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알베르토-다니엘-기욤이 밝힌 #한국생활 #장단점 #연기 욕심

입력 2018-03-22 0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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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디픽쳐스&비앙스튜디오

[DA:인터뷰] 알베르토-다니엘-기욤이 밝힌 #한국생활 #장단점 #연기 욕심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 그리고 기욤 패트리. 이들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을 한국에서 생활해온 외국인들이다. 특히 프로 게이머 출신으로 2000년 한국으로 건너 온 기욤 패트리는 캐나다보다 한국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 외에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먼저 각국을 대표하는 외국인들의 토크쇼 ‘비정상회담’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는 것. 물론 기욤 패트리의 경우 선수 시절부터 유명했지만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비정상회담’이었다.

더불어 세 사람 모두 다재다능한 ‘능력자’다. ‘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들은 예능, 연기, MC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특장점으로 사랑받은 이들은 이제 방송인으로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방송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다. 알베르토 몬디는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고 현재 사회적 기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니엘 린데만은 자작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하고 피아노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 세 사람이 이번에는 특별한 도전을 위해 뭉쳤다. 사진전 ‘남성성의 흔적’의 모델로 참여한 것. 이번 사진전은 마디픽쳐스의 ‘영화 그리고 인물 (Films and Characters)’ 시리즈의 1막으로 고전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의 ‘남성성’을 재해석했다.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 기욤 패트리 모두 사진전의 모델로 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전이 열리는 인사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20일 저녁 세 사람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희연 기자 (이하 정 기자) : 한국에 온 지 알베르토 씨와 다니엘 씨가 각각 10년, 기욤 씨가 18년 됐더라고요. ‘한국 사람 다 됐다’고 느낄 때도 있고 반면 어느 순간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다니엘 린데만(이하 다니엘) : 기욤 형은 진짜 한국사람 다 된 것 같아요. 이제 이방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존재죠.

기욤 패트리(이하 기욤) : (말없이 미소)

정 기자 : 한국에 오래 살면서 느낀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한국생활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다니엘 : 저는 자연을 좋아하거든요. 독일에 있을 때는 집에서 바다나 산에 가려면 최소 5~6시간을 가야했어요. 서울에서는 한복판에서도 산이나 바다에 금방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독인은 비가 많이 오는데 한국은 적게 오잖아요. 또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밝아요. 한국 사람들은 따뜻하고 밝은데 그 점이 매력적이에요.

기욤 :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살 수 있는 이유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도,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좋아해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말을 하면 다들 좋아해주죠. 시장에 가도 할머니들이 ‘한국말 잘하네’라면서 예뻐해 주세요. 캐나다에서는 그런 게 없어요. 언어를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무시당하죠. 미국도 심하고요. 한국에서는 한국말이 서툴다고 해서 무시하진 않잖아요. 우리는 복 받은 것 같아요.

알베르토 몬디(이하 알베르토) : 장점이 많죠. 살기 좋은 나라예요. 치안도 좋고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니까요. 사람들도 정부도 사회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물론 연결된 단점들도 있어요.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하죠.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사진|마디픽쳐스&비앙스튜디오


정 기자 : 장점만큼 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기욤 : 퀘벡에서는 이웃과 다들 친해요.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면서 지내죠. 한국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우리 사람’이 있고 나머지는 다 남이에요. 친해지면 굉장히 의리 있고 잘해주잖아요. 어릴 때부터 친했던 것처럼. 그런 점이 매력적이고 좋지만 남일 때는 너무 달라요. 극과 극이에요.

한국에서는 친구가 누구와 싸우고 있으면 친구 편을 들어야 하더라고요. 인생의 반 이상을 한국에서 살았지만 그럴 때 저는 캐나다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문제가 되기도 했어요. 친구들이나 연인에게 많이 혼났죠. 자기 편들어주지 않는다고요.

정 기자 :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내 편 맞아?” 등등 이었겠죠. 이밖에 또 불편한 부분이 있을까요?

다니엘 : 아무래도 대기오염 때문에 힘들어요. 감당해야 할 문제지만 앞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알베르토 : 대도시에 살면 어디든 대기오염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밖에 단점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어디를 가도 잘 적응하는 편이어서요.

정 기자 : 이번에 사진전에서 모델에 첫 도전했어요. 세 분 모두 다양한 도전을 이어왔는데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요?

기욤 : 마라톤을 해보고 싶어요. 하프부터 도전하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4월에 나갈 계획이에요.

알베르토 : 매년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마라톤 풀코스 뛰기’를 목표로 생각은 하는데 실제로 뛰어본 적은 없어요. 달리기를 워낙 좋아하니까 저도 도전해보려고요. 기욤이랑 같이 해야죠.

다니엘 : 저는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저만의 음악을 만들어서 좋은 음질의 앨범으로 기록한다는 게 정말 큰 행복이더라고요.

동아닷컴DB


정 기자 : 세 분 다 연기에 도전한 적 있더라고요. 알베르토 씨와 다니엘 씨는 드라마 ‘무림학교’에 출연했고 기욤 씨는 웹드라마 ‘썸남’에 출연했죠. 연기를 병행할 계획도 있나요?

다니엘 : ‘무림학교’ 자체는 아쉽게 잘 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액션 신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어요. 저에게 있어서 절대 빼먹고 싶지 않은 경험이에요. 요즘도 매니저와 이야기하는데 혹시라도 작품에 외국인 역할이 필요하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또 해볼 만 한 것 같아요.

알베르토 :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영화 ‘용의자’에 출연한 적 있어요. 기자로 1초 정도 나왔죠. 하하. 연기가 정말 재밌어요. 배우가 아니니까 연기를 어떻게 해야 잘 하는지 잘 모르지만요.

기욤 : 알베르토 연기 잘해요. 작품을 봤는데 잘 했어요.

알베르토 : (미소 지으며) 지난해 제주도에서 단편 영화를 찍기도 했어요. 주인공은 아니었고 작은 캐릭터였죠. 찍을 때 정말 재밌었어요. 사실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왔더라고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또 하고 싶어요. 연기하는 게 힘들지만 재밌기도 해요.

기욤 : ‘썸남’ 같은 캐릭터는 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단계를 하는 외국인 캐릭터였는데 그런 코믹한 캐릭터는 가능할 것 같아요. 정우성이나 권상우 같은 멋진 연기는 자신 없지만 코믹한 건 할 수 있어요.

정 기자 : 다음번에는 영화배우로 인터뷰 할 수도 있겠네요. 그 날을 기대하고 기다릴게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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