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민우혁 “옥주현, 밤 10시 연습 끝나고도 특훈…너무 좋다”

입력 2018-01-03 16:10:00

[DA:인터뷰] 민우혁 “옥주현, 밤 10시 연습 끝나고도 특훈…너무 좋다”

“어제 (옥)주현 누나가 전화가 와서 오늘 연습 끝나고 시간 되면 왈츠를 배우자고 하더라고요. 러시아 현지 제작진들에게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들어야 한다며 누나가 왈츠 선생님을 따로 불러서 연습을 하자고 했어요. 전 너무 좋았죠. 누나의 이 열정적인 모습, 정말 대단해요.”

한파가 시작된 어느 겨울 날 만난 민우혁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있었다. 처음에는 작품의 무대와 음악, 그리고 이야기에 반했지만 지금은 연습 중인 배우들에게 반한 눈치였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배우들과의 이야기로 끝난 것을 보면 말이다.

내년 1월 10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불세출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자 ‘톨스토이’의 나라, 러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 프로덕션인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세 번째 흥행작이다. 민우혁은 극 중 전도유망한 러시아 장교이자 ‘안나’와 운명적인 사랑 앞에선 ‘브론스키’ 역을 맡았다.

역할을 제안 받은 뒤 러시아의 공연을 동영상으로 본 민우혁은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일단 무대가 환상적이었다. 홀로그램 기술이나 조명 등 역대급이 아닐까? 게다가 음악이 새로워서 관객들이 그동안 듣지 못한 느낌의 음악을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스링크, 무도회장, 안나의 집, 브론스키의 집, 기차역까지 다 무대 위에서 표현이 돼요. 아마 최신 기술을 사용한 현대적인 뮤지컬을 보는 기분이 드실 거예요. 제가 ‘레미제라블’이나 ‘아이다’를 하면서 조명이나 무대 기술 등에 감탄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안나 카레니나’는 또 다른 놀라움이 있어요.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의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배우에게 있어서 큰 의미이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동반된다. 민우혁도 이를 동감하며 “한국에서 초연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 두 명과 함께 하니 잘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정이 있는 남성이 또 다른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두 어깨가 무거운 역할”이라고도 표현했다.

“‘브론스키’는 매우 잘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더라고요. 잘 못하면 욕먹을 수 있는 캐릭터여서.(웃음) 결국 브론스키는 안나를 떠나 가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굉장히 ‘새드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각자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작품에서 보였으면 좋겠어요.”


전작 뮤지컬 ‘벤허’에서 초연에 임한 이후 ‘안나 카레니나’를 대하는 자세 또한 달라졌다. 그는 “매 작품의 역할이 내겐 소중하지만 ‘벤허’의 ‘메셀라’를 해냈을 때 성취감은 또 다르더라. 만들어냈다는 것 때문일까? 정이 조금 더 간다. ‘안나 카레니나’도 그렇다. ‘첫 번째’이기 때문에 의미 있고 더 잘 만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연습을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을 물으니 남자다운 매력을 풍겨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극 중 안나와 브론스키는 무도회에서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왜 안나가 첫 눈에 브론스키에게 반했는지 공감을 하게 할 만큼의 매력을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그는 “안나와 브론스키는 귀족 중에서도 상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든 행동에서 품격이 있고 모든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어야 했다. 아니, 근데 내가 그런 인생을 살아봤어야…. 하하하.”

“브론스키는 여성의 손에 키스를 할 때만 빼고는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아요. 늘 꼿꼿하게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걸음부터 모든 자세에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해요. 제 목표는 관객들이 ‘안나가 왜 브론스키와 미친 듯이 사랑에 빠진지 알겠다. 모든 걸 버리고 브론스키에게 갔는지 알겠다’라는 말을 듣는 거예요.”

함께 하는 옥주현, 정선아, 그리고 이지훈 등과는 어떻게 연습을 하고 있을까. tvN ‘인생술집’에서 “핑클 시절, 옥주현을 가장 좋아했다”라고 말했던 민우혁은 옥주현의 노력에 깜짝 놀랐다고. 그는 “‘위키드’로 (정)선아의 열정은 알고 있었다. 주현 누나 역시 노력이 대단하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왜 두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여배우들인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지훈 형도 그렇고 앙상블까지 모두 열심히 해요. 지훈이 형 같은 경우는 어려운 것들을 먼저 나서서 하는 편이라 제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연습에 임할 수 있도록 해줘요. 배려 받는 기분이 들어요. 지금 연습을 굳이 표현하자면 스파르타? 정말 빡세게(?)해요. 앙상블도 정말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인데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화장실 갈 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그래서 결과물이 더 기대가 돼요.”

2012년 ‘젊음의 행진’이후 5년 만에 대극장을 꿰차고, KBS 2TV ‘불후의 명곡’, ‘살림하는 남자들2’ 등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민우혁은 배우로서 누구보다 행복한 행보를 걷고 있다. 점점 그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반응이 있어 단독콘서트를 열어도 될 정도다. 그토록 원했던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만큼 부담감도 크다. 경력을 쌓일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그는 “좋은 작품이 오고, 제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이 많아지니 더없이 좋다. 그 만큼 날 보는 눈도 많아지니 더 신경을 써야할 게 많아진다”라며 “예전에는 나 혼자 잘하면 되는 신인이었지만 이제는 남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이 돼야 하더라”고 말했다.

“제 롤모델이 양준모 선배예요. ‘레미제라블’할 때 선배가 제게 ‘선물 같은 사람’이라며 늘 격려해주셨어요. 그리고 대기실에 가면 끊임없이 연습을 하고 계신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특히 선배가 늘 우리에게 하셨던 말은 ‘관객은 오늘의 공연이 첫 공연이다’라는 거였어요. 그러면 반복된 연기에 지쳐도 힘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나이를 먹으면 그런 선배가 될 수 있을지. 지금도 퇴근길에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이 여러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지혜로운 대답을 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더 훗날에 이런 후배들이 많이 생길 테니 우선 제가 잘해야죠. ‘저 선배 진짜 멋지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제가 더 노력할 겁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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