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외신들이 전한 베트남의 ‘박항서 열풍’

입력 2018-12-16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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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온 베트남 국민들이 잠들지 못했다.”

동남아시아의 ‘축구 변방’ 베트남이 초록 그라운드로부터 타오른 강렬한 홍염(紅焰)으로 붉게 물들여졌다. 자국을 상징하는 ‘금성홍기’와 영웅을 대표하는 ‘태극기’가 밤새도록 펄럭였고,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역사에 길이 남을 하루를 자축했다. 중심에는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정상으로 올려놓은 박항서(59) 감독이 있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대표팀은 15일 하노이 마이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홈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고 1·2차전 최종합계 3-2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베트남을 비롯한 지구촌 주요 외신들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동남아시아 정상에 선 베트남의 축구 열풍과 박항서 광풍을 집중 조명하며 실시간 뉴스를 쉴 새 없이 타전했다.

외신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장면은 역시 붉게 물들여진 베트남의 풍경이었다. 베트남 VN익스프레스는 16일 오토바이와 트럭, 버스는 물론 대형 응원북이 실린 사륜차가 가득 메운 길거리 사진들을 게재하면서 “결승전이 열린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밤새 인산인해를 이뤘다. 몇몇 팬들은 개인 차량에 베트남 축구 영웅들을 찬양하는 글귀를 새겼고, 또 다른 무리들은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들고 나와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하루 종일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을 다루는 기사 역시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웹더사오는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수석코치로 활약했던 박 감독의 성공 스토리를 다루며 새 영웅을 추앙했다. 동시에 박 감독의 얼굴이 담긴 티셔츠와 유니폼을 입고 나온 팬들의 모습을 통해 현지 열기를 대신 알렸다.

VN익스프레스는 역으로 베트남 못지않게 한국에서 거세지고 있는 박항서 매직을 소개했다. ‘전설이 된 박항서 매직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다. 이 매체는 “주요 한국 매체들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를 다룬 기사를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시키고 있다. 특히 메이저 언론들은 박항서 감독과 관련한 기사를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다”면서 국내 언론사 몇몇 홈페이지를 직접 스크랩해 게재하기도 했다.

베트남에 불어 닥친 박항서 열풍에 주목하는 쪽은 베트남과 한국뿐만이 아니다. 폭스스포츠 등 해외 주요 매체들도 베트남의 축구 열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폭스스포츠는 16일 ‘베트남이 스즈키컵 들어올릴 수 있던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동남아시아 정상에 오른 베트남 축구를 조명했다. 이 매체는 ‘단합력’과 ‘치명적인 공격력’, ‘무너지지 않는 수비력’ 등을 우승 원동력으로 꼽으면서 베트남이 이러한 요인들을 앞세워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제패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시아의 축구 변방으로부터 시작된 박항서 매직이 이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갈 조짐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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