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소공녀’ 이솜 “정우성, 항상 응원해줘…고마운 이사님”

입력 2018-03-20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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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은 모델 출신 연기자다.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통해 연기에 발을 담근 그는 ‘모델 출신’의 또래들과 비슷한 길을 걷는 듯 했다. 활동 초기 이솜은 본진인 패션 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연기자의 영역을 점차 확장해나갔다. 김우빈 김영광 이수혁 등 모델 출신 동료들이 대거 출연한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이솜도 출연했다.

하지만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 있다. 영화 ‘푸른 소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마천루’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산타바바라’ ‘하이힐’ ‘좋아해줘’ 등에 출연한 이솜. 그의 출연작 대부분이 상업적으로 ‘대박 흥행’을 노린 작품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품 규모에 얽매이지 않았고, 한방을 노리기보다는 도전을 택했다.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 영화 ‘마담 뺑덕’을 통해 수위 높은 러브신에 도전하기도 했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출연한 이솜은 연기 데뷔 8년 동안 스무 작품 가까이 차곡차곡 쌓아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영화 ‘소공녀’ 또한 이솜의 행보와 맞닿아있다. ‘소공녀’는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를 그린 작품. 이솜은 주인공 ‘미소’를 맡아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범죄의 여왕’으로 인연을 맺은 광화문시네마와 두 번째 작품.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것도 인상적이지만 더 놀라운 건, 작품을 제안 받는 위치에 오른 이솜이 먼저 제작사를 찾아갔다는 것이다.


Q. ‘소공녀’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A. 제작사 광화문시네마를 워낙 좋아해요. ‘족구왕’을 보고 팬이 됐어요. 작품으로는 ‘범죄의 여왕’ 때 인연을 맺었죠. 그때 제가 먼저 찾아가서 ‘출연하고 싶다’고 했어요.

‘소공녀’는 ‘범죄의 여왕’ 때 쿠키 영상을 보고 알았어요. 재밌는 작품이 나오겠다 싶었어요. (광화문시네마 대표이자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님께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봤는데 캐스팅 단계라고 하더라고요. 30대 중반의 배우를 찾는다고 했는데 저와 연령대가 다르다보니 ‘응원하겠다’고 했죠. 사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좋았는데 티 내지 않고 숨기고 있었어요.


Q. 제작사에 먼저 찾아갔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네요.

A.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어필도 하고 직접 찾아가야 제 작품이 되는 거니까요. 적극적이어야 할 것 같아요.


Q. 그런데 미소의 연령대가 낮아졌어요. 이솜 씨 캐스팅의 영향이 있었겠죠.

A. 다른 사람을 캐스팅하려고 하다가 잘 안 된 것 같아요. 하하.


Q. 미소는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했나요.

A. 현실에 많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없는 친구? 좋아하는 것을 많이들 포기하는 요즘에 좋아하는 것을 위해 집을 포기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미소 같은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Q. 미소와 닮은 점이 있을까요.

A. 저는 미소를 존경해요. 음- 여유를 좋아하고 사랑과 우정을 좋아하는 건 조금 닮은 것 같아요.



Q. 극 중 연인으로 호흡한 안재홍 씨는 어땠나요.

A. 예전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 중 한 명이었어요. ‘족구왕’을 보고 팬이 됐죠. 오빠가 ‘소공녀’의 한솔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다고 해서 기분 좋았어요. 오빠의 매력은 인간미가 있다는 거예요. 재밌는 농담을 하면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연기할 때도 그런 점이 묻어나더라고요. 오빠에게 배려 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Q. 영화에서 다루는 월세와 보증금.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죠. 이솜 씨 개인적으로도 공감했나요.

A. 그럼요. 저도 월세 개념은 잘 알아요. 가족과 같이 살아서 자취를 해본 적은 없지만 주변 친구들이 많이 겪는 문제거든요. 친구들과 이야기 많이 나누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Q. 미소에게 ‘소확행(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은 위스키 담배 남자친구인데. 이솜 씨의 세 가지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A. 커피, 영화관 그리고 산책을 포함한 여유. 혼자 영화관에 가는 것을 좋아해요. 영화는 혼자 봐야 하거든요. 같이 봐도 재밌지만 시간이 맞는 친구들이 없다 보니…. 혼자 가요.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것 같아요. 혹여나 알아보더라도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다들 친구, 연인과 오는데 저에게 관심을 가질까요? 하하.


Q. ‘소공녀’는 여성 원톱의 작품인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A. 없어요. 다른 작품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던 것 같은데 ‘소공녀’는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저에게 소중한 것들을 많이 선물해준 작품이죠. 첫 리딩을 마치고 회식 자리에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한 기억이 나네요. 제가 막내였는데 선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셨어요.


Q. 소중한 것. 어떤 것들을 받았나요.

A. 스케줄 관리도 직접 해보고 현장에도 매니저 없이 혼자 다녀보고 그랬어요. 스태프들과 가까워졌고 끈끈해졌죠.


Q. 소속사가 있는데 굳이 왜죠?

A.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해보니까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이 느끼는 것들을 저도 알 수 있으니까 좋았어요. 단점은, 스태프들과 너무 가까워져서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것까지 다 보인다는 거예요. 퇴근할 때 너무 졸린 데도 직접 운전해서 가야하고요. 불편한 것도 분명히 있지만 해 볼만 한 것 같아요.



Q. 아, 소속사 이사인 정우성 배우가 언론시사회 때 참석했다고 들었어요.

A. 소속 배우들의 작품 시사회 때 많이 챙겨 보는 편이세요. ‘소공녀’는 반응은 못 여쭤봤는데 ‘재밌게 봤다’고 해주셨어요. 자주 연락은 못 해도 소속 아티스트가 어떤 컨디션인지, 어떤 작품을 보고 있는지,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 정도는 알고 계신 것 같아요. 항상 응원해주시죠.


Q. ‘소공녀’를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요.

A. 저에 대한 칭찬이나 평가보다는 미소를 좋아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배우 이솜이 추구하는 방향이 궁금해요.

A.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 중에 ‘하나만 해야 한다’ 식은 아니에요.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양성 영화도 많이 해보고 싶고 상업 영화도 하고 싶어요.


Q. 요즘 눈여겨보는 작품이나 장르가 있나요.

A. 구분 없이 다 열어놓고 있어요. 영화도 좋고 드라마도 좋아요. 좋은 캐릭터만 만난다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전해야죠.


Q. 예능 생각은 없나요.

A. 사실 조금 보고 있어요. 출연을 고심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말도 잘 못해요.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 과연 도움이 될까요?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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