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③] ‘알쓸신잡’ PD “나영석PD, 내게 우산…만난 후 인생 바뀌어”

입력 2017-07-21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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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③] ‘알쓸신잡’ PD “나영석PD, 내게 우산…만난 후 인생 바뀌어”

“‘알쓸신잡’이라는 제목을 기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양정우PD는 관심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위 같은 말을 남겼다. 그 정도로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시청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질까봐 고민을 거듭했다.

양정우PD는 상암동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진행된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제목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알쓸신잡’으로밖에 부를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정확히 알고 계셔서 기쁘다. 패러디도 많아지고 있다”고 안심했다.

“이번처럼 제목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없었어요. ‘인문학 어벤져스’ ‘척척박사’ ‘잡학박사’, 재미없으면 짧게 말해주세요 ‘재없짧말’. 입에 담기도 부끄럽지만 ‘재없짧말’로 정해질 뻔했죠. 그러다가 ‘잡학박사’로 결정됐고 심심하니깐 앞에 여러 가지를 붙여가며 제목을 만들었었어요. ‘잡현전’ ‘잡설’ (웃음) PD, 작가 17명인데요 저랑 이우정 작가 2명만 ‘알쓸신잡’에 투표했고 나머지는 모두 반대했었죠. 그냥 제가 몰아붙였어요. 다행히 ‘알쓸신잡’을 시청자분들이 제대로 불러주셔서 좋아요.”


기획 단계에선 흔한 인문학 예능에 불과했다. 프로그램 제작에 불을 지핀 인물은 나영석PD다. 나영석PD는 제작발표회에서 “진짜 재미있다”고 호언장담할 정도로 ‘알쓸신잡’ 흥행을 자신했었다. 이에 대해 양정우PD는 “왜 그렇게 장담하셨는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흥행을 기대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지는 몰랐다”고 감사해했다.

“당연히 콘텐츠는 좋지만 이런 류를 좋아할 시청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됐어요. 그런데 사내 시사회 때는 ‘삼시세끼’보다도 반응이 좋았었죠. 신선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어요. 처음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는 tvN에 인문학 콘텐츠가 많으니 겹친다면서 아예 무산될 뻔했었죠. 그럼에도 나영석PD님이 회사를 설득해주셨습니다. 작년부터 저희 팀 내부 주요 과제가 요리, 먹방, 여행 말고 다른 걸 해보자였죠. 우려먹기 비난도 있었잖아요. ‘알쓸신잡’이 새 시장 개척의 일환이었죠.”


덧붙여 양정우PD는 나영석이라는 존재를 그늘이 아닌 우산에 비유, “그 분의 능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나영석PD) 대표자로서 짊어진 짐이 상당하시죠. 제가 앞장서서하기보다는 형 덕분에 저희 후배들이 누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형을 만나서 제 PD 인생이 바뀌었거든요.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 현실적으로 의욕이 있어도 믿고 지지해주는 게 어려운 일인데 큰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 낼 수 있게 지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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