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민 “평범한 남자가수? 재미없잖아…나만의 장르 만들래”

입력 2019-02-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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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태민.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솔로음반 ‘원트’로 2년 만에 돌아온 샤이니 태민

왼손 빨간 장갑, 마이클 잭슨 오마주
더 역동적인 ‘원트’ 기승전결 뚜렷해
지민·카이·성운, 에너지 주는 친구들


열다섯의 소년이 남자가 됐다. 2년 만에 솔로로 돌아온 태민(26)은 진한 남성의 향기를 풍겼다. 두 번째 미니음반 ‘원트’(WANT)를 발표하기에 앞서 최근 서울 삼성동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그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목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설명하며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한마디, 한마디 이어나갔다.

“단순히 남성 솔로가수로 남고 싶지 않다. 저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을 것이고, 춤이 있을 거다. 태민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다. 굳이 단어로 설명한다면 ‘퍼포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50% 정도 왔으니까 남은 부분을 더 채워 나가야 한다.”

‘역솔남’(역대 솔로 남성가수)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춤에 대한 목마름이 커 보였다.

“춤을 통해서 사람들과 공감하는 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나이가 들면 체력은 언젠가 떨어진다. 계속 살아남으려면 저라는 사람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점 춤 잘 추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느덧 데뷔 12년차가 된 저는 구세대 아이돌로 넘어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태민의 콘텐츠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남다른 욕심에서일까. 동명의 타이틀곡 ‘원트’는 그의 바람대로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췄다. 뮤직비디오는 남들이 쉽게 따라 출 수 없는 동작의 연속이고, “음악에 취한다”는 말 그대로 온몸을 곡에 실었다.

샤이니 태민.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빨간색 슈트와 왼손에만 낀 빨간 장갑도 눈에 띄었다. 마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생전 한쪽 손에만 흰 장갑을 끼고 퍼포먼스를 한 모습이 연상됐다.

“어릴 적 우상이어서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 ‘아이돌의 원초적인 것’들을 가지고 있던 분이라 많이 참고했다. 첫 번째 미니음반 ‘괴도’에선 허벅지에 맨 벨트로 포인트를 줬다. 그를 ‘오마주’한 거다. 잭슨도 모자와 장갑 등 작은 액세서리를 중요하게 사용해 상징으로 만들었다. 그처럼 저만의 시그니처를 만들고 싶었다. 전 앨범 ‘무브’ 때는 민소매 의상이 포인트였는데, 이번엔 장갑이다. 하하!”

태민의 특장이 되어버린 가녀린 몸을 이용한 춤선과 중성적인 이미지도 팬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저처럼 마른 남자는 많지 않다. 어렸을 땐 남자다움의 상징인 근육을 키우는 걸 이상적으로 여겼다. 마른 몸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한 춤선과 마른 체형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고, 지금 이대로 중성적인 이미지를 대표 브랜드로 가져가고 싶다.”

절제된 섹시미가 잘 녹아든 ‘원트’는 ‘제2의 무브병’을 예고하고 있다. 2년 전 발표한 ‘무브’는 아직까지 남녀노소 불문하는, 커버 춤(따라서 추는 춤)의 대명사로 꼽힌다. 신인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필수적인 도전의 과정이 됐다.

“하하! 각종 방송이나 동영상을 통해 봤는데 신기할 정도였다. 커버를 해줬다는 사실 자체가 고마웠다. 신곡은 ‘무브’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무브’가 정적인 퍼포먼스라면, ‘원트’는 조금 더 역동적이다. 이번에는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무브’가 워낙 큰 인기를 받은 곡이라 살짝 부담이 되기는 해도 이제 다시 대중의 기대치를 채워드리고 싶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것도 뚜렷하다. “즐거움과 성취감!” 물론 무대 위에서 얻고 싶은 것들이다.

“무대 아래, 평상시에서는 수줍음이 많다. 하지만 무대 위에만 올라가면 나도 모르게 돌변한다. 하하!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겸손은 무대 아래서나 떠는 거다. 무대에 올라가면 ‘여긴 내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온 몸을 던진다. 샤이니로 활동할 때는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담에 여유가 없었다. 솔로 활동 때는 뭔가 멋있게 보이고 싶다.”

샤이니 태민.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태민은 당분간 솔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샤이니의 멤버 온유를 시작으로 키, 민호 등이 줄줄이 입대를 앞두고 있어 팀 막내인 그의 역할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형들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부담감도 크다. 착실하게 활동하다보면 형들이 돌아왔을 때 분명 시너지가 될 것 같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나 자신도 바뀐 걸 느낀다. 예전엔 남들하고 말도 잘 안 섞었는데, 달라졌다.”

태민의 말처럼 동료 가수들과 만남은 연예계 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변화다. 그의 친구들은 ‘춤 좀 춘다’는 가수들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의 지민, 엑소의 카이, 워너원의 하성운 등과 자주 어울리며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카이가 신곡을 듣고 ‘좋다’고 하더라. 지민은 ‘뭘 좀 아는 것 같다’고 하고, 성운이는 ‘무조건 멋있다’고 말해준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난 친구들이다. 형, 동생 하며 지내는데 일 이야기보다는 춤이나 게임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새해 첫날 다 같이 모여 함께 놀았다. 그때가 아니면 모이기 힘든 친구들이라. 하하!”


● 태민

▲ 1993년 7월18일생
▲ 2008년 샤이니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
▲ 2013년 명지대 뮤지컬공연전공 입학, 현재 재학 중
▲ 2014년 첫 솔로앨범 ‘에이스’ 발표
▲ 2015년 제29회 골든디스크어워즈 음반부문 본상·인기상, 제24회 서울가요대상 인기상
▲ 2016년 첫 정규앨범 ‘프레스 잇’ 공개, 일본 솔로 데뷔
▲ 2017년 일본드라마 ‘파이널 라이프-내일, 네가 사라져도’ 출연
▲ 2017년 두 번째 정규앨범 ‘무브’ 발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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