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영화 3파전, ‘3색 전략’ 전격 비교

입력 2019-09-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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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 ‘힘을 내요, 미스터 리’ - ‘나쁜 녀석들:더 무비’(왼쪽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NEW·CJ엔터테인먼트

■ 타짜3 vs 힘을 내요, 미스터 리 vs 나쁜 녀석들…추석 한국영화 3파전

‘타짜3’ 전작 명성+반전 스토리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가족영화의 미덕 강점
‘나쁜 녀석들’ 믿고 보는 마동석 액션


추석 연휴를 겨냥한 세 편의 한국영화가 11일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타짜:원 아이드 잭’과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 녀석들:더 무비’이다. 주말이 겹친 탓에 연휴는 단 4일 뿐. 전부 챙겨보기란 불가능한 만큼 ‘엄선’의 과정은 필수다.


● 이야기…도박판 타짜 vs 아빠와 딸 vs 범죄 소탕

‘타짜3’는 성공한 1·2편에 이어 도박판 타짜들의 치열하면서도 처절한 세계를 다시 펼치는 ‘영리한’ 후속편이다. 주인공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도일출(박정민). 타고난 승부기질로 도박판을 기웃대던 그가 의문의 남자 애꾸(류승범)와 만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에 나선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을 내세워 촘촘하게 짠 이야기가 반전을 거듭한다.

차승원이 12년 만에 코미디로 돌아온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지적장애를 가진 철수 앞에 갑자기 딸이 나타나면서 벌이는 이야기다. 2003년 2월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소재가 녹아있다.

범죄자들이 더 나쁜 악인을 잡는 범죄 소탕극인 ‘나쁜 녀석들’은 2014년 방송한 OCN 동명 드라마의 설정과 주요 캐릭터를 차용한 영화 버전이다. 착실하게 살아가려는 조직 보스(마동석)와 ‘미친개’로 불리는 형사(김상중)가 다시 뭉쳤다.


● 경쟁력…시리즈 고유한 매력 vs 무난 가족극 vs 익숙한 마동석

‘타짜3’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어울리는 수위의 도박판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잔혹한 욕망, 목숨 건 복수, ‘올인’과 ‘베팅’을 넘나드는 시리즈의 개성과 매력이 여전하다. 박정민과 최유화의 베드신보다 강렬한 이광수의 전라 노출은 일종의 보너스다.

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은 곧 명절 가족관객 동원에 제약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가족영화로서 미덕이 확실하다. 장애를 가진 아빠, 혈액암에 걸린 딸의 동행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상에서 잊혀진 소중함도 일깨운다. 차승원은 “사회 곳곳의 고마운 분들,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만듦새가 헐거운 ‘나쁜 녀석들’이 기댄 부분은 역시 마동석이다. 주먹 한 방에 수십명을 쓰러뜨리는 ‘마동석표 액션’이 반복된다. 악을 무찌르는 통쾌함은 있지만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아 김이 빠진다.


● 약점…1편 아우라 vs ‘눈물’의 코미디 vs 본전 생각

모든 영화가 완벽할 순 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 약점은 있다. ‘타짜3’는 태생부터 비교의 운명에 놓은 작품. 조승우가 출연한 1편의 아우라가 13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하다. 비교의 시선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차승원의 코미디’를 줄곧 강조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웃음’보다 ‘눈물’에 가까운 영화다.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이 다소 허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를 녹인 시도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나쁜 녀석들’은 자칫 본전 생각이 나게 할 수 있다. “드라마보다 캐릭터를 선명하게 하고, 코미디를 통해 이야기를 확장했다”는 손용호 감독의 기획의도가, 말 그대로 ‘의도’로만 남았다. 차라리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몰아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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