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③] 김대희 “‘씨발라먹어’도 제재 당해…웃기기 힘들다”

입력 2017-07-16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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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개그맨 김대희가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재를 언급,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구성하면서 겪는 고충을 이야기했다.

김대희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개그 코드는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웬만한 수위가 아니면 와 닿지 않는다”고 현 개그 흐름을 분석했다.

“우리(‘개콘’)에겐 독이에요. ‘개콘’은 공영 방송프로그램이잖아요. KBS에선 자극적인 코드로 웃음을 주려야 줄 수가 없어요. ‘SNL’ '코미디빅리그’와 다른 부분이죠. 게다가 개그에 대한 제약자체가 옛날과 비교해서도 더 심해지고 있어요. 단적인 예로 ‘수박씨 발라 먹어’라는 말. 예전에 ‘개콘’에서 했던 건데 어느 순간 ‘욕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못해요. 웃길 수 있는 여건이 좋지만은 않아요.”

그는 개그 프로그램의 고질적 논란인 ‘비하’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절대 비하하면 안 되죠. 비하할 의도가 없었지만 시청자가 불편했다면 비하한 게 맞아요. 시청자가 정답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웃기기가 힘들 수도 있어요. 사람을 웃기기에는 여전히 1차원적인 개그코드. 욕, 똥, 섹스(性)거든요. 미국과 일본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운 개그코드에요.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면서 웃고 넘기죠.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힘들어요. 물론 제가 이 말을 어떤 선배님에게 하니까 ‘대한민국 코미디언으로 태어났잖아. 싫으면 미국에서 태어나든가’라고 조언하셨죠. 그 말이 맞아요.”

수많은 제약은 공개 코미디 존폐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김대희는 개그 프로그램의 현주소를 돌아봤다. 방송사는 많아졌지만 개그프로그램은 2개에 불과하다는 것.

“‘개콘’이 없어진다면... 1차원적으로는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없어지죠. 80년대 초반에 저는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 1번지’ 선배님들을 보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웠어요. 당시에 KBS, MBC 두 채널이었는데 대표 개그프로그램이 하나씩 있었죠. 지금은 그 시절보다 채널도 늘어났어요. 그런데 코미디 프로그램은 30여 년 전과 똑같이 2개예요. ‘개콘’과 ‘코미디 빅리그’. 오히려 없어지는 추세죠. 개그맨은 저로썬 ‘개콘’을 지켜야할 절대적인 이유죠.”

마지막으로 김대희는 “공개 코미디 시대가 이제 막을 내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며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개콘’ 위기론... 시청자분들이 느끼시는 게 정답이죠. ‘개콘이 왜 이렇게 됐나’ 저희 탓이에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어쩌면 공개 코미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게 맞을 수도 있죠. 1999년 ‘개콘’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센세이션이었거든요. 코미디를 무대 위에서 한다! 19년째 이어오니 당연히 식상해지죠. 그럼에도 공개 코미디로 해보지 못한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부산 코미디 페스티벌’을 열고 여러 가지를 하면서 계속 고민하고 있긴 해요. 공개 코미디 이후를요. 하지만 일단은 ‘개콘’은 제 개그 인생 19년을 함께한 존재거든요. ‘개콘’이 부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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