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닐로 사태 2라운드, 피해자만 있는 음원사재기 (종합)

입력 2018-04-26 18: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이슈] 닐로 사태 2라운드, 피해자만 있는 음원사재기 (종합)

2018년 4월 12일 발발한 '닐로 사태'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

닐로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진성서를 제출했고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도 닐로 측에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문체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문체부 역시 음원 사이트들의 차트 운영 개선방향 공론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국 브로커를 통해 1만개의 멜론 아이디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음원을 사재기하는 현장을 포착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은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한매연은 공식 자료를 통해 "지난 18일 회의를 통해 닐로 사태를 논의, 적극 대처할 것임을 천명하고 지난 20일부터 해당 가수의 소속사인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와 온라인 사업자인 멜론 및 페이스북 코리아에 공문을 발송해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는 만큼 차트 순위의 급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주무관청인 문체부에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해 줄 것을 의뢰했고 공정위를 통해 혹시라도 음원 사재기 또는 차트 순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될 여지가 있는 경우 이 문제는 대중들의 음악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동종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이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 멜론은 아이핀 인증방식을 폐지해 지능화되고 있는 음원 사재기에 대응키로 했다.

멜론은 “매체에 언급된 불법 어플리케이션 로그인 조작은 이미 내부에서 감시하고 있는 불법패턴 대상"이라며 "불법 음원사재기 방식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상황에 방어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멜론은 정부 정책에 따라 과도한 개인정보수집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아이핀을 도입,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핀 불법이용으로 인한 악용 사례가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부정이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아이핀 인증방식을 수일 내 폐지하고 휴대전화 본인인증 절차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방안을 내놓았다.

닐로 사태는 팬덤 스트리밍이 강세인 새벽 실시간 차트에서 닐로라는 가수가 1위를 차지하면서 불거졌다. 우선 새벽 1, 2시에 닐로의 ‘지나오다’를 들은 이용자수가 상승했다는 점, 또 실시간 5분 차트(멜론 기준)에서도 초반에만 급상승하는 전형적인 팬덤형 그래프 형식을 보였다는 점이 의혹을 키웠다.

논리대로라면 닐로는 순위 경쟁을 벌였던 엑소, 트와이스, 워너원보다 팬덤이 더 많은 가수여야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닐로는 무명에 가까운 가수였다. 또 이는 출퇴근 시간에 상승세이거나 하루 종일 변동 폭이 좁은 보통의 역주행 곡이 보여줬던 그래프 모양과 다르기 때문에 닐로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해졌다. 더욱이 사태를 키운 건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 측의 대응이었다. "노하우가 통한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다양한 해석을 허용한 것이다.

대중음악 생태계를 흐리는 사재기의 가해자로 의심받는 닐로조차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 단체들도 이 사태가 대중음악계 전반에 관한 위기임을 공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피해자만 있는 '닐로 사태'가 대중 음악계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