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손담비 주연 ‘배반의 장미’, 배우들 노력에 배반한 영화 (종합)

입력 2018-10-10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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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손담비 주연 ‘배반의 장미’, 배우들 노력에 배반한 영화 (종합)

가수 겸 배우 손담비의 스크린 진출작 ‘배반의 장미’가 베일을 벗었다. 손담비를 비롯해 코미디에서 난다 긴다 하는 김인권 정상훈 그리고 대세 김성철이 함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미디를 내세웠지만 웃음을 이끌어내지 못한 ‘배반의 장미’는 배우들의 노력에 배반한 영화로 남았다.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배반의 장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반의 장미’에 출연한 김인권 정상훈 김성철 그리고 손담비가 출연했다.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 영화. 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손담비 김성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자 박진영 감독의 데뷔작이다.

박진영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크게 만족스러워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상상 이상의 캐스팅이었다. 김인권 정상훈은 코미디 연기로 잘 알려져 있지 않나. 다만 손담비는 코미디에 괜찮을까 싶었다. 싸늘하고 도도한 이미지라 잘 맞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재밌더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김성철도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이미지가 달라서 걱정했지만 현장에서 캐릭터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 중 김인권은 가족과 회사를 위해 하얗게 불태운 인생에 지친 가장 병남을 연기했다. 정상훈은 입담은 청산유수지만 글은 못 쓰는 시나리오 작가 심선을, 김성철은 공부만 빼고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 사수생 두석을 열연했다.

김인권은 “정상훈이 출연한다는 이야기에 만세를 불렀다”며 “현장에서도 덕분에 연기하기 편했다. ‘SNL코리아’에서 보여준 코미디 기량을 영화에서 펼쳐준 것 같다. 정상훈의 아이디어와 애드리브가 많이 들어가 있다”며 “코미디 부담감이 있었는데 정상훈이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상훈은 “‘광해’ ‘해운대’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인권과 꼭 같이 한 번 연기해보고 싶었다. 내가 들어가서 안 한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내 바람대로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화답했다.

김인권과 정상훈 김성철. 이들 앞에 나타나는 미스터리한 여인 ‘배반의 장미’ 미지는 손담비가 맡았다. ‘배반의 장미’를 통해 스크린에서 첫 주연을 맡은 손담비는 “‘배반의 장미’가 잘 되어서 다음 작품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첫 주연이라 떨린다. 지금도 얼떨떨하고 붕 뜬 기분”이라며 “이 기회를 잡아서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는 “코미디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내 안에도 코미디가 있구나 싶더라. 친구들과 있을 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많이 하는데 코미디 장르와 만나니 그런 면이 보여진 것 같다. 코미디와도 잘 맞게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맛깔 나는 욕설 연기와 관련해서는 “욕설을 여러 버전으로 연기했는데 여섯 가지 버전 중에 한 가지를 쓰셨더라. 스스로도 욕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배우들이 열연과 열정을 담았지만 정작 완성된 영화는 아쉬움만 남겼다. 제2의 ‘색즉시공’을 꿈꾼 듯 했으나 실패. 기존 충무로에서 반복적으로 소비해온 여성 캐릭터상을 그대로 답습하는 선택이었다. 곳곳의 웃음 코드들은 터지지 않았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삼아 성별 구분 없는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손담비의 신체 일부를 의도적으로 클로즈업하고 전라를 연상케 하는 무의미한 장면도 눈을 찌푸리게 했다.

박 감독은 “성행위를 연상하는 장면은 있지만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것 같다. 수위가 강하거나 높다 낮다 보다는 나와 제작진 판단에서 재밌겠다고 수렴했다. 수위가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쉬운 코미디에 대해서도 배우들의 생각도 일부 같았다.
김인권은 “남자의 욕망을 희화화해야 하는데 나만 너무 진지하게 한 것 같다. 정상훈이 가볍게 잘 해준 것 같다. 나도 그럴 것 그랬다. 희화화의 수위를 시대에 따라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이라며 “진지하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우울하게 나온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정상훈도 “영화가 앞 부분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손담비가 나오니까 영화가 굉장히 밝아졌다. 존재감이 대단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성철 또한 “영화를 보면서 ‘안 웃긴데. 어쩌지. 왜 안 웃기지’ 생각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배우들을 자아성찰하게 만든 ‘배반의 장미’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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