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제작진 밝힌 여섯 가지 물음과 해답

입력 2015-10-09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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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제작진 밝힌 여섯 가지 물음과 해답

‘육룡이 나르샤’ 여섯 가지 물음에 답하다.

10월 5일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가 첫 방송됐다.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방대하고도 탄탄한 스토리를 풀어놓았고, 배우들은 스토리에 숨을 불어넣었다. 3회가 시작되기 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모아 여섯 가지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인겸과 길태미, 실존인물인가? 가상인물인가?

첫 방송 직후 극 중 악랄한 권문세족 이인겸(최종원 분)과 길태미(박혁권 분)에 관심이 쏠렸다. 고려 말 권력자였던 실존인물 이인임, 임견미와 비슷한 듯 다른 두 캐릭터가 실존인물인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이인겸과 길태미는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창조된 인물이다. ‘육룡이 나르샤’가 팩션사극인 만큼, 자유로운 상상을 더해 특별한 캐릭터를 구현했다. 덕분에 장군임에도 치장하기를 좋아하는 길태미가 탄생할 수 있었고, 그의 화장이 화제를 불러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방원이 오매불망 찾는 ‘잔트가르’가 대체 뭐길래..

어린 이방원(남다름 분)은 백전백승의 신궁인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를 ‘잔트가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고개 숙인 아버지를 본 뒤 “잔트가르가 아니다”며 울부짖었다. 이어 지략으로 원 사신과 전쟁을 막아낸 정도전(김명민 분)을 보고 “저 사내가 진짜 잔트가르다”고 전율했다. 대체 ‘잔트가르’가 무엇이길래 이방원이 이토록 찾아 헤매는 것일까? ‘잔트가르’는 몽고어로 ‘최강의 사내’라는 뜻. 몽고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던 시대적 배경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장치이다.

◆새끼돼지에게 모유수유, 정말 있었던 일인가?

극 중 이인겸은 갓 해산한 여인들을 납치해, 새끼돼지에게 모유를 먹이도록 한다. 사람 젖을 먹은 새끼돼지 요리가 천하일미라는 소문 때문이다. 이 충격적인 상황은 실존했던 이야기일까? 사실 고려 말 권문세족이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는 역사기록은 없다. 다만 중국 부유층에서는 실제 있었던 일이다. 서기 3세기 중국 서진 왕조를 세운 무제와 사위 왕제가 나눈 대화 속에 이 같은 기록이 남아 있다. 또 다른 문헌에는 사치경쟁을 벌이던 중 왕개라는 부호가 저지른 만행으로 기록돼 있다. 고려 말 백성들이 피고름을 흘리게 했던 권문세족의 만행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인겸이 준비한 연극, 모두가 웃을 때 이성계는 왜 홀로 분노했나?

주인(적랑)을 배신하고 죽인 개(목자)의 내용을 담은 연극. 이 연극은 이(李) 씨 성을 가진 이성계를 '목자(木子)'에, 조소생을 '적랑(붉은늑대)'에 비유해 이성계를 조롱한 이야기이다. 과거 조소생은 원나라에 빌붙은 매국세력으로, 이성계의 가문은 조소생과 함께 뜻을 도모했었다. 하지만 이성계는 대세에 따라, 형제 같던 조소생을 죽이고 고려군에게 성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신망 받는 고려 최고의 명장이 된 이성계. 하지만 과거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됐다. 이인겸은 연극을 통해 이성계도 결국 배신자다라는 것을 보여주며, 그를 굴복시켰다.

◆정도전은 왜 무대에 올라 목청껏 노래를 불렀을까?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노래로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 정도전. 정도전이 원나라 사신을 목숨을 걸고 막으려 했던 이유와, 목청껏 불렀던 노래에는 어떤 역사적 상황이 담겼을까.

당시 고려 말은 '내우외환' 난세 중의 난세였다. 권문세족은 온갖 사치를 즐기며 백성들의 재산을 강탈했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원나라와의 수교를 주장했다. 몰락해가는 원과 수교를 하는 순간 커가는 명나라와의 전쟁은 자명한 일. 더 이상 백성을 지옥 불구덩이에 몰아넣을 수 없기에 정도전과 신진사대부들은 원나라 사신과의 수교를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여기에 픽션을 가미한 정도전의 노래는 안방극장을 전율케 하며, 앞으로 그의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

◆홍륜vs길태미, 이들의 싸움은 무엇을 의미하나?

역사 속 홍륜은 공민왕을 시해한 무장이다. 2회 속 이인겸의 과거 회상 장면이 홍륜의 공민왕 시해 시기를 묘사한 것. 이 과정에서 길태미가 등장, 홍륜에게 칼을 겨눴다. 극 중 두 사람의 대결 이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는데 쓰러진 홍륜과 “내가 이겼어요. 이제 제가 삼한제일검이예요”라는 길태미의 외침을 통해 승자를 짐작할 수 있다. 왕이 바뀌면 권력도 이동하는 법. ‘육룡이 나르샤’ 1, 2회가 공민왕 사후, 우왕 집권 시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권문세족의 권력향방을 추측해볼 수 있다.

한편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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