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박재정, 눈덩이처럼 커가는 발라더

입력 2017-06-28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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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재정이 ‘발라더’로 새 시작을 선언했다.

박재정은 29일 오후 6시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절절한 발라드곡 ‘시력’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발라더로서의 행보에 나선다.

이에 박재정은 “원래 발라드를 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실현시킬까 고민도 있었다. (슈퍼스타K 이후)CJ에서 있던 시간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이 있어서 발라드를 더 사랑하게 됐다”라고 발라드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실제 박재정은 2년 전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을 옮긴 뒤 차곡차곡 발라더가 될 준비를 해왔고,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시력’이다.

박재정은 “이전에는 목소리를 혹사시키는 창법이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많이 기다려주고 연습하는 기간이 길었다. 발라드 녹음은 디테일이 필요하니까 창법 그런 게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며 “한국말은 가사가 많지 않나. 부드러우면서 잘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들였다. ‘시력’이 미스틱에 들어와서 첫 데모였는데 묵히려고 한 건 아닌데 묵혔다. 그동안 (‘시력’을) 5번 넘게 녹음하고 그랬다. 녹음을 5번 넘게 했다는 건 이 친구가 녹음에 적응이 되게 하려고 기다렸던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남자’나 ‘여권’은 내가 발라드를 부를 수 있다는 걸 알리는 전초전이었다면, 이번 ‘시력’은 ‘발라더 박재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앨범을 내기 전에 내가 완전 발라더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두 남자’가 그 가능성이었다면, ‘시력’은 아예 발라더라는 걸 보여주는 곡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재정,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박재정이 이렇게 자신을 보인 ‘시력’은 어떤 노래일까. 일단 발라드 장르라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고, ‘시력’은 박재정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노래라는 점에서 더욱 그의 자신감을 높여주고 있다.

박재정은 “이 노래는 애초에 박재정에게 최적화 시켜서 만든 노래다. 그렇게 만들었고, 가사는 그다음에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가사도 사물에 투영시켜서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런 의견을 반영해서 ‘시력’이라는 문학적인 곡을 써줬다”라고 자신에게 맞춤형 음악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박재정이 발라더가 되고 싶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윤종신이다. 박재정이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를 택한 이유는 윤종신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박재정은 “무조건 윤종신과 함께 하고 싶었다. 2011년부터 윤종신 노래를 듣기 시작해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배우고 싶었고, 옆에 있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재정은 “슈퍼스타K 5가 끝나고, 앨범이 나오고 슬럼프가 있었다. 나도 (프로그램이)관심은 있는데 인기가 시들한걸 알았다. 지나가다가 모르는 사람들도 ‘괜찮다’라고 위로를 해주는데 고맙지만 오히려 더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왜 노래를 해야 하는지 생각을 했다. 내가 좋은 기회에 큰 무대에 섰는데 어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결론을 내린 게 ‘위로’를 받는 거였다. 이어폰을 꽂았을 때, 나는 윤종신도 되고 정준일도 되고 김동률도 됐다. 나도 그들처럼 위로가 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음악적 정체성을 못 찾았을 때를 다 잊고 발라드를 실현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미스틱에서 시간을 보냈다”라고 윤종신처럼 위로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 미스틱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재정은 자신의 바람대로 미스틱에서 윤종신에게 단련을 받고 있다.

박재정,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박재정은 “(윤종신이)스펀지처럼 받아들이고 다 빠져서 가수 박재정이라는 사람이라는 유일한 걸 만들어내라고 했다.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스승과 제자고 배우는 과정인데, ‘시력’은 윤종신의 색이 묻어나지만 멀리 보고 쌓아가는 느낌의 곡이다. 그런 단계라서 떨린다. 아무튼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평소에 줄다리기 영상 같은 걸 보내주면서 포기하지 말라고도 하고 그런다”라고 윤종신에게 깊은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재정이 말한 ‘멀리 보는 음악’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싱어송라이터로의 진화도 포함돼 있다.

박재정은 “정말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고 차근 차근 성실하게 좋은 자세로 쌓아 가다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도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발라더 박재정이 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때 곡을 쓰고 도전하려한다”라고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사실 아직 정식으로 공개된 음원은 없지만, 이미 박재정은 콘서트 등에서 자작곡을 공개하긴 했다. 그런데, 이 자작곡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참 흥미롭다.

박재정은 “내가 4년간 짝사랑을 했다. 그 이야기를 곡으로 쓴 적이 있다. ‘4년’이라는 노래인데 콘서트에서 공연을 했다. 그녀와 항상 같은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데 지금 느끼는 흔들림이 버스가 흔들리는 건지, 내 가슴이 뛰는 건지 모르겠다는 그런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친구가 SM을 좋아해서 나도 SM을 좋아했다. 심지어 SM에 들어가려고 노력한 적도 있다. 그 여자가 SM을 좋아해서 나도 SM을 동경하고 그랬다. 그러면서 SM에 꾸준히 관심이 있었다. 그러다가 NCT라는 팀이 데뷔해서 봤는데, 마크라는 친구가 랩을 정말 잘하더라. 같이 계절송이나 그런 걸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흐지부지 됐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미스틱과 SM이 함께 ‘눈덩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더라. 눈덩이처럼 커지라고 눈덩이 프로젝트다”라고 말해 4년 짝사랑이 SM엔터테인먼트와의 프로젝트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정,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또 이 ‘눈덩이’는 박재정의 앞으로의 행보와도 닮아있다.

박재정은 “발라드의 매력은 내가 좋아하는 걸 표현할 수 있는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발라드를 많이 부르지 않나. 나도 흥행과 상관없이 부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진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해주는 음악을 하려 한다”라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중하게 다가가고 싶다. 뭐랄까 이번 노래가 박재정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부를 보여줄 수는 없지만, 커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쭉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마치 구르는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지고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는 가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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