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달콤한거짓말’“조한선꽃미남·터프가이다필요없어!”

입력 2008-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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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조한선(27)은 달라져 있었다. 무거웠던 표정엔 환한 미소가 있었고, 날카롭던 눈빛은 발그레한 눈웃음이 됐다. 그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오랫동안 무겁거나 차가운 역할을 했더니 진짜 성격도 그렇게 변했어요. 낮을 많이 가려 그렇지, 원래 밝고 잘 웃는 성격인데 지난 몇 년 동안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모두 ‘너 너무 어두워졌다’고 해서 웃음 가득한 작품을 찾았는데 ‘달콤한 거짓말’을 만났어요. 바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영화 ‘달콤한 거짓말’에서 그는 야한 속옷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20대 청년 동식이다. 어렸을 때부터 짝사랑했던 여인 지호(박진희)가 사고로 기억을 잃은 척하자 자기 맘대로 그녀와 자신의 과거를 핑크빛으로 바꿔버리는 엉뚱한 캐릭터다. 한때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던 축구를 그만두고 연기에 뛰어든 후 드라마 3편, 영화 5편을 했지만 코믹 연기는 ‘달콤한 거짓말’이 첫경험이다. “너무 행복했어요. 영화가 밝으니까 촬영장에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특히 박진희 누나가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는 2004년 ‘늑대의 유혹’으로 강동원과 함께 스타덤에 오른 후 그 누구보다 운이 좋았고 또 운이 나빴다. 강동원, 조인성과 함께 대표적인 ‘꽃미남 스타’로 인기를 얻었다. 작품과 상대역에 있어 특히 운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흥행은 지독하게 그를 외면했다. 최지우와 함께 출연한 ‘연리지’를 시작으로 나문희, 설경구와 함께 출연한 ‘열혈남아’, 안성기와 부자로 출연한 ‘마이 뉴 파트너’까지 최근작이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성격파 배우로 변신을 위해 선택했던 ‘특별시 사람들’은 영화를 다 찍어놓고 제작사 사정으로 3년 째 개봉을 못하고 있다. “일부러 까다로운 역할만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몸은 던지는 액션도 배우고, 사투리 연기도 연습하고, 흥행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많은 것이 제게 남았습니다” 슬픔과 고난을 뒤로하고 만난 ‘달콤한 거짓말’에서 조한선은 “멋을 전혀 안 부려도 되는 역할이라서 일단 기뻤다”고 했다. “파마부터 했어요. 의상도 집에서 평소 입는 제 옷으로 했어요. 트레이닝복 입고 나와 그대로 촬영하고 다시 그대로 퇴근했습니다. 메이크업도 거의 안했죠. 얼마나 편하던지, 가끔 빨아서 입기만 하면 됐어요(웃음)” 과묵하기로 유명했던 조한선은 최근 영화 홍보를 위해 연이어 예능프로그램에 나갔다. “‘야심만만’에 나갔는데 평소 친하던 김제동 형이 ‘예전에는 눈 밑에 수심이 가득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며 웃더라고요. 전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서 함께 즐기려 노력하고 있어요” 조한선은 다음 영화로 범죄 스릴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역할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니 또 다시 무거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예전만큼 어두워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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