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신봉선 “‘개콘’ 하차,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정”

입력 2017-07-22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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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신봉선 “‘개콘’ 하차,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정”

코미디언 신봉선이 KBS2 ‘개그콘서트’에 복귀했다. 대표 코너 ‘대화가 필요해’로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특집에선 틈틈이 얼굴을 보여줬지만 고정 합류는 8년여 만이다.

신봉선은 “녹화하기 전 두려워서 두통약 까지 먹었다. 후배들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관객들도 저를 낯설어할까봐 긴장됐어요. ‘개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사격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죠. 이전보다 나아져야한다는 책임감. 이름값이라기보다는 선배로서 잘 해야 하잖아요.”

신봉선은 현 ‘개콘’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 신구 조합을 꼽았다. 후배들의 본보기가 돼야할 선배 라인이 부족하다는 것.

“‘개콘’의 가장 큰 강점이 신인들의 신선함과 선배들의 노련함이 합쳐지는 것이었어요. 코너 완성도가 높아지죠. 그런데 저를 비롯해 어느 순간 중간 허리 부분이 다 나가버렸어요. 후배들도 힘들었을 거예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하는데... 저 역시 그랬는데 신인들끼리는 선배들 눈에 들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죠. 짧은 시간에 훈련이 가능해지는 거예요. 선배들 리허설을 보면서 배우는 부분도 있고요. 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제는 다시 땅을 다져놓고 싶다는 생각에 (합류했습니다.)”


그렇다면 신봉선은 8년 전 왜 ‘개콘’에서 하차했을까. 그는 “100% ‘개콘’에만 몸담을 생각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상기했다.

“저는 개그우먼이지만 나름 연예인으로서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더 솔직하게는 물들어 왔을 때 노 저어야했고요. 그럼에도 ‘개콘’이라는 둥지를 떠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당시 유민상이 ‘넌 와서 녹화만 해. 코너는 내가 만들게’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알잖아요. 코너 하나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요. 절대 유민상 말을 따를 수 없었죠. 정말 지금도 고마운 사람이에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유민상 오빠가 도움을 많이 줬거든요.”

이어 “예능판으로 갔지만 콩트 욕구는 늘 있었다”며 “내가 또 언제 콩트를 할 수 있을까. 지금 할 수 있을 때 불태워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복귀 이유를 털어놨다.

“제 나이가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도 포기하기에도 애매하지 않나요. 그런데 보면 어르신들 중에 명예퇴직하시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시기도 하잖아요. 그에 비해 저는 반도 안 살았는데 배부른 소리 하는 거 같더라고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바쁘다는 핑계로 (‘개콘’을) 나간 게 아쉬웠어요.”


지난 9일, 신봉선은 김대희와 함께 ‘대화가 필요해’ 프리퀄 버전인 ‘대화가 필요해 1987’로 돌아왔다. 김대희와 신봉선은 밥상을 주요 무대로 했던 과거와 달리 부부가 되기 전 연애담으로 개그를 풀어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청률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했고 시청자들은 ‘레전드의 귀환’ ‘이게 개콘이지’라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 신봉선은 “인복이 많다”는 말로 ‘개콘’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

“늘 건강한 정신을 지니신 선배님들이 계셨고 저는 늘 인복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첫 방송할 때도 김숙 선배가 “쉽지 않은 결정, 장하다. 개콘을 살려라”고 문자를 보내주셨고 송은이 선배 역시 “나 이런 코너 너무 그리웠어”라고 응원해주셨죠. 제가 가는 길에 정답은 없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나요.“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9시15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개그콘서트' 신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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