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의‘30초의기적’…수원,부산에극적인동점골

입력 2008-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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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0초 만에 수원은 되살아났다. 그 주인공은 34살의 노장 미드필더 김대의였다. 수원과 부산의 K리그 17라운드가 벌어진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정규시간 90분을 넘어 후반 추가시간 4분이 다 지나도록 수원은 0-1로 뒤지고 있었다. 그 때 부산 진영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수원이 프리킥을 얻어냈다. 마지막 기회. 수원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이천수’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천수의 오른발이 움직였으나 볼은 부산 수비벽을 맞고 굴절돼 밖으로 나가버렸다. 일제히 이어지는 탄식. 주심은 시계를 봤다. 흐름상 동점골이 터지기는 힘들다고 느낄 무렵,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이번에는 김대의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슛. 그러나 김대의의 발끝을 떠난 볼은 93분 30초 간 신들린 선방을 보여줬던 부산 골키퍼 이범영(19)의 손끝을 지나 오른쪽 구석에 꽂혀버렸다. 순간 빅버드는 귀청을 찢을 듯한 함성 소리와 함께 들썩였고 곧바로 경기는 끝나 버렸다. 말 그대로 30초의 기적. 김대의는 30대 중반의 나이로 팀에서 최고참급에 속하지만 마당쇠 역할을 마다않는 성실한 플레이로 차범근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날도 미드필더와 풀백을 오가면서 결국 역전골과 다름없는 동점골까지 터뜨리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대의는 경기 후 “선수는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디든 주어진 자리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며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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