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한국 감독직 희망 스콜라리 “31억원” 비싸다 비싸!

입력 2014-07-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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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감독 영입이 쉽지 않은 이유는 ‘거액 몸값’

레넌 · 라이카르트 · 핀투 등 감독 후보군 물망
日, 자케로니 감독에 매년 40억원 이상 사용
축구협회, 순수 연봉 최대 15억원이 상한선
팬 눈높이 맞출 A급 사령탑 영입 사실상 무리


2014브라질월드컵을 이끈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많은 이름들이 여기저기서 거론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사령탑을 내국인으로 할지, 외국인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감독 선임을 주도할 기술위원회도 아직 구성하지 않았지만, 이미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겠다며 나선 감독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 중에는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외국인 감독도 눈에 띈다. 이들 대부분은 에이전트를 통해 ‘구직’ 중이다.

스코틀랜드의 한 매체는 아예 후보군을 쭉 나열했다. 일간지 스코츠맨은 22일(한국시간) 닐 레넌 전 셀틱 감독, 프랭크 라이카르트 전 FC바르셀로나 감독, 마틴 욜 전 풀럼 감독, 호르헤 핀투 전 코스타리카 감독 등을 물망에 올렸다. 대한축구협회가 전날(21일) “외국인 10명, 내국인 10명 등을 합쳐 20여 명의 인력 풀(pool)이 있다. 이를 새롭게 구성될 기술위원회에 추천할 수 있다”고 설명한 직후라 흥미를 더한다.

그렇다면 외국인 감독의 영입 가능성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현실을 냉정히 살펴야 한다. 우선 금전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급하지 않다면 명성 있는 외국인 감독이 머나먼 한국행을 선뜻 택하기는 어렵다.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2010남아공월드컵 16강을 일군 매력적인 팀이긴 해도, 분명 ‘양날의 검’이다. 위험부담이 크다. 성공 사례도 12년 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유일하다. 여러 감독들이 한국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지만, 당연히 이에 상응하는 몸값이 보장돼야 접촉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알베르토 자케로니(이탈리아) 감독에게 브라질월드컵을 맡긴 데 이어 하비에르 아기레(멕시코)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자케로니 전 감독과는 20억원, 아기레 감독과는 25억원의 연봉을 주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처럼 외국인 사령탑 고용에는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외국인 감독은 코치, 트레이너 등 자신과 함께 할 스태프를 추가로 데려오길 원한다. 감독이 자신과 동반하는 식구들에게 급여를 챙겨주는 형태의 패키지 계약도 있지만, 대개는 별도 계약이다. 또 주거와 차량 제공부터 세금을 따로 보전해주는 것이 기본이고, 수당 등 다양한 옵션도 내걸어야 한다. 일본축구협회는 자케로니 측에 연간 40억원 이상을 썼고, 아기레 감독과 딸린 식구들을 위해 연간 50억원을 책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재정형편은 넉넉하지 않다.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고 해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매년 40억∼50억원씩 쓰긴 어렵다. 감독에게 줄 수 있는 순수연봉은 많아야 12억원, 최대 15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3일 “불필요한 예산을 꾸준히 줄여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감독 하나 연봉 맞추기도 빠듯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A급 사령탑을 데려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차기 한국 사령탑으로 앞서 언급된 이들 외에도 브라질을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도 한 에이전트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데, 희망 연봉만 자신이 모국에서 받았던 300만달러(약 31억원)다. 홍명보 전 감독의 연봉은 8억원 선으로 전해지지만, 실제 금액은 이보다 낮다. 기존 내국인 대표팀 사령탑의 최고 연봉은 6억원 선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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