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닭발’ 최정환 “SG워너비에 가려져…노래 트라우마 있다”

입력 2017-10-08 11:00:00

[DA:인터뷰] ‘닭발’ 최정환 “SG워너비에 가려져…노래 트라우마 있다”

“서른 살 때부터 빛을 볼 것이고, 서른세 살에 자리 잡는다”

엠투엠 출신이자 우리에게는 tvN ‘수상한 가수’ 4연승에 빛나는 닭발로 더 익숙한 가수 최정환은 3년 전 이 같은 사주풀이를 건네받았다. 간절했기에 운수가 맞아떨어진 것일까? 사주 풀이대로 최정환은 서른 살인 현재 ‘수상한 가수’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33세 즈음 제대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현재 군복무 중이다.

“저는 정말 계획적인 사람이에요. 27세 때 정신적으로 가장 맛이 가 있을 때 사주를 봤고 풀이를 듣고 서른 살에 군대를 가겠다고 결심했었죠. 나이가 있지만 그동안 혹시나 어떤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군대를 미룬 게 사실이에요. ‘수상한 가수’ 출연 전에 이미 입대 마음을 먹었고 이제는 나이도 꽉 찼으니 더 마음 편안하게 갔다 오려고 합니다.”

2005년 엠투엠 두 번째 앨범부터 합류한 최정환은 13년차 가수다. 하지만 그는 같은 기획사 MBK, 구 GM기획 소속 그룹 SG워너비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최정환은 “엠투엠 역시 SG워너비와 비슷한 노래를 불렀고, 당시 김진호 형의 보컬을 이길 사람이 없었다”고 긴 무명 시절을 경험하게 된 원인을 분석했다.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님이 작곡을 하셨던 시절에 그분에게 오디션을 봤는데 저를 김광수 대표님에게 소개시켜주셨어요. SG워너비와 같은 회사인데다 작곡가 라인업도 같고 마케팅 방법도 비슷하니 엠투엠은 SG워너비와는 다른 특별함을 갖추기 힘들었던 거 같아요. 특히나 김진호 형의 색깔을 대신하는 목소리도 없었고요. SG워너비를 뛰어넘지 못했던 것이죠.”

모순되게도 최정환은 ‘수상한 가수’에서 SG워너비의 ‘살다가’를 불러 시청자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선 “정말 부담스러웠다. 김진호 형을 지울만한 승부수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수상한 가수’ 경연 준비 과정과 복제가수 홍석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살다가’를 연습을 하는데 홍석천 형이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위로 받았던 노래라고 해요. ‘홍석천 형을 울리면 되겠다’ 싶었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불러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처음에 홍석천 형을 제 복제가수로 소개받았을 때는 당황했었죠. 완전 연예인일 것 같았고 까칠할 줄 알았거든요. 정말 편안한 형이에요. 형한테 물어봤는데 석천이 형이 ‘넌 내 스타일 아니야~’라고 하셨죠. 그래서 이렇게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예요.(웃음)”


‘수상한 가수-닭발’이라는 애칭은 운명이었다. 닭발 사업을 시작한지 3개월에 알고 지내던 형이자 MBC ‘무한도전’ 박명수 매니저로 알려진 정실장님의 제안으로 ‘수상한 가수’에 출연하게 됐다. 닭발집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던 최정환 손에 다시 마이크가 굴러들어온 셈이다. 출연과 관련해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닭발집 홍보라도 하자”는 마음도 있었다.

“닭발 가게 인테리어를 마무리한 바로 다음 날 전화를 받았어요. 저에게 닭발집 운영은 제2의 인생이자 미래를 설계해야하는 중요한 일이었거든요. ‘수상한 가수’ 출연했다가 괜히 혼란스러워질까봐 고민했었죠. 하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느꼈고, 마지막으로 나가서 ‘이런 가수가 있었습니다’ 정도만 알리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었죠.”

요즘엔 ‘수상한 가수’를 비롯해 ‘복면가왕’ 슈퍼스타K' 등 재기를 희망하는 무명 가수들에겐 기회가 많다. 하지만 최정환은 그룹이 실패했다는 트라우마와 냉정한 평가를 받아들일 용기가 부족했고, 기회들을 적극적으로 잡지 않았다.

“엠투엠이 노래를 교과서처럼 잘 불러야하는 그룹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기계처럼 노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느낌가는대로 노래하는 편이거든요. ‘수상한 가수’든 다른 프로그램이든 그 부분이 부담으로 다가와서 출연을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현역 가수인 채로 ‘수상한 가수’에 나갔더라면 이런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노래가 재미 없게 들렸을 지도 모르죠. 또 13년차 가수인데 ‘노래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내가 무명 가수가 된 이유가 ‘실력이 부족해서’일까봐 두려웠던 것이죠. 칭찬받아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의 인물이 됐을 땐 “목소리가 익숙했다면, 왜 여태까지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던 겁니까”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최정환은 “‘수상한 가수’에 정말 감사하다. 내가 헛되게 살지 않았다는 걸 확인받았기 때문”이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더불어 상품성 있는 솔로 가수로서의 가능성까지 엿본 최정환은 ‘끝도 없이 사랑해’로 ‘수상한 가수’의 감동을 이어갔다. 축가에 걸맞은 러브송으로 최정환과 아내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끝도 없이 사랑해’ 가사를 저와 와이프가 같이 쓴 셈이에요. 웨딩 사진을 찍고 녹음실에 가서 작업한 노래죠. 데뷔한 이래 요즘 가장 활발하게 연예인 놀이를 하고 있어요. (웃음) 결혼식에서 이 노래를 아내와 듀엣으로 부르고 싶어요. ‘수상한 가수’에 출연한 건 제 인생 신의 한수였지만 ‘끝도 없이 사랑해’ 흥행을 기대하진 않아요. 댓글이 100개만 넘는 다면 행복할 거 같네요.”

최정환은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에게 아직 물이 들어오진 않았다. 단지 물이 들어 올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가능성만 본 단계”라며 전역 후 활동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가수되길 잘 했죠?’ ‘버티길 잘한 거죠?’라고 물어본다면 답을 못하겠어요. 가수로서 제가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를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가수로서의 뿌듯함을 느끼려면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뭐, 군대 다녀와서 또 노력하면 되지 않겠어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라망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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