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천우희 “멜로·로맨스 기피? NO…언제나 환영”

입력 2017-10-09 15: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천우희 “멜로·로맨스 기피? NO…언제나 환영”

천우희는 조곤조곤 제 할 말을 다 하는 배우다. 민감한 질문에도 ‘쿨’하게 넘어가는 의연함과 꿋꿋함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 있다. 지난달 26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연출 이윤정, 원작 구동회)이다.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 드라마. 천우희는 극 중 ‘용병’이라 불리는 계약직 기자 이연화 역을 맡았다. 이연화는 어리바리하지만 끈기와 신념을 바탕으로 기자로서 성장해 나가는 인물. 쭈뼛거리면서도 제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근성의 캐릭터가 천우희와 일맥상통한다.

“이연화라는 인물은 꿋꿋하고 자기 소신이 뚜렷한 친구예요. 늘 주눅 들어 있지만, 웅얼거리면서 제 할 말은 다 하는 아이죠. 현실적이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소신이 저와 많이 닮았어요. 그리고 이연화를 연기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인터뷰하며 만나던 기자님들의 애환을 조금을 이해할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은 특별한 경험 같아요. ‘아르곤’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아르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 천우희다. 그도 그럴 것이 ’아르곤’은 천우희의 첫 드라마 주연작. 줄곧 스크린 활동에 집중하던 천우희가 오랜만에 ‘일탈’을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히 예전에는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어요. 드라마에 관심이 생길 때쯤에는 시기와 상황이 맞았고요. 딱히 드라마를 거부했던 건 아니에요. 정말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아르곤’ 역시 영화 촬영과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어요. 8부작이라는 점도 한몫했고요.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출연 거예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웃음)”

천우희는 작품을 볼 때 ‘글’을 먼저 본다. 글이 좋으면 출연 욕구가 샘솟는다고. 그렇기에 시즌2 역시 대본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시즌2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는데, 당장 계획은 없다. 내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제작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시즌2가 제작된다면 먼저 대본을 보겠다. 대본이 좋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작품 보는 ‘눈’이 남다른 천우희다. ‘써니’, ‘한공주’, ‘손님’, ‘곡성’ 등 개성 강한 영화와 캐릭터로,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여배우로는 드문 필모그래피를 지니고 있다. 멜로나 로맨스물이 가득한 보통의 여배우들과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멜로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끔씩 ‘왜 난 항상 힘들까’ 생각했어요. 쉽지 않은 캐릭터들을 연기한 것 같아요. 사실 최근 제작되는 영화들도 멜로나 로맨스물은 없어요. 워낙 메시지 강한 영화 위주로 제작되다 보니 제가 멜로나 로맨스 연기를 할 기회가 없었죠. 저 역시 이야기가 있는 걸 고르다 보니 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지금은 멜로나 로맨스물이 들어온다면 하고 싶어요. 상대 배우요? 조승우 선배님이나 양세종 씨, 유승호 씨가 눈에 들어와요. 그렇지만 이것도 언제 바뀔지 모르겠네요. 그때마다 배우들의 매력이 달리 보이는 것 같아요. (웃음)”

천우희는 선 굵은 캐릭터보다 로맨스를 꿈꾼다. 그러나 실제 연애만큼은 ‘노코멘트’에 가깝다. 그는 “연애와 연기를 분리해서 가고 싶다. 연기를 더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애도 할 만큼은 한다. 연애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 있다. 다만 공개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난히 바쁜 한해를 마치고 새로운 작품을 앞둔 천우희다. 그는 “올해 많은 것은 한해가 아닌가 싶다. 열심히 일했고, 배운 것도 많다”며 “이를 자양분 삼아 내년에도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아르곤’에 출연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