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번진 당수 세리머니 열풍…박경수의 고마움+미안함

입력 2019-07-09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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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당수를 받아라’ KT 위즈 박경수가 창시한 당수 세리머니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담겨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보기보다 많은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예요.”

KT 위즈는 6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10경기에서 9승1무,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은 5에서 9로, 무려 네 계단이나 훌쩍 상승했다. 그 사이 순위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제 5강의 그림자가 손에 잡힐 위치다.

연승 기간 도중 KT에는 독특한 세리머니가 유행처럼 번졌다. 안타나 홈런을 치거나 호수비를 한 선수들은 손날치기를 한다.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왔던 ‘넥 슬라이스’ 동작과도 비슷하다.

창시자는 ‘전 캡틴’이자 ‘부캡틴’ 박경수(35)다. 그는 이를 ‘당수 세리머니’로 지칭한 뒤 의도를 설명했다. “보기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감사함이다. ‘내가 이 안타를 기록한 건 모두 팬분들과 동료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기를 전달하는 뜻도 있다. ‘내 안타의 기운을 뒷 타자에게 전달한다’고 보면 된다.”

박경수는 6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타율 0.1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점은 9개뿐이었다. 팀에 대한 책임감과 미안함에 2군행을 결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미리 알아챈 이강철 감독이 “쓸데없는 생각 말고 야구에 집중해라. 조금 더 이기적으로 너만 생각해라”고 조언했다. 이때부터 박경수의 반등이 시작됐다. 박경수는 최근 5경기 타율 0.500, 5타점, 5득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연승의 중심에서 ‘캡틴’ 유한준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박경수는 “그동안 (유)한준이 형과 후배들이 정말 잘해줬다. 이제 내가 그 짐을 나눠질 차례”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다짐을 몸으로 지켜내고 있다. 당수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것 역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이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담긴 세리머니는 KT의 지금 분위기를 상징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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