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③] ‘하루’ 변요한, 통역사 될 뻔 한 사연

입력 2017-06-09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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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은 늦깎이 배우다. 그는 군대를 전역한 후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연기 입시에 뛰어들었다. 우려와 달리 결과는 성공적. 불과 몇 개월 만에, 그것도 한 방에 한국예술종합학교 09학번으로 입학했다. 변요한은 모두 ‘호랑이 선생님’ 덕분에 이룬 결과라고 말했다.

“아는 사람에게 끌려서 선생님이 운영하는 입시 학원에 갔어요. 선생님 카리스마 넘치는 몽타주(?)를 보고 바로 포기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연기하고 싶니? 어디 대학교 가고 싶은데?’라고 묻고는 청강부터 들으라고 하시더라고요. 수업에서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와 흡입력을 느꼈죠. 선생님 덕분에 5개월 만에 학교에 합격했어요. 당시에는 잘못 들어간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평생 의지할 수 있는 최고의 은인을 만난 거였어요. 선생님이 없었다면 저도 아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시작은 늦었지만 배우의 꿈은 초등학생 때부터 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연극을 통해 희열을 느낀 것을 계기로 꿈은 더 커졌다. 하지만 변요한의 아버지는 아들이 통역사가 되기를 원했다. 결국 변요한은 예술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애절하고 간절했어요. 연기하고 싶어서 미치는 시간이었죠. 중국에 산 지 2년 반 정도 됐을 때 아버지가 ‘선물이 있으니 한국에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입영통지서였어요. 생일을 나흘 앞두고 친구와 동반 입대한 기억이 나네요(웃음). 병장 때 고민이 많은 시기잖아요. 전역 후에 중국으로 돌아가기 싫었어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군대에서 받은 월급을 모아서 어머니와 이모에게 드리면서 ‘연기 입시를 시켜달라고’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께는 비밀로 하고 학원을 다녔어요. 단기간에 합격했으니 다행인거죠.”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누구보다 기뻐한다고. 이제는 배우 변요한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버지의 테스트였다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어릴 때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는데 진득하지는 못했어요. 한숨 나오죠. 어느 것 하나 끝까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서 불안하셨을 거예요.”

넓고 얕게 배운 재주는 뜻밖에 변요한의 연기 활동에 무기가 됐다. 한문 태권도 검도 유도 피아노 등 다채롭다. 특히 중국어 일본어 영어는 한 번에 배워서 실제 회화에서 여러 언어가 뒤섞이기도 하지만 확실한 건 모두 변요한의 무기 리스트에 올랐다.

“아무래도 중국에서 살았다 보니 지금도 중국어는 잘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영어랑 섞여서 ‘왓 이즈 디스 마’라고 할 때도 있어요. 통역사요? 음…. 작품에서 통역사 캐릭터를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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