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호텔 델루나’ 홍자매 “이지은의 정서-여진구의 천재성 시너지 좋았다”

입력 2019-09-09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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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자매’ 홍정은(왼쪽)-홍미란 작가.

[DA:인터뷰②] ‘호텔 델루나’ 홍자매 “이지은 정서-여진구 천재성 시너지 좋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배경으로 때로는 뭉클하고 때로는 아릿한 에피소드로 안방극장을 물들인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비주얼도 연기력도 ‘열일’한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의 케미스트리와 더불어 화려한 영상미, 감탄을 부르는 CG, OST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첫 회 7.3%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마지막 회에서 12%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흥행으로 이끈 주역은 ‘호텔 델루나’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풍부한 서사와 유려한 대사들로 채운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작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시작해 ‘주군의 태양’과 ‘화유기’ 그리고 이번 ‘호텔 델루나’까지 이어온 판타지 계보에서 바야흐로 정점을 찍은 홍자매를 만났다.


Q. 오충환 감독이 방송 전 이지은에 캐스팅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는데. 홍자매 작가의 생각은 어땠나.

A. 홍정은 : ‘이지은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한 건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끼리 했던 말이다. 마음이 잘 맞아서 ‘호텔 델루나’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홍미란 : 장만월은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고 애잔한 느낌도 있어야 했다. 이지은이 가진 정서가 만월이에 닿아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설득했다. 시너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홍자매’의 홍정은 작가.

Q. 여진구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어땠나.

A. 홍미란 : 왜 어릴 때부터 ‘진구오빠’로 불렸는지 알겠더라. 20대 후반의 느낌을 줘야하는 캐릭터 포지션이었는데 잘 해내줬다. 이지은과의 합도 되게 좋았다. 두 분이 같이 있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

홍정은 : 만월이는 가진 게 많은 캐릭터라 보여줄 게 많지만 그에 비해 찬성이는 평범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여진구가 연기로 잘 표현해줘서 고마웠다.

여진구는 타고난 천재 같다.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리딩할 때는 ‘왕이 된 남자’를 끝내자마자 바로 와서 그런지 ‘왕찬성’ 느낌으로 대본을 읽더라. 이야기해주니 바로 바뀌는 모습을 보고 소름 돋았다. 나이감이 걱정이었는데 그 나이감까지 연기하더라. 처음에는 귀여운 진구였는데 나중에는 30대의 구찬성 같았다. 연기도 잘하지만 스태프들이 정말 좋아했다. 인성이 좋은 배우인 것 같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Q. 여성 캐릭터가 강한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여성 사장과 남성 지배인의 구조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

A. 홍정은 : ‘주군의 태양’에서도 사장과 지배인의 구조가 있었다. 이번에 남녀까지 똑같으면 전작과 비슷해지거나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이유가 캐스팅되지 않으면 남녀를 바꿀 생각도 했다. 그러면 전형적인 로코가 되어서 쉬울 수 있지만 독특함에서는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이유 씨가 캐스팅되어야 했다.

홍미란 : 호텔 이미지가 달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지 않나. 여자 사장님이 델루나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남남으로 두고 각각의 러브라인으로 설정하는 것도 고려했었다.

‘홍자매’의 홍미란 작가.

Q. 장만월과 구찬성의 멜로 분량이 너무 적었다는 아쉬움도 있는데.

A. 홍미란 : 둘의 사랑의 매개체인 ‘먹방’ 데이트가 있지 않나. 가야 하는 사람이고 보내줘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기존 전제부터 로맨스가 안 되는 사랑이었기 때문에 데이트 신에서도 명랑한 노래가 깔린 적이 없다. 그 유쾌한 조랭이떡 장면에서도 슬픈 음악이 나왔고.

홍정은 : 멜로를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데이트를 많이 넣는다고 이들의 멜로가 깊어지진 않을 것 같더라.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안다. 극 중 두 캐릭터의 관계적 한계 때문에 다른 작품 때보다 멜로가 적었다. 하지만 멜로가 많아져서 둘 사이가 말랑말랑해졌으며 긴장감과 슬픔이 안 살았을 것 같다.


Q. OST 라인업이 정말 화려했다. 홍자매가 가장 좋아했던 OST는 무슨 곡인가.

A. 홍자매 : 10cm의 ‘나의 어깨에 기대어요’. 노래가 우리 취향이었다. 10cm 외에도 대단한 분들이 가창해주셔서 영광스러웠다. 드라마를 빛내주셔서 감사하다. 특히 태연 씨는 우리와 인연이 맞나보다. ‘쾌도 홍길동’ 때 OST ‘만약에’를 성공시켰는데 이번에도 반응이 좋았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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