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선경 “1년만에 빚청산, 국민 트로트 가수 되겠다”

입력 2017-10-30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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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선경 “1년만에 빚청산, 국민 트로트 가수 되겠다”

가수 선경이 1년 만에 빚을 청산하고 국민 트로트 가수로 도약할 것을 약속했다.

선경은 2010년 ‘좋은 날이 올 거야’로 데뷔, 2012년 처음으로 소속사와 일을 함께 했지만 불합리한 관계를 체감하고는 결별, 다시 홀로 서게 됐다. 그는 “2016년에 혼자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모든 활동 지원을 사비로 해야 하다 보니 빚이 생기더라고요. 열심히 일을 해서 2017년 4월에 빚의 대부분을 청산했습니다”라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월에 발매된 ‘밥을 한번 살까’는 선경 인생의 가장 시린 부분을 감싸준 노래이기도 하다. 송광호 작곡가는 항상 “밥 먹었느냐”고 선경에게 안부를 물었고, 송 작곡가는 자존심이 센 선경의 마음을 열게 하는 사람이다.

“저는 자존심이 센 편이에요. 아무에게나 속내를 이야기하지 않죠. ‘밥을 한 번 살까’는 늘 ‘밥 먹었냐’ ‘안 먹었으면 지금 사줄게 나와’라고 말해주시는 송광호 선생님과 저의 이야기예요. 누군가에게는 그냥 끼니를 묻는 말로 들릴지언정 저에게는 ‘밥 먹었느냐’는 말이 감동적으로 다가오거든요. 하루 종일 노래만 부르고 끼니를 못 챙길 때도 있죠. 이전 회사에서 나오고 빈털터리가 되니까 송광호 선생님이 생각나더라고요. 내 끼니를 걱정해주는 사람. 자존심이 상했지만 선생님에게 진솔하게 다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1년 안에 이 빚을 청산하지 못하면 가수를 그만 두겠다’고 저 자신과 약속을 했죠.”

빚을 진다는 것. 적어도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며 상경한 10년 전 선경에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자신할만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텔경영을 전공한 그는 2005년 제대한 후 2006년부터 장사를 했고, 대학생 때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공개 방송을 통해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동네에 소문이 나 경상북도 문경시 대표로 전국 노래 대회에까지 참가해 수상했다. 그러던 중 KBS1 ‘전국 노래 자랑’ 예선에서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수로 등록이 돼 있다는 걸 알았고 ‘전국 노래자랑 초대 가수로 출연해보자’는 각오와 함께 서울로 왔다.

“겁 없이 서울로 왔고 2년만 하다가 다시 집으로 가려고 했었어요. 자신있었죠. TV에는 하루아침에 스타된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단순히 그런 꿈만 품고 상경한 건데 현실은 또 다르더라고요. 점점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지금은 당시 제가 가졌던 건방진 생각들이 다 없어졌어요.”


그는 “처음부터 트로트 가수를 하고 싶어 했다”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가요제에서 발라드, 트로트 모두 성적이 좋았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도 관객들도 만족하는 무대는 트로트를 불렀을 때였죠. 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더라고요. 조기교육 효과일까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야유회를 가시면 저를 불러서 노래해달라고 하셨고, 초등학생 때부터 박남정 닮은꼴로 만나는 사람마다 ‘기억 니은 춤 춰달라’로 했었거든요. 다른 사람 앞에서 무대를 하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게 저에겐 익숙했었죠.”

방송 활동부터 지역 행사, 주부 노래 교실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는 “무대 위에서는 가장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무대에 올라가니 다르네~’라는 반응이 최고의 팬서비스가 아닐까”라고 진정성 있는 무대를 약속했다.

“‘앙코르’이라는 말을 들으면 감사해요. ‘너를 통해 다시 한 곡을 더 듣고 싶어’라는 의미잖아요. 그리고 저의 본바탕은 트로트지만 대중들이 원하신다면 다양한 장르를 들려드릴 준비도 돼 있죠. ‘밥을 한 번 살까’는 정통 트로트에 가깝긴 해요. 하지만 춤, 현란한 퍼포먼스 보다는 노래 자체로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모든 거품을 다 뺐죠. 오히려 제가 춤을 안 추니까 관객들이 리듬에 맞게 즐겨주시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이번 노래는 만만하게 불렀습니다. ‘너 아니면 못 불러’가 아닌 ‘너보다 내가 더 잘 부를 수 있겠다’고 느끼실 거예요. 그런 만만한 노래니까 많이 불러주세요.”

마지막으로 선경은 ‘밥을 한 번 살까’의 흥행을 기대하며 “빚을 청산하고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현실적인 목표까지 덧붙엿다.

“유명한 주부 노래교실은 1년 라인업이 꽉 차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요. 히트한 트로트 중에는 노래교실에서부터 인기를 얻은 것들도 있죠. ‘밥을 한 번 살까’는 느낌이 좋아요. 많이 불러주시고, 어린 친구들도 패러디를 해서 영상을 올리기도 하거든요. ‘무조건’ ‘어머나’처럼 국민 트로트곡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내심 기대 중이에요. (웃음) 돈 이야기를 꺼내서 조금 그렇긴 한데 흥행의 연장선으로 제 목표가 금전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저는 행사에만 참여했을 뿐인데 기부자가 돼 있더라고요. 7년간 개런티를 기부금으로 환산해주셨고 1억 8천만 원을 기부한 사람이 됐어요. 빚도 있는 사람인데... 울었죠. 그리고 ‘밥을 한 번 살까’를 시작으로 ‘정말 기부를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제 생활이 자리잡고 나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현실적인 일인 거 같아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애드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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