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김여진 “‘슬빵’ 여자 버전, 재미 없을까요?”

입력 2018-01-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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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공유앓이’를 하다가도 설 자리 없는 여배우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

배우 김여진과 인터뷰를 하다 드라마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서 ‘민지숙’ 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마녀의 법정’은 일반적인 드라마와 달라서 참 좋았다”라고 말했다.

“여자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가지고 끌고 가는 작품을 ‘대장금’ 이후로는 처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마녀의 법정’은 애착이 좀 더 가요. 작가님이 ‘마이듬’(정려원 분)을 변질되지 않게 캐릭터를 유지시켜주신 게 정말 좋았죠. 게다가 려원이가 상을 받았잖아요. 다들 한 마음으로 축하를 해줬죠.”

드라마 이야기를 꺼내며 김여진은 스스로 “내게 ‘덕후’ 기질이 좀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물었다. 아이를 키우며 본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tvN ‘비밀의 숲’과 ‘도깨비’를 재미있게 봤다. 한 때 ‘공유앓이’를 심하게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지금 연습 때문에 본방송은 보지 못하지만 다시 보기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로서는 재미있게 봤지만 여배우로서는 여전히 제약이 많은 환경에 안타까움을 전달했다. 김여진은 “주연이든 조연이든 여배우에게 오는 기회가 많이 없다. 왜 여배우는 남자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 누구의 엄마, 누구의 며느리로 나와야 하는 걸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없어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로 드라마를 봤을 때는 아무렇지 않아요. 남자배우가 너무 멋있잖아요.(웃음) 다들 내 마음과 비슷한가. 하하. 대부분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여자들이다 보니 생기는 현상 같아요. 하지만 이 현상은 제 현실이기도 하잖아요. 여배우로서 TV를 보면 정말 서글퍼요. ‘슬기로운 감빵생활’ 같은 소재를 여성이 하면 재미가 없을까요?”

한편, 김여진이 출연하는 연극 ‘리차드 3세’는 2월 5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배우 황정민, 정웅인 등이 출연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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