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캡틴마블’ 타노스는 긴장해라, 고양이에게 잡힐라

입력 2019-03-07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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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 ‘캡틴마블’ 타노스는 긴장해라, 고양이에게 잡힐라

영화 ‘캡틴마블’이 지난 6일 개봉과 동시에 오프닝 스코어를 갈아치우며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마블 특유의 현란한 액션에다가 어벤져스 결성 배경 등을 다루며 세계관을 탄탄하게 다졌다. 브리 라슨이 연기한 캐럴 댄버스는 최강 파워로 다 때려 부수고, 고양이는 마블 역사상 최고 귀염둥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슈퍼 빌런 타노스가 긴장할 만한 상대다.

‘캡틴마블’은 1995년 공군 파일럿 시절의 기억을 잃고 크리족 전사로 살아가던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지구에 불시착해 쉴드 요원 닉퓨리(사무엘 L.잭슨)을 만나 어벤져스의 마지막 희망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2019년 첫 마블 스튜디오 작품이자 오는 4월 개봉되는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경쾌하다. 아이언맨도, 캡틴 아메리카도 없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대의 음악, 긴 로딩이 필수인 컴퓨터 기술력 같은 복고 감성을 녹여냈다. 20세기 향수를 자극하는 배경 음악과 캡틴 마블의 현란한 액션이 어우러질 때 경쾌함의 끝을 즐길 수 있다. 곳곳에 배치한 유머도 하이텐션을 유지시키는 비결이다.


외계 종족 스크럴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로 등장하는 캐릭터인 스크럴은 영화 속 전쟁의 한 축을 담당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방의 외모, 목소리를 모사하고 최근 기억까지 읽어낼 수 있는 변신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관객 입장에서 ‘쟤는 진짜일까? 스크럴일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해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고양이도 관전 포인트다. 고양이 구스는 귀여운 외양처럼 애교가 넘치지만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반전 캐릭터다. ‘캡틴 마블’ 메인 포스터에 왜 등장했는지 납득이 가는 존재감이다.


특히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독자적이라는 데 있다. 역대 마블 시리즈가 지닌 유기적인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캡틴 마블’은 시리즈를 몰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어벤져스 탄생의 시작을 이야기해 마블 시리즈 역주행 욕구를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브리 라슨은 이 마블 솔로 무비의 센터 자격에 준한다. 그에게 수많은 트로피를 안긴 영화 ‘룸’(2016)에서 증명했듯 그는 ‘캡틴 마블’에서도 캐럴 댄버스의 혼란한 감정을 잘 풀어내며 서사에 몰입하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 다만, 유연하고 날쌘 히어로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브리 라슨의 무거운 움직임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캡틴 마블’ 캐릭터 자체가 지닌 파워, 분노 게이지만으로 이미 게임 끝.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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