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허스토리’ 감독이 한지민을 ‘담지 않은’ 이유

입력 2018-07-17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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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이 특별출연 비하인드 스토리를 언급했다.

민규동 감독은 최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지민과 진선규가 특별출연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먼저 한지민은 극 중 문정숙(김희애)의 딸 혜수(이설)의 담임선생님으로 출연했다. 혜수를 포함한 학생들에게 위안부 피해자인 배정길 할머니(김해숙)를 소개하는 역할. “할머니 예뻐요”라고 학생들이 따뜻한 말을 건네는 장면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장면 중 하나다. 이 장면에서 한지민은 풀샷으로만 등장, 목소리를 듣고 알아차려야 할 정도로 찰나의 순간 스쳐 지나갔다.

민 감독은 “원래 친분이 있었다. 한지민이 출연했지만 한지민이 나온 지 모르게 하려고 했다. 중요한 장면인데 거기서 한지민이 보이면 안 되니까”라고 밝혔다. 스치듯 나오는 장면이었지만 해당 캐릭터에 전사도 부여하고 사투리 연습까지 요청했다고. 민 감독은 “부산 사투리를 연습해달라고 부탁했다. 전사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하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감독은 한지민을 담고 싶어했고 나는 한지민을 구석에 세우려고 했다. 한지민의 마음은 고맙지만 그가 보이면 안 되는 신이니까”라며 “한지민을 못 알아보는 관객들도 많더라. ‘성공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우들 모르게 한지민에게 대사를 줬다. ‘할머니 예뻐요’라는 학생들의 말에 ‘나는’이라고 따지는 대사였다. ‘한지민 본인도 예쁘다’는 것을 배려한 대사를 통해 특별 출연료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스토리’의 말미 등장하는 사진사는 진선규가 목소리 연기했다. 민 감독은 스스로를 “진선규 팬클럽 중 한 명”이라면서 “원래 가이드로는 내 목소리가 들어가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따뜻한 목소리였으면 했다. 진선규 배우를 모시고 싶어서 초대했는데 기꺼이 받아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한지민과 진선규가 특별출연으로 힘을 더한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로,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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