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매직’ 넘어 ‘박항서 신드롬’이 펼쳐졌다

입력 2018-12-16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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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정도면 ‘신드롬’이다.

베트남축구대표팀 박항서(59) 감독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 전역을 축구 광풍으로 몰아넣었다. 2018년 마무리가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었다.

베트남은 15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합계 스코어 3-2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베트남은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다시 찾아오며 AFF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그 중심은 박 감독이었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1차전에서 베테랑 공격수인 아인 득 카드를 아낀 게 적중했다. 아인 득은 2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 뿐 아니라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해 자신의 비행기 좌석까지 내줬고, 직접 치료실까지 방문해 의료기기를 직접 드는 등 세심한 관리를 통해 베트남이 대회 기간 내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와 함께 한 한국인 스태프의 역할도 컸다. 박 감독을 보좌해 전술과 전략적인 부분을 담당한 이영진 코치, 선수들의 재활과 컨디션 체크를 담당한 최주영 의무트레이너가 측면 지원을 담당했다.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이 종료된 직후 경기장을 방문한 베트남 총리는 그라운드로 직접 내려와 박 감독과 뜨겁게 포옹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번 우승으로 박 감독은 완벽한 한 해를 장식했다. 올해 1월 23세 이하(U-23) 선수들을 데리고 참가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도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가는 등 선전했다. 9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아쉽게 동메달을 놓쳤지만 4강에 진출한 것 자체도 베트남 축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축구를 통해 베트남 전역을 흔들어 놓은 박 감독. 그가 단순히 축구만으로 베트남을 열광시킨 것은 아니다. 세심함과 배려를 통해 선수들과 신뢰를 쌓으면서 팀을 강하게 만들었고, 이는 한국인에 대한 인식까지 바꿔놓았다.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들이 현지인들에게 환대를 받는 등 박 감독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만들어냈다. 이번 스즈키컵을 앞두고 베트남을 방문한 국내 언론들 또한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편 SBS에 따르면, 베트남-말레이시아의 스즈키컵 결승 2차전 시청률은 18.1%로 집계됐다. 주말 황금시간대에 열린 다른 나라의 축구경기가 공중파를 통해 생중계된 것도 이채롭지만 이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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