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마이걸, 동화에서 뛰쳐 나온 ‘여덟 명의 신비 소녀’

입력 2015-10-12 0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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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사진|WM엔터테인먼트

동화책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신비롭고 순수한 걸그룹을 찾는다면, 자신 있게 오마이걸이 그 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데뷔곡 ‘CUPID’부터 사랑의 큐피드로 등장해 묘한 신비감을 불러일으킨 오마이걸은 두 번째 미니앨범 ‘CLOSER’에서는 동화집을 하나로 응축시켜놓은 듯한 콘셉트로 팬들을 좀 더 본격적으로 판타지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CLOSER’에 대해 효정은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라고 표현했으며, 비니 역시 “순수한 소녀의 아련한 모습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이는 “(‘CLOSER’는)‘CUPID’보다 차분해졌다”라며 “뭔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고, 뮤직비디오에도 판타지적인 느낌이 많이 담겼다”라고 ‘CLOSER’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이들의 설명처럼 ‘CLOSER’는 이펙트와 함께 느리게 진행되는 보컬라인과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빨간 망토’, ‘백설공주’를 섞어놓은 듯한 뮤직비디오와 결합돼 여타 걸그룹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오마이걸 멤버들의 실제 성격 역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소녀에 가깝다는 것으로,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인터뷰 시간도중에도 이들의 이런 성격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EXID의 ‘인기가요’ 1위 발표에 같이 울먹여 화제가 됐던)비니는 추석연휴에 가족들과 놀이동산에 갔을 때 학생 두어 명이 자신을 알아보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한 적이 있다며 “정말 신기하고 기뻤다. 갔다 와서 멤버들에게 다 이야기했다”라고 여전히 어린 소녀 같은 모습을 보였고, 지호는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불쑥 감탄사를 연발하며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리고 이처럼 요즘 아이답지 않게 (그것도 8명이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순진무구함이 오마이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일지 모르겠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미 비니 승희 아린, 사진|WM엔터테인먼트


물론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 최근 ‘청순’, 혹은 ‘순수’ 콘셉트를 전면에 앞세운 걸그룹들이 많지만 오마이걸의 ‘순수’는 여타 걸그룹과 다른 느낌으로, 타 걸그룹들이 어딘가에 존재할 여동생이나 여학생들과 같은 순수함이라면 오마이걸은 소설 혹은 만화 속 캐릭터 같은 순수함에 더 가깝다.

데뷔곡 ‘CUPID’와 신곡 ‘CLOSER’의 콘셉트로 인해 구축된 이미지라곤 하지만 오마이걸에게 자주 따라붙는 ‘신비롭다’라는 단어부터가 생각해보면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치열한 아이돌 세계에서 이와 같은 ‘다름’은 하나의 무기일 수도 있지만 역으로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든 ‘낯섦’이 되기도 한다.

우려대로 오마이걸의 다름(혹은 낯섦)은 ‘아직까진’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제 두 번째 앨범을 낸 신인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실력과 비주얼을 갖춘 데다 B1A4의 동생 걸그룹이라는 이슈몰이까지 성공한 것치고는 예상보다 다소 낮은 순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마이걸은 서두르지 않았다. 팬,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승희는 “다양한 연령대분들에게 우리 오마이걸을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그리고 음악적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차곡차곡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실제로도 오마이걸은 여전히 보여줄 것이 수두룩한 그룹으로, 그룹으로서는 물론이고 각 멤버별 매력 포인트까지 보여주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걸리고 또 몇 번의 컴백이 이뤄져야 할지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오마이걸은 걸그룹중에서도 특유의 ‘신비감’ 때문인지 몰라도 유달리 ‘덕심’을 자극하는 그룹으로, 팀으로써 뿐만 아니라 효정, 진이, 미미, 유아, 승희, 지호, 비니, 아린 각 멤버들도 제각각 취향을 저격할만한 포인트를 지니고 있다(참고로 오마이걸은 데뷔 당시부터 ‘엔돌핀’ 지호, ‘사랑둥이’ 아린, ‘반전매력’ 미미, ‘러블리’ 진이, ‘취향저격’ 유아, ‘캔디리더’ 효정, ‘재간둥이’ 승희, ‘똑순이’ 비니라고 스스로를 소개해 왔다).

즉 오마이걸은 아직 단 두 가지의 요리만 보여준 셈이고, 앞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많은 레시피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아 지호 진이 효정, 사진|WM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아직 나오지도 않은 다음 요리에 정신이 팔려 눈앞의 진미를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CLOSER’ 역시 노래를 듣고 무대를 볼수록 독특한 맛이 있는 곡으로, 오마이걸이라는 셰프의 실력을 확인하고 단골로 삼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미미는 “타이틀곡도 좋지만 앨범의 전곡을 들어주면 좋겠다. 수록곡 5곡이 모두 좋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지호는 “음악방송에서 우리를 보면 20초 이상 봐줬으면 한다. 20초를 보면 3분 20초를 다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다보면 빠져들어 20초가 되고, 또 3분20초가 됐으면 한다”라고 ‘20초론(論)’을 설파했다.

이에 농담 삼아 자신의 인터뷰 혹은 기사에 직접 제목을 지어달라고 하자 오마이걸 멤버들은 무한대의 매력을 지녔다며 ‘무한대의 오마이걸’, 빠져나올 수 없다며 ‘개미지옥 오마이걸’ 같은 제목을 말해 ‘20초론’에 힘을 실었다(미안하지만 ‘무한대’와 ‘개미지옥’은 차마 제목으로 쓰지 못했다).

상당히 거창하게 자신들의 매력을 강조한 오마이걸이지만 이번 활동 목표는 다소 소박하고 여타 걸그룹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유아의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상당히 독특한 것으로, 기억에 남아 그녀의 활동 목표를 적는 것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데뷔 활동이 끝나고 공백기에 영화관에 갔는데,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 그게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이번 활동이 끝나고 영화관에 가면 각 멤버별로 알아보는 사람이 1명씩, 최소 8명 이상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도록 하겠다”

오마이걸, 사진|WM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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