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남북전상하이서붙는다…“현지경험있어원정부담적을것”

입력 2008-08-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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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북한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원정 경기 개최 장소가 결국 평양이 아닌, 중국 상하이로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의 고위 관계자는 20일 “9월10일 열릴 남북전 개최 장소가 상하이로 사실상 정해졌다. 그러나 경기장이 홍커우 스타디움이 될지, 아니면 종합 경기장이 될 지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상하이 축구협회도 ‘남북전 개최’ 사실을 인정했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북전 대결 장소를 상하이로 명시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축구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중인 정몽준 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도 대회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 평양 경기가 무산될 것 같다”며 3국 개최 전망을 밝힌 바 있다. 남북은 당초 평양 시내 유일의 천연 잔디구장인 3만 명 수용 규모의 양각도 스타디움에서 최종예선 첫 경기를 벌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양 국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 ‘제3국 개최안’이 재거론됐고, 결국 상하이에서 또 한 번 경기를 치르게 됐다. 최종예선 진출권을 놓고 3차 예선에서도 만났던 남북은 올해 처음 겨룬 3월26일에도 평양 경기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북측이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평양에서 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중국 상하이로 개최 장소를 옮겨야 했다. 당시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격돌한 양 국은 득점없이 무승부로 마쳤다. 이번에도 북한은 지난 3월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사안으로 인해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한국인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일어나면서 양 국이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를 떠나 경기 장소가 상하이로 확정되자 축구협회도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북한이 자신들에 우호적인 지역으로 생각해온 선양을 피한데다 우리 대표팀에게도 한 번 경기를 치러본 상하이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으로선 현지 분위기와 필드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상하이가 현지 교민들과 대규모 원정단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대도시인 까닭에 관중의 함성과 환호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경기장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정확한 장소와 일정이 확정 되는대로 직원과 일부 코칭스태프를 파견해 미리 점검할 계획이다. 대표팀은 앞서 9월 5일 요르단과 A매치를 치른 뒤 중국 상하이로 이동할 예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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