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조이파크, 아스팔트 출신 일렉 듀오 “목표는 롱런”

입력 2017-07-24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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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조이파크, 아스팔트 출신 일렉 듀오 “목표는 롱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듀오 조이파크는 근본이 없었다. 멤버 조성민은 공대생이고 이원재는 경영학 전공자다. 게다가 두 사람은 고등학생 때 문과 출신이었다. 집안엔 음악 하는 식구 하나 없었고, 단지 이들은 음악이 좋아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있다. 조이파크는 “말하다보니 근본이 없네요. 그냥 저희 길바닥은 그렇고... 아스팔트 출신이라고 해주세요”라고 듀오를 소개했다.

조이파크는 조성민과 이원재 이름의 앞글자를 따 만든 ‘조이’와 놀이공원처럼 재미있게 음악하자는 의미로 ‘파크’를 붙여 만들어진 팀이름이다.

“원래는 세 명이었어요. 저랑 이원재랑 박 씨 한 명 더요. ‘조이박’. 팀 이름도 해장국 집에서 만들었는데...” (조성민)

“조이파크는 사실상 3인조죠. 박 씨는 지금 군대에 장교로 있어요. 나오면 합류하지 않을까요? 그냥 의미를 부여해보고자 ‘신나는 공연!’이라는 뜻으로 조이파크로 정했습니다. 세 명 모두 고등학교 친구들이에요. 저희 둘은 기타를 켜면서 알게 돼 친하게 지내다가 운 좋게 공연할 기회가 생겼고 그때부터 함께 하게 됐어요.” (이원재)

함께 음악을 한지는 6년째다. 조이파크는 지난해 9월까지 어쿠스틱 음악을 하다가 일렉트로니카로 전향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이 듣는 음악이 달라졌기 때문. 하지만 조이파크가 추구하는 일렉트로닉 장르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클럽풍의 EDM과는 다르다.

“차분한 분위기가 저희만의 것이에요. 저희는 일렉트로닉의 파이를 넓히고 싶습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녹여내는 게 목표거든요.” (조성민)

“저희도 일렉트로닉을 접하기 전에는 EDM이 전부인 줄 알았어요. EDM은 일렉의 일부일 뿐이죠. 전향 시점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계속 어쿠스틱 음악을 해야할지말지를요. 어쿠스틱으로 저희가 해낸 큰 성과가 없다보니... 일렉트로닉 장르도 너무 재미있고 나름 우리 적성에도 맞아서 이쪽으로 길을 정하게 됐죠.” (이원재)

“저는 음악은 하나의 길로 통한다고 생각해요. 일렉트로닉은 더 일렉스럽게, 어쿠스틱은 더 어쿠스틱하게... 일렉을 지향하지만 어쿠스틱적인 부분이 묻어난다면 조이파크만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니까 전향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조성민)

“의견 충돌을 항상 경험하지만 결론적으론 하나로 뜻이 모이더라고요.” (이원재)

조성민


조이파크의 일렉트로닉은 첫 발을 떼자마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월 네이버에서 주최한 뮤지션 리그에서 결선에 진출해 싱글 앨범 'Celebrate!'로 차세대 트렌드세터 아티스트로 주목받은 것이다. 세련된 음악성과 섬세한 멜로디가 리스너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조성민은 “뮤지션 리그 프로젝트 공고가 떴고 600팀 중 6팀을 뽑는다고 했다. 자신이 없었다”, 이원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참가했는데 너무 좋아해주셔서 좋았다. 뮤지션 리그 이후에 소속사도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싱글 후 지난 23일 정오 발표된 새 앨범 ‘ORANGE FROM’에는 타이틀곡 ‘Alive’와 수록곡 ‘캘리포니아 오렌지’ 2곡이 수록됐다. 'Celebrate!'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일렉 감성의 연장선이다. 조이파크는 곡 전개로 하나의 큰 드라마를 구성했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Alive’는 미드나잇이 지나 동이 트는 순간을 이야기한 곡으로 나이로만 국한되지 않은, 정신적 젊음을 누리고 영원할 수 있음을 노래했다. 수록곡 ‘캘리포니아 오렌지’는 낮을 표현한 곡으로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만난 미소가 아름다운 매력적인 여성을 오렌지에 비유했다.

“여름 휴가철에 듣기 좋은 노래죠. 캘리포니아 해변에 가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고 친해져서 하루를 보냈지만 내일 떠나야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실제 경험을 토대로 각색했죠. 제가 작년에 런던을 갔는데 돌아오는 날 아침에 공항에서 어떤 여성분과 친해졌어요. 공항은 자본주의적인 공간인데 저는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감성을 느꼈었거든요. 그런 젊음에 대한 내용이에요.” (조성민)

“이 친구와 달리 저는 공항에서 이별한 상황이 세 번 정도 있었어요. 곡을 듣고 공감했죠.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얼라이브’ 피처링을 도와준 지애린이라는 분 역시 저희와 함께 데뷔했어요. 신촌에서 버스킹하는 모습을 보고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연락을 드렸죠. 중성적인 느낌이 나는 보컬리스트가 필요했거든요.” (이원재)

이원재


가수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과 성향이 다르다고 판단, “TV오디션 방송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우리만의 고집을 부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조이파크지만 음악을 할 때 대중성을 배제하진 않는다.

“간혹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중성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대중성은 공감의 잣대이기도 하거든요.” (조성민)

“대중성이 과한 음악에는 부정적이지만 대중음악 자체에는 부정적이지 않아요. 좋은 음악이라면 대중성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요. 그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이원재)


조이파크는 “길거리에서 우리 음악이 나온다는 제보를 듣긴 했다”며 홍대 소극장 투어 계획을 전했다.

“저희가 멋있고 무게 있어 보이는 캐릭터들은 아니잖아요.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들이죠. 조이파크라는 이름과도 잘 어울리고요. 저는 보컬, 이원재는 프로듀싱 이렇게 나누기보다는 라디오헤드처럼 기타 치다가 노래하는, 역할 구분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성민)

“놀다가 이거 해보자 ‘재미있잖아’라면서 작업하는 경우가 진짜 많아요. 가수는 이름 따라가니까 듣는 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음악 하겠습니다. 저희가 무대에 서면 멤버는 2명인데 디제잉 장비부터 기타 등 다양하게 구비해놔요. 기대해주세요.” (이원재)

“마니아 층을 늘려서 다음 세 번째 앨범에선 더 좋은 반응을 불러오도록 노력하려고요. 'Celebrate!'를 듣고 싱글이어서 아쉽다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다음 앨범은 10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군대도 다녀왔고요. 롱런하고 싶습니다. (웃음)” - 조이파크 -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엔에스씨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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