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토크②] MC 딩동 “가수 쇼케이스서 국정농단 질문...식은땀 줄줄”

입력 2017-10-04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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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MC 딩동은 앞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900만명과 만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한 달에 4~50개의 행사를 진행한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셈이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는 와중에 실수담이나 돌발 상황 에피소드 하나 없을 리가. MC 딩동은 행사 진행 도중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문희준 씨 쇼케이스가 가장 기억에 난다”고 말했다.

“문희준 씨가 굉장히 오랜만에 앨범을 내서 쇼케이스를 열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가 아마 국정농단 사건이 막 터졌던 때로 기억을 해요. 그런데 한 기자 분이 이 사건에 대한 생각을 들려달라는 질문을 하셨어요. 아마 문희준 씨가 록커이고 앨범에도 사회적 메시지가 많았기 때문에 하신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꽤 아찔했죠. 순간 정적이 흐르고 제 등 뒤에서는 식은 땀이 흘렀고요. 그 때 ‘많은 분들이 사건에 가지는 생각이 있지 않느냐. 문희준 씨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는 말로 대처한 적이 있어요.”


이 밖에도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 방송을 위해 광화문에서 진행했을 때도 회상했다. MC 딩동은 당시 KBS 대선 방송에서 광화문 현장을 통솔해야 하는 책임을 맡았다.

“당시에 KBS 이원 생중계로 ‘광화문 현장 나와주시죠’ 하면 사람들이 모여서 환호하는 그림이 나와야 하는데 비도 왔고 JTBC 광화문 스튜디오에 사람이 몰렸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는 KBS 무대 앞에 사람이 너무 없는 거에요. 속으로 ‘이거 진짜 큰일났다’ 싶었죠. 그 때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있었는데 그럴 때가 아니가 싶었어요. 그래서 우산을 내려놓고 ‘지금 오는 비는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기쁨의 눈물일 수도 있고 슬픔의 눈물일 수도 있지만 이 눈물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맞겠다’고 했죠. 그렇게 조금씩 사람이 모여 나중에는 객석을 가득 채웠죠. 그 때의 경험은 정말 짜릿했어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 경험이었어요.”

이어 그는 계속 대선 방송 당시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선거 때 누구를 뽑았느냐”는 시민의 집요한 질문에 대처해야 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준 것.

“그 때 한 어르신이 ‘누구를 뽑았느냐’고 여쭈시는 거에요. 전 ‘그래도 비밀투표이니 말씀을 못 드린다’고 했더니 ‘그래도 말을 해달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하느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는 저도 약간 자존심이 상했죠. 그래서 그 때 마침 LED 화면에 후보들 얼굴이 뜨기에 한 명씩 기호와 이름을 말했어요. 그 후에 ‘아버님 지금 박수 소리와 환호성 들으셨죠. 저도 사람인지라 지금 이 분들과 같다’고 했어요. 결국엔 그 분도 저를 인정해 주셨죠.”

→베테랑토크③으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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