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세영 “미투운동, 의미 있는 일…공론화 필요해”

입력 2018-03-22 14: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이세영 “미투운동, 의미 있는 일…공론화 필요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캐릭터로 빛난 배우가 있다. 배우 이세영이다. ‘화유기’에서 1인 3역을 소화한 이세영은 이 작품의 최대수혜자로 꼽힌다. 아이돌 연습생 정세라, 좀비여인 진부자, 신녀에서 악귀가 된 아사녀까지 베테랑 연기자 못지않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최대수혜자요? 말도 안 돼요. 극에 반전을 주고 새로운 사건을 알려줬을 뿐이에요. 큰 비중으로 극을 이끌어가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분들을 옆에서 보면서 대단함을 느껴요.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이 작품을 통해 많이 보고 배웠어요. 저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껴요. 속상하고 절망하기도 했지만, 선배,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해요. ‘화유기’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작품이에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 이세영. 그럼에도 ‘화유기’에서 보여준 이세영의 다양한 캐릭터 연기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사랑스러운 좀비부터 매혹적인 아사녀까지 쉽지 않았을 캐릭터들을 온전히 자신만의 화법으로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세영은 “진부자를 연기하기 위해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를 보면서 연구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좀비 같아 보일까’ 연구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이 15세 관람가 아닌가. 너무 혐오스럽거나 공포스러우면 또 문제가 생기더라. 그래서 최대한 자제한 모습이 진부자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사녀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전했다. 이세영은 “진부자 캐릭터와 달리 아사녀 캐릭터는 연구할 시간이 부족했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도도하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았다면, 그거로 만족한다”며 웃었다.

이세영은 아역 배우로 시작해 만만치 않은 연기 경력을 지닌 배우다. 그리고 그 경력에는 대중이 알지 못하는 상상 못할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제작 환경에서의 비화는 이세영을 일찍 철들게 한 이유 중 하나다. 그렇게 이세영은 조금 더 개선된 제작 환경을 희망한다.

“드라마 제작 환경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해요. 환경과 동시에 일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달라져야 해요. 조금씩 용기 있는 응원이 필요하고, 배우들의 소신 발언도 중요해요. 개선을 위한 노력이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당장 나아질 수 없지만,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해요. 조금 더 달라지는 현장을 기대해요. 솔직히 과거보다는 요즘 현장이 개선된 건 맞아요. 그리고 더 개선되어야 해요. 그렇기에 더 달라질 현장을 기대해요.”

이세영은 최근 사회적으로 화두인 ‘미투’(MeToo) 운동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미투 운동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암묵적으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쉬쉬하곤 한다. 입을 닫고 귀를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분명히 한 번쯤 공론화가 필요하다. 피해자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픈 이세영은 “올해도 지난해보다는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희망한다.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누군가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어릴 때부터 배우라는 꿈에 대해 생각했어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요. 무언가 파급력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은데, 배우만 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좋은 일도 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연기로 사람들이 위안을 받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위안이 되고 싶어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노력할게요.”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