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영크림 “M.I.B 강남 질투한다고? 늘 고마운 형”

입력 2017-05-26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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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영크림 “M.I.B 강남에게 질투? 고마운 형…쑥스럽네요”

래퍼 영크림이 가수이자 방송인 강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은 그룹 M.I.B에서 동고동락했다. 비록 그룹은 2017년 1월, 6년 활동을 마무리했지만 영크림과 강남은 여전히 서로를 응원한다.

영크림은 강남과의 우정에 대해 “정말 고마운 형이다. 근데 부끄러워서 말을 못했다. 글로도 안 써주시면 안돼요?”라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 중 가장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부탁을 했던 영크림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고 기자는 짧게라도 영크림의 마음을 대신 전하려 한다.

“형이 음악방송 대기실까지 찾아와줬어요. 열심히 하라고 했죠. 응원만해줬는데 기쁘더라고요. 제가 표현을 말로 하는 편이 아니에요. 강남 형한테도 제스처로 대신했었죠. 정말정말 고마웠어요.”

냉정하게 말하면 M.I.B로 활동했을 때 강남을 제외한 멤버들은 대중에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영크림도 나머지 멤버 중 하나였다. 충분히 강남에게 질투를 느낄 법하지만 그는 “전혀”라며 “강남은 이미 자리를 구축했고 형 주변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다. 나와 갈 길부터 달랐다. 나는 래퍼, 형은 싱어다. 시기, 질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는 그룹으로 활동했을 때부터 형을 응원했어요. 제가 응원했던 만큼 형도 지금 저의 솔로 활동을 응원해주는 거 같아서 고마울 뿐이죠. 좋은 형이에요. 근데 되게 부끄럽네요.”


영크림은 M.I.B 해체 후 싱글 ‘042’를 선보이며 래퍼로서의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4월에는 싱글 ‘베터 노’를 발표, 현재는 신곡 ‘밤이면’으로 활동 중이다. 연이은 싱글 발매로 영크림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래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홀로서기, 두려움보다는 낯설었어요. 한 번도 솔로로 무대에 서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하다보니까 괜찮더라고요. 데뷔한지는 6년이 됐죠. 내공을 발휘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그래도 팀으로는 활동을 해봤잖아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영크림의 ‘크림’은 미국에서 속어로 돈을 의미한다. 그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크림으로 이름을 지었다. “그렇다고 저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진 않았어요”라며 이름에서부터 자본주의 냄새를 풍겼지만 정작 그의 음악에는 흔한 돈 자랑, 허세가 없다. 오히려 가족, 영크림 내면에 더 귀 기울인다.

“M.I.B가 추구했던 음악과 저의 솔로 스타일은 완전 달라요. 그룹 때는 온전한 저를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거든요. 그룹 활동을 하면서 보여줬던 제 모습은 솔직하지 못했어요. 팀 분위기, 콘셉트에 맞춰야하는 부분이 있었죠. 지금은 조금 더 알앤비스러워졌다고 봐요. 돈, 여자, 그런 스타일의 음악보다는 더 나다운 음악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힙합이란 게 나 자신을 표현하는 장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경험한 일이면 다 소재가 될 수 있는 거죠.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은 제 정신 세계와 일치하는 존재예요. 저는 평소에도 가족 생각을 많이 하고 그렇다보니 가족 이야기를 가사에 많이 녹여내요.”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영크림은 “지금까지는 듣기 편안한 노래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더 힙합적인 트랙, 공격적인 트랙을 만들어보려한다. 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이라는 게 디스를 뜻하는 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저는 남 욕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누가 저를 말도 안되게 디스하면 물론 반박은 하겠지만 제 성격상 먼저 디스를 하진 않죠. 다 각자 삶의 방식이 다르잖아요? (웃음) 불특정 다수를 욕하긴 해요. 랩이라는 게 잘해야 인정받고 경쟁이다보니 ‘내가 최고다’라는 식의 가사를 쓰긴 하죠. 그래도 힙합은 3분 비트 안에서만큼은 돈도 사회적 지위도 관계 없이 랩만 잘하면 되는 분야잖아요. 그것에 초점을 두고 음악을 하려고요.”

평화주의 성향 때문에 영크림은 엠넷 ‘쇼미더머니’에 참가하지 않는 것일까. 그는 “경쟁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갈망하는 것과 ‘쇼미더머니’는 포인트가 다르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지금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런데 ‘쇼미더머니’에 나가면 생존이 우선적이잖아요. 아직까진 그런 식의 음악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죠. 대중들이 듣고 좋아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힘을 줄수도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자주 많이 발표할 거거든요. 저를 알릴 수 있도록요.”


솔로 활동은 영크림의 음악관은 물론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선입견까지 바꿔놓았다. 그는 “‘래퍼가 예능을 한다고?’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시대는 끝났다”며 음악 방송 출연을 가장 즐거운 일로 꼽았다.

“자신의 음악을 더 많이 들려줄 수 있다면 좋은 거죠. 예능, 출연하게 된다면 좋아요. 근데 제가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라...(웃음) 친구들이랑 있으면 웃길 때도 있는데 일부러 웃겨보라고 하면 잘 못하거든요. 최근에 저를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은 음악 방송 출연이에요. 솔직히 예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저는 소통하는 걸 즐기는데... 물론 카메라에 비친 저를 보는 시청자들은 소통하는 것이라고 느끼시겠지만 음악방송 무대에서 노래하는 저는 혼자 있는 거 같죠. 객석에 제 팬이 없으니까 소통하는 느낌이 안 들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이 ‘오늘 방송 멋있더라’고 해주시니까 보람있더라고요.”

영크림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강조하며 도약을 다짐했다.

“이 솔로 첫 노래 하나로 제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말이 안 되는 거니까요. 그럼에도 계속 앨범을 낼 거예요. 꾸준히 해야 뭐라도 하겠죠. 지금까지 발표한 제 솔로곡들을 제 소개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저의 시작. 이제 올라갈겁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B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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