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권상우 “결혼하면서 팬 대거 탈퇴, 평범한 삶 원했다”

입력 2017-06-0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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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권상우 “결혼하면서 팬 대거 탈퇴, 평범한 삶 원했다”

동갑내기에게 과외 받는 껄렁한 고등학생 그리고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외치며 달리고 또 달렸던 송주 오빠 (BGM.아베마리아), 옥상으로 올라오라던 ‘말죽거리 잔혹사’ 현수.

2000년대 초반, 배우 권상우는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성공시키고 여기에 몸짱 열풍까지 일으키며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그랬던 권상우가 2008년 배우 손태영과 결혼을 발표, 당시 기자회견까지 열정도로 그의 결혼 소식은 화제였고 팬들에겐 굉장히 충격적인 스캔들이었다.

“요즘 배우들이 결혼을 많이 하잖아요. 그게 다 저 덕분인 거 같아요. (웃음) 제가 활동할 때만해도 결혼을 늦게 했었거든요. 저 결혼할 때 팬들한테 정말 욕 많이 먹었죠. 하루에 팬카페에서 3만 명씩 탈퇴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 어후. 제가 일반인 기준으로는 늦게 결혼한 게 아니었거든요. 그냥 가장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

그는 “미혼 친구들이 부럽진 않다. 오히려 ‘쟤들은 언제 결혼해서 애 낳냐’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고 가족을 언급했다.

“결혼한 지 9년 됐는데요. 저는 아직도 아내(손태영)이 예뻐 보일 때가 많아요. 아내가 제 앞에서 여성성을 잃은 적이 없기 때문에 좋죠. 또 여배우이기도하지만 일보다는 가정이 우선인 사람이라 믿음직스럽고요. 룩희는 장남다워요.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고 여동생과도 잘 놀아주고 얌전하죠. 저보다 훨씬 나은 거 같아서 고마워요. 솔직히 요즘에는 딸 리호 때문에 재미있거든요. 확실히 아들보다 빠르고, 딱 안기는 애교가 있어요.”

결혼하고 아빠가 되면서 진짜 어른이 돼 가고 있었다. 권상우는 “빨리 나이 먹고 싶다”며 성숙해지고 있는 스스로에게 고마워했다.

“저는 당당하게 42세라고 말하고 다녀요. 빨리 50세가 됐으면 좋겠거든요. 그때까지 열심히 살면 정신적으로 편안할 거 같아요. 더불어 룩희와 리호가 빨리 크는 모습도 보고 싶고.. 물론 한편으로는 홀어머니가 나이 드시는 게 안타깝기도 하죠. 결혼하고 아빠가 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결론적으로는 연기할 때 크게 도움이 돼요. 제 인생 자체가 점점 성숙해지고는 있는 걸까요.”


권상우는 빠르게 흘러가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천국의 계단’ 송주 오빠 신드롬이 한창일 때 태어난 요즘 10대들에겐 작품보다는 올 초 정준하와 함께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가출선언-사십춘기’로 더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상우는 “10대 친구들이 나를 알고 있으면 고마운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가 너무 빨리 흘러가다 보니까 무서울 때가 있어요. 근데 저는 인기 등등 마음가짐을 내려놓은지 오래됐고 톱스타로서의 허세는 저 개인적으로는 원래 없었거든요. 지금은 더더욱 없어졌죠. 매 작품 위기고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하고 있어요. 10대 친구들이 알아주길 기대하진 않지만 그 친구들이 알아주면 고맙죠.”


그러면서도 “‘천국의 계단’을 케이블에서 재방송해주는 걸 본 적이 있다. 헤어, 메이크업을 다 내가 직접 했는데 지금 보면 굉장히 아쉽다”며 “하지만 여전히 눈시울이 불거지는 장면이 있다. 연기가 무르익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진심으로 연기했고 조금 창피한 모습이지만 대견스럽기도 하다”고 대표작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천국의 계단’이 아시아에서 크게 성공했고 권상우는 한류스타로 부상, 현재까지 꾸준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활동 중이다. 작품마다 해외 수출을 성사시키는 배우라는 타이틀은 충분히 자부할만한다.

“어쨌든 외국에서 저를 캐스팅 해주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죠. 일본에는 정말 견고한 팬들이 많아요. ‘천국의 계단’을 계기로 일본 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지금까지 매년 2~3차례 팬미팅을 하고 있죠. 연세 있으신 팬만 오는 줄 아세요? (웃음) 제 작품이 계속 현지에서 방송이 되니까 젊은 팬분들도 많으십니다. 여고생 팬들도 있고요. 팬미팅을 하면 제가 더 놀다 와요. 너무 큰 에너지를 얻거든요. 가끔 ‘저분들은 나를 왜 좋아할까’ 싶기도 하죠.(웃음)”


한류 스타로 성장하기 전, 권상우는 영화 ‘화산고’로 데뷔했다. 하지만 정작 얼굴을 알린 작품은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부터였다. 당시 엑스트라로 출연한 권상우는 점차 분량을 늘려가는 기적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데뷔 비화를 언급하며 “왕따 배우”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맛있는 청혼’ 이후로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셨어요. 제가 처음에 많은 사랑 받아서 올라왔을 때 ‘쟤 뭐야’라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갑자기 확 떴고 영화, 드라마를 다 성공시키는 배우까지 됐죠. 시기, 질투도 많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송강호, 최민식 선배님처럼 영화만 하는 배우도 아니잖아요. 드라마, 영화, 해외 활동을 다 해요. 영화 필모그래피만 보면 뭔가가 부족하고 저 스스로에게 콤플렉스도 있죠.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낭떠러지위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기적으로 완벽하지 않아서, 자신감으로 다 커버하지 도 못하죠. 그래서 작품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사진제공=수컴퍼니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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