 혈기왕성하고 장난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묵직하게 음악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락’ 하면 떠오르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다”라고 말해 락 씬을 대표하는 밴드로 우뚝 서기를 다짐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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